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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x하고 싶다고 말해서 뺨대기 맞은 썰.
게시물ID : humorstory_3903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선비o
추천 : 10
조회수 : 2086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7/20 20:33:45



















오늘 딸을 치다가
문득 예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벌써 6년도 지난 일이죠.
그 날도 참 맑은 날이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긴 생머리의 웃음이 예쁜 우리 담임이 판서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른이 되서 하고 싶은 일'
아마도 특별활동 시간이었나 봅니다.
그런 젖비린내 나는 내용으로 소중한 수업 시간을 날려 먹었다니(웃음)
여하튼 그랬습니다.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번호 순서대로 발표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10번 이었습니다.
아홉 놈들의 발표를 들어야만 했죠.
역겨웠습니다.
후훗, 지금 생각해보면 참 풋내기들이였죠.
입에 침을 질질 흘리며 이빨을 놀리는 아홉 명의 애새끼들.
물론 이놈들이 예전에 저를 밟았기 때문에 이리 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번호도 그렇게 몰렸는지....



여하튼 직업은 많이 나왔습니다.
변호사, 검사, 판사, 공무원 등등 많았습니다.
대통령도 나오더군요.
한 반에 권력의 개들이 이리도 많았는지
애새끼들이 돈의 맛을 좀 알았나 봅니다.
그런데 좀 멍청한 새끼들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말하라고 했는데 직업으로 대답하다니.
솔직히 주위에서 들은 말을 그대로 내뱉는 앵무새 같았습니다.



제 차례가 왔습니다.
담임이 저에게 물었죠.
민철아,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 뭐야?
제가 답했습니다.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고 싶어요."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게 그대로 옮겼습니다.
며칠 전에 본 구성애 선생님이 쓰신 책을 떠올리며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물론 성관계라는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제 혓놀림에는 자비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깜짝 놀라셔서
"민철아,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야!" 하셨습니다.
이유를 묻는 저에게 제대로 된 답변도 하지 못하시고 그저 얼굴을 붉히셨습니다.
전 진지했습니다. 그래서 말했죠.
"선생님도 나중에 섹스할 거잖아요."
그랬습니다.
선생님은 작년에 임용고시를 치룬 26살 초년교사셨습니다.
제가 그 말을 내뱉자마자 갑자기 화가 나신 듯이 저에게 오시더니
제 뺨을 때리셨습니다.



저는 울었습니다. 엉엉 울었습니다. 섹스라고 말해서 맞은 것이 억울해서 울었습니다.
두 볼로 눈물을 흘려보내는 와중에 제 눈에 놀라운 광경이 들어왔습니다.
앞에 앉은 아홉 명의 개새끼들이 존나 쪼개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를 보고 웃으며 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습니다.



순간 저는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았습니다.
섹스라고 말해서, 섹스를 하고 싶다고 말을 해서
이 놈들을 웃긴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병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섹스를 하고 싶은 병신이었습니다.
지금도 섹스를 하고 싶지만, 그러나 하지를 못하는
섹스보이 민철이
지금은 모니터 앞에서 딸을 치는 불쌍한 좆고딩.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어느 여름날이면
얼굴을 붉히시던 선생의 얼굴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여름 날의 아지랑이 같던 추억.
긴 머리 여선생의 손바닥 감촉이 왼쪽 뺨에 아득히 흐릅니다.
아직도, 아직도 말입니다.
















...


웃대에 글 올린 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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