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새벽까지 과제를 끝내고..
작정하고 늦잠 잘 생각으로
푹 자고 일어났어.
근데 일어나니까 뭔가 하기엔
애매한 시간이더라..
누나랑 헤어지고 처음으로
쇼파에 누워서 티비를 봤어..
무한도전도 진짜오랜만에 보고
스포츠 경기도 다시보고 ..
내가
누나한테 했던 말
내가 지금은 능력 없는 학생이라 더이상 잡을 수 없지만
내가 꼭
꼭 공부도 열심히하고 책도 많이 읽고 우유도 많이 먹어서
멋있게 크고나면
그러고 나면 누나 데리러 가겠다고 .
누나가 장난으로 여기면서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을때도
누나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 이렇게 니 마음 키우게 한거 자체가
자기 잘못이라고 미안하고 했을때도
나 씩씩하니까 누나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웃으면서 말했을때도
항상 누나 등 뒤에 대고 나혼자 약속했던 말
그거 지킬려구 누나랑 헤어진 뒤로
단 하루도 의미없이 산 날이 없고
단 하루도 공부도 쉬지 않았어 ..
학교에서 재미없는 사람 취급당해도
공부만 하는 공부벌레 취급당해도
단 하루도 공부를 쉬지 않았어 ..
그러다 오늘 처음으로 늦잠자고 일어나
할거없이 누워있으니까 ..
시간이 꽤 지나서 누나 생각은
매일매일 났어도
슬프고 아련하고 그렇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너무 슬프고 애리더라 ㅎㅎ ..
내가 누나한테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랑 헤어지면
이렇게까지 힘드냐고
이렇게까지 힘든데
사람들은 연애 도대체 어떻게 하냐고
물었을때처럼 .....
가슴안이 이상해 뭔가 쥐어 짜는거 같다 .
시간이 좀 지나서 그저 추억이 됬나 싶었는데
기억에만 남고 감정은 어느정도 사라진줄 알았는데
그냥 바쁘게사니까 여유가없어서 못한것뿐이더라..
좀만 여유가 생기니까 어김없이 슬프고 아련하더라.
그래서 무작정 밖으로 나갔어
혼자 가만히 있으니까 괜히 이런 맘드나싶어서
나가니까 또 우리동네는 누나랑
같이 놀았던 곳 뿐이고
같이 먹었던 집 뿐이고
같이 걸었던 길 뿐이더라
그래서 술 좀 먹었어
내가 또 꼴에 남자라고
헤어진 사람한테 연락하면
구질구질해보일까봐
내가 잘되고나서 연락해야
멋있게 연락하는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연락하고싶은 마음도
울고싶은 마음도
보고싶은 마음도
꾹 참고 지냈었어
그래서 이런거라도
내 얼굴 모르고
내 이름 모르는
내가 옛날 힘들 때마다
보고 힘을 얻었던 이 곳에 적어본다
모르겠어
첫사랑도 아닌데
그렇게 오래 만난것도 아닌데..
지금은 그냥
보고싶은 마음 뿐이야
웃기다 그치 ..
아직도 내 마음은 그래
아직도 내가 좀더 훌륭한 사람이 되면
누나한테 언젠가 당당하게 나타날거라고
그런생각하면서 지내
물론 공부도 열심히하고 책도 읽다보니깐
한번씩 그때 약속을 위해서가 아닌
내자신을 위해서 열심히 사는 느낌도 많이 들지만
아직까지는 마음 약해질때마다 항상
그 날을 떠올려서 기합넣곤 해
좀 병신같고 호구같지 ㅋㅋㅋㅋ
괜찮아 내가 살면서 보니깐
병신 호구 짓도 그걸 능력있고 잘난 놈이 하면
사람들은 보통 로맨티스트 라고 불러주더라고
그래서 나 포기 안할려구
아직은
누나보고싶고
좋으니까
포기안할려고해
그러니까 지금 병신 호구같은 내가
사람들이 로맨티스트로 착각할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우유많이먹고 훌륭하게 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