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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비하와 트라우마 극복
게시물ID : gomin_4736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물의피고름
추천 : 2
조회수 : 360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1/13 00:01:54
안녕하세요. 키를 제외하곤 모든게 평범한 18살 남자입니다.

일단 짧았던 제 인생에 대해 말씀드려볼께요.

전 어릴적부터 평범한 가정에 태어나서 경제적으로나 가정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또래보다 키가 작았던 저는 애들의 놀림과 괴롭힘을 받아왔습니다.

원래 생각이 많았던 저는 그런 기억들을 오래 담아두었고 그로인해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성격이 됐습니다.

그래도 딱히 견디지 못할 수준이 아니였기에 참아왔죠.  아무리 심해봤자 약간의 폭행이나 욕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4학년때 처음으로 따돌림을 당해봤는데요. 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괴롭힘보다 친구가 없다는 것이 그렇게 힘들수가 없더군요.

따돌림을 당하면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나도 비참해보였고 그때부터 조금씩 자기비하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고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저는 굉장히 공격적인 성격이 됐습니다.

여전히 키가 작아 시비거는 애들이 많았고 많이 싸우고 다녔습니다.

체격 조건도 안 좋고 싸우는 걸 상당히 무서워했기에 지기 일수였죠.

그래도 성깔을 보여줘서 그런지 소위 빵셔틀은 면했고 평범한 학교생활을 했죠.

중학교 때는 공부도 잘했고 꿈도 있었기에 그나마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비, 괴롭힘, 싸움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그걸 또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키와 관련지어 제멋대로 해석을 해왔습니다.

점점 정신이 황폐화되고 있었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안 좋은 기억들이 확실하게 트라우마로 낙인찍힐 일들이 생깁니다.

처음엔 좋았죠. 나름 명문고에 좋은 성적으로 입학했고 반친구들도 모두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키 때문에 못살겠다 이런식으로 푸념을 털어놨습니다. (그때 당시 제 키가 154 정도 됐습니다. ) 
오버액션을 넣어가며 했기에 애들이 재밌어하면서 위로도 해주더군요.

그리고 그 이후로부터 한 녀석이 제 키와 관련해서 시비를 걸고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게 분해서 화를 내고 욕설을 했죠. 그럴땐 또 가만히 있다가 제가 수그러들면 놀리고 그걸 반복하더군요.

저 또한 화만 냈지 싸우는 것에 자신이 없었기에 본격적으로 때린다던가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놀림이 반 전체로 퍼져서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었죠.

넌 키가 작아서 연애를 못해로 시작해서 키가 작다는 이유로 저를 점점 하찮고 못난  사람이다 식으로 몰아가며 놀려댔습니다.

저는 바보 같이도 처음엔 화를 내다가 정말 그런가하고 자괴감에 빠지기 생각했습니다.

매일 자살충동을 느꼈고 성적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어갔죠.

그리고 이렇게는 안되겠다 하고 자퇴를 했습니다.

사실 정면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도피한거였죠.

자퇴 이후 저는 걷잡을 수 없이 게을러지기 생각했습니다.

공부와 진로 계획은 세밀하게 세워뒀으나 전혀 실천하지 않았죠.

그리고 내가 잘못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전혀 고치지못했죠.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노력하지 못했을 때 자기합리화를 한다고 하죠? 남탓을 한다거나.. 환경탓을 한다거나..

저는 자기비하를 했습니다. 자신이 게을러진 것에 대해 자기 자신을 욕하고 깎아내리는 것이죠.

그리고 그 뿐 노력은 일절 하지 않고 넌 안돼하면서 거의 포기하다시피 생활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며 검정고시를 어영부영 합격하고 올해 수능을 봤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죠.


제 인생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세줄로 요약하자면

1. 어릴때부터 키가 작아 놀림과 괴롭힘을 받아 자기비하하는 습관이 생김

2. 고등학교 때 키로 인한 심한 놀림으로 트라우마가 생기고 자퇴함

3. 그 트라우마와 자기비하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게을러짐


현재 제 키는 157로 성장은 멈췄고 그로인해 키에 대한 트라우마는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모든 실패를 키와 연관지어 생각합니다.

또한 키로 인해 피해망상도 생겼죠. 타인과의 충돌이 있을때 저는 내가 키가 작아서 무시하는건가? 이 생각부터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트라우마와 함께 자기비하도 늘어만갑니다. 너는 잘하는게 뭐냐 잘하는게 없으면 노력이라도 해라.

그러면서 노력은 하지않죠. 게으름과 자기비하의 무한반복입니다.

사실 저는 제가 어떻게 해야 성공할지 행복할 수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노력이 필요하죠. 

그리고 그 노력을 하려 할때마다 트라우마와 자기비하가 제 발목을 물고 늘어집니다. 조금의 어려움에도 금방 좌절하게 됩니다.

이러한 자기비하와 트라우마를 어떻게 고치고 노력해서 제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요즘 자살충동이 느껴져서 너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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