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럽지만 나는 절제라는 걸 잘 못하는 사람인 것 같다. 돈 관련해서도 그렇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고. 누군가가 내게 중요한 사람이 된다는 게 언젠가서부터 무서웠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 영원한 우정은 없다. 영원한 인연이란 없다. 그것을 알면서도 결국 상처받는다. 마음을 주는 것이 적당히가 된다면,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 상처받는것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난 그 절제가 안 되는 게 문제다. 누군가가 소중하다면, 점점 더 소중해진다. 그러니까 결국 혼자가 된다는 건, 자기보호의 말로일지도 모른다. 아프고 싶지 않으니까, 소중한 것을 만들지 않는다. 그게 모순이며, 역겨운 변명이고, 발뺌할 구실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