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하는 연애 한번 했다고 하루아침에 이렇게 비난이 집중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아니지.. 영리한 아이유는 분명 이런 것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으리라 본다.

자신을 위해 속까지 다 내어줄 것처럼 굴던 소위 오빠팬 삼촌팬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작은 사진 하나에 이렇게 180도 돌아서서, 어린 여자아이에게 차마 할 수 없을

온갖 폭언들을 퍼붓고 있는 이상한 상황.

그 극적인 변화를, 정작 팬이라 자처하던 자신들은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아이유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린 마음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되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을지 상상이 가고도 남는 측면이 있다.

똑부러지지만 순진하고 귀여운 여동생 이미지.

그것이 처음 아이유의 실체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었든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든

시간이 갈수록 "실제 자신"와 만들어진 "아이유"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일인데,

이 간극을 스무살 어린 아가씨가 어떻게 메워 나갈 것이라 기대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고민이 컸을까?

이번의 일련의 사건들을

맞지 않는 옷을 계속 입고 가거나 기획사의 세련되고 노련한 이미지메이킹으로 '연착륙'하는 방법보다

아이유답게, 순수하고도 솔직하게 돌파하려는 의지가 의도치 않게 드러난 것으로 보아 주자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충격받을 팬들을 배려해 "뒷통수 크게 한번 칠 것이다"라는 경고 아닌 경고까지 했던 아이유.

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면의 무거운 고민과 깊은 속은 나몰라라 하고

자신의 알량한 (어쩌면 불순한) 기대가 좌절된 실망감을 엉뚱하게 아이유에게 화살을 돌림으로써 보상받으려 하고 있다.

오빠, 삼촌을 자처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