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남류 지지자였지만 택이도 행복해지길 바랬습니다.
덕선이 때문에 너무 아파하지 않길, 택이도 새로운 여자 만나서 정환이도, 택이도 모두가 행복하게 끝나기를 바랐습니다.
택이가 남편이었다는거까지 받아들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동의못하겠지만 정환이가 택이보다 덜 절실했다고 칩시다.
택이가 남편이었다 하더라도 최소한 정환이가
그 이후 덕선이를 잊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거 암시 정도는 보여줬어야 합니다.
파일럿인 정환이가 비행을 마치고 전투기에서 내렸을 때
어떤 여자가 정환이를 부르고 정환이는 그 여자를 보면서 환하게 웃는다던가,
정환이가 덕선이를 잊고 새롭게 만난 여자로 추정되는 뒷모습이
정환이한테 다가가고, 정환이는 그 여자를 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다던가,
정환이가 덕선이를 잊고 새롭게 만난 여자로 추정되는 실루엣이 정환이를 보기 위해 면회를 신청하고
누가 면회온지 몰랐다가 면회온 사람이 누군지 보고 활짝 웃는다던가,
아니면 하다못해 최소한 정환이가 덕선이를 잊고 새롭게 만난 여자로 추정되는 누군가와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하는 모습 정도 그 정도의 암시는 있었어야 한다는 겁니다.
정환이가 덕선이 잊은 후에 새롭게 만나는 여자가 누군지 얼굴을 직접적으로 등장시키지 않더라도
뒷모습, 목소리, 실루엣 등을 통해서 최소한 정환이가 아픈 첫사랑을 끝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났구나 이 정도라도 시청자들이 알도록 하는 거 이거는 충분히
작가가 성의만 있었다면 연출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정환이가 덕선을 단념한 후에 새롭게 만난 여자가 누군지 얼굴을 굳이 보여주지 않더라도
정환이가 덕선이를 잊은 다음에 새롭게 만나는 여자로 보이는 뒷모습, 목소리, 실루엣과
그리고 그 여자를 바라보면서 활짝 웃는 정환이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정환이가 덕선이를 단념한 후에
새롭게 만난 여자가 누군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라도 그래도 최소한 지금 정환이도 행복하구나,
최소한 정환이가 첫사랑의 아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지금은 행복하구나 정도는 알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최소한 어남택 못지 않게 어남류를 지지한 많은 시청자들이 있었고 그 시청자들에게
비록 정환이랑 덕선이는 이어지지 못했어,
하지만 지금 정환이는 그 고통을 극복했고 그래서 지금 택이 못지 않게 행복해 이거 정도는 보여줬어야죠.
그것도 아니면 최소한 사랑을 포기하고 우정을 택한 만큼 세월이 흐르고 지나도
끝까지 쌍문동 5인방이랑 연락하고 친구로 지내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렇게 지킬려던 우정만큼은 지켰다는거라도 보여주든가.
아니면 진짜 백번 천번 양보해서 정환이가 직접 등장하지 않더라도 미래씬에서
"정팔이 걔 요즘 누구 만나잖아." "누구?" "몰라, 누군진 모르겠던데 좋아 죽던데"
이 정도 언급만 있었어도 정환이도 행복하구나 생각하고 위안을 얻었을 겁니다.
이건 캐릭터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시청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합니다.
마지막회는 캐릭터에 대한 배려도, 시청자에 대한 예의도 없었다는 겁니다.
드라마 제목이 응답하라인데 시청자들이 가장 공감했고, 가장 이입했고, 가장 아팠던
인물만 응답받지 못하고 결말을 냈다는거에 화가 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