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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의 어메이징 스토리 -칠면조는 맛있어-
게시물ID : panic_388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feer223
추천 : 102
조회수 : 10278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2/11/15 00:18:39

도라(카이라 세드윅)라는 이름의 소녀는 새아버지인 캘빈(故데이빗 캐러딘)과 함께 황야 지대 한가운데서 삽니다. 흔히 설화 속의 양부모가 그렇듯이, 캘빈 역시 도라에게 전혀 애정도 없고 무뚝뚝하기만 합니다. 늘 그녀를 하녀처럼 허드렛일만 시키며 부려먹죠.

 


도라는 내일이 추수감사절인데 하루만 쉬고 나가서 칠면조라도 먹자고 제안해보지만, 무뚝뚝한 캘빈은 "기념일 핑계로 놀 궁리만 하다니, 네 죽은 엄마랑 똑같구나."라며 핀잔만 줍니다. 그리고 수맥을 찾아서 우물을 만들기 전까지는 우리에게 휴일따윈 없다고 못을 박아버리죠. 방에서 기타를 치면서 조금이라도 쉬려고 하면 빈둥거리지 말라며 기타 현을 다 칼로 끊어버리는 등, 인간적인 면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아저씨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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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나와서 캘빈과 우물 파는 작업을 하게 된 도라. 캘빈이 구덩이 안에서 흙을 양동이에 담으면 도라는 그 양동이를 끌어올려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소녀인 도라에겐 저 흙담긴 양동이가 너무나 무겁습니다. 한참을 낑낑거리면서 일하던 중 갑자기 집 주변에서 바람이 거세게 불고, 도라는 실수로 양동이의 밧줄을 놓치고 말아요. 양동이가 다시 구덩이 안으로 떨어져버리고, 캘빈이 뭔가 당황한 표정으로 허둥지둥 올라와서는 "내가 저 안에 있는데, 갑자기 바닥이 훅 꺼지더니 끝도 안 보이는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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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저 안에 뭐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캘빈은 손전등을 긴 줄에 매달아 구덩이 안에 내려보냅니다. 줄이 다 풀릴 때까지 감감무소식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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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레 다시 끌어당겨 본 줄의 끝에는, 손전등은 사라지고 웬 주머니가 달려 있습니다. 그 주머니를 열자 나오는 것은 웬 고대 문자가 가득 적혀진 쪽지와 순금 덩어리!

그 금을 본 캘빈은 신이 나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기세로 도라에게 잠깐만 집 지키고 있으라며 트럭을 몰고 어디론가로 사라집니다.


호기심이 생긴 도라는 저 구멍 아래 있을 법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서, 자기가 먹던 샌드위치, 그리고 그들이 영어를 읽을 수 있도록 영어사전까지 동봉해서 아까처럼 줄에

매달아 내려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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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줄을 당겨보니, 역시 아까 자기가 내려보낸 물건들 대신 이번에는 반짝이는 금은보석들이 가득 실려 올라옵니다. 이번엔 영어로 적힌 쪽지가 같이 올라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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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내준 책을 이용하여, 우리의 학자들은 이 음식을 햄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음식값을 동봉했습니다. 또 다른 거 없나요?'


도라는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아예 냉장고의 음식들을 이것저것 꺼내어 바구니에 담아서 내려보냅니다. 하지만 바구니를 다 내려보내놓고 잠시 기다리는 사이, 아까 어딘가로 나갔던 캘빈이 집에 돌아오는 게 멀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도라는 허둥지둥 바구니를 다시 끌어올리고, 이번에도 금은보화와 함께 <우리의 학자들은 이 음식을 치킨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참 맛있어요. 음식값을 동봉했습니다. 다른 건 또 없나요?>라는 쪽지가 담겨있는 걸 확인하는 순간 캘빈이 도착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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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가 트럭에서 뭔가를 한 가득 꺼냅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손전등 더미;;;; 아마 지하의 사람들이 손전등만 내려주면 돈을 줄 거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트럭의 거중기 장비를 사용해서 캘빈은 그 손전등들을 한 가득 내려보내놓고 이젠 걱정없이 살수 있다고 김칫국을 마시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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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올라온 건 금은보화가 아니라 그냥 아까 내려보낸 손전등에서 전구만 뺀 껍데기였습니다. 편지에는 '우리의 학자들은 이 기계를 손전등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사례비는 없습니다. 우리는 치킨을 원해요. 다른 건 또 없나요?'라는 글이 써있죠(이 사람들이 삐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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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은 이에 노발대발하며 집에 들어가더니 고글과 군복, 장총 등을 착용한 완전무장의 모습으로 나옵니다. 그리고는 내 이놈들 가만 안 놔두겠다면서 도라에게는 만약 10분이 지나도 내가 안 올라오면 위에서 끌어올리라고 일러두죠. 도라는 간곡하게 말리며 차라리 이 구멍을 다시 메워버리자고 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캘빈은 오히려 도라에게 마구 쏘아붙입니다.

"너 나 없는 새에 금붙이 건져올렸지? 이 망할 계집! 네가 백날 비싼 기타 메고 비싼 옷 쳐입어봐, 뭐라도 될 줄 알지? 천만의 말씀. 넌 딱 네 애미랑 똑같아! 멍청하고 게으른 촌년이잖아!" 라며 입을 따발총으로 놀린 캘빈은 크레인 끝에 연결한 발판에 올라서며 다시 한번 도라에게 10분이 지나면 끌어 올릴 것을 강조하고는 구멍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한참 후, 그가 시킨 대로 도라는 다시 트럭의 레버를 조작하여 캘빈을 끌어올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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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어찌된 일인지 그는 아까 내려갈 때 자세 그대로 발판에 서서는 마네킹마냥 미동도 안 합니다.

"아빠, 괜찮아요?"라고 물으며 도라가 고글을 벗겨보지만 그 안에 있어야할 캘빈은 온데간데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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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의 군복이 부풀어오르기 시작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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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옷이 터지면서 수많은 금은보화가 가득가득 쏟아져 나옵니다. 옷 안에 있었던 건 캘빈이 아니라 금은보화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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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란 도라는 군복 속에 끼워진 편지 한 통을 발견하고 읽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학자들은 이 음식을 '칠면조'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정말 맛있군요! 음식값을 동봉해 드렸습니다. 또 다른 건 없나요?"

그런 그녀의 모습이 태양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으로 변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어메이징 스토리'에서 가장 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였죠. 도라 역을 맡은 카이라 세드윅의 영어 발음은 감정이 격해지는 부분에서는 정말 알아듣기가 힘들더라고요.

원래 저 배우의 발음이 그런 식인가요, 아니면 일부러 그런 연기를 하는 걸까요? ㅠㅠ 굉장히 억양이 강하네요.

새아버지는 그대로 저 지하 세계 사람들에 의해 통바베큐라도 된 걸까요. 저 마지막 샷을 볼때마다 전 밀레의 '만종'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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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djuna.cine21.com/xe/1937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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