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마비노기 영웅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게임들은 게임 이용자들에게 많은 욕을 먹고 있지요.
그런 글들을 보다가 보면 게임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고, 그래서 잘못된 비판이나 혹은 비난뿐인 내용이 많아서, 게임회사의 이해를 조금이나마 돕고자 이 글을 써 봅니다.
저도 단지 운영팀에 있었던 것 뿐이라서 회사내용을 전부다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게임을 하시는 이용자분들 보다는 보고 들은게 있으니,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많은 게이머들이 오해하는 한가지가 운영자들이 게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런 능력과 권한이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는 점 입니다.
먼저 운영팀은(제가 있었던 회사의 경우) 각 게임마다 해당 게임 운영팀이 하나씩 있고 그 운영팀은 정규직인 팀장과 그 아래로 마찬가지 정직원이 대리급이 2명 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계약직 직원이 대략 10~20여명 정도가 있습니다. (이 인원이나 구성은 게임의 규모나 회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총 20여명 정도 되는 운영팀 안에는 로그정보만을 다루는 별도의 부서가 하나 있습니다. 회사다닐때는 그냥 로그팀 이라고 했는데요. 말 그대로 게임의 케릭터나 몬스터 혹은 아이템의 생성과 소멸 판매 거래 삭제 등등에 대한 모든 로그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서 가지고 있다가, 해킹과 같은 신고가 접수되면 로그팀에 그 정보를 넘겨서 아이템을 복구한다던가 하는 일을 합니다.
로그팀은 인원이 총 4~5명 정도로 작은 편 입니다.
그러면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15명 정도가 순수하게 게임 운영을 하는 인원들 입니다.
게임이라는게 그 특성상 밤낮 구분이 없지요.
그래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근무하는 오전팀. 점심시간 이후부터 밤까지 근무하는 오후팀
그리고 야간에 12시간씩 격일제로 일하는 야간팀
총 3교대로 하루 근무가 이루어 집니다.
그중에서 팀장급은 오전~오후만 일을 하고 나머지 인원들이 돌아가면서 오전, 오후, 야간 일을 맡아서 하지요.
대충 운영팀의 설명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구요.
위에서 언급한 운영자들의 권한과 파워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운영자들은 아무런 힘도 권력도 없습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바와 같이 운영팀의 90%는 계약직 입니다.
그 계약직들은 뽑는 절차가 이러합니다.
게임회사에서 리크루팅 업체로 연락을 합니다. 리크루팅 업체는 잡코리아 같은 구인구직 사이트에 구인 글을 올립니다.
그 잡코리아를 보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몰립니다.
서류 통과 하면 면접 봅니다.
끝.
아주 간단합니다.
월급도 좋지는 않습니다.
세금 빼고 나면 100만원 아슬아슬 합니다.
그리고 요즘 어느 직장이나 다 그렇듯 야근 밥먹듯이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자잘한 패치라도 되는 날이면 아주 미친듯한 업무량이 밀려듭니다.
그리고 대규모 패치라도 되면 게시판은 난리가 납니다
무슨 패치를 이따위로 했냐? 마법사 다 죽으라는거냐? 아이템 드랍률이 떨어진거 같다 다시 복구시켜라. 이따위로 게임 만들면서 돈 벌어 쳐먹느냐 등등
아주 난리가 납니다.
그래서 게임회사 운영자들은 짧게는 한달 길게는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이 퇴사를 합니다.
하는 일은 정말 스트레스 받고 돈은 안되고 퇴근은 맨날 늦고, 그 흔한 회식도 없고
그래서 만이들 회사를 빨리 관 둡니다.
2년 계약을 다 채우고 그 후엔 정직원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다들 금방 관 둡니다.
회사에서도 애들이 워낙 빨리 관두니까 신경을 안씁니다. 그냥 소모품입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일을 그만두더라도, 대한민국에는 게임을 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있고 그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한번쯤 운영자를 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잡코리아에 올리면 한명 그만 둬도 2명 뽑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 계약직 직원들이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무슨 권한이 있겠어요.
두번째.. 운영자에게 질문하면 메크로 답변이 돌아온다..
다른 게임은 보통 그렇지 않은데 제가 했던 게임은 게임 홈페이지에 게시판이 있고 그 게시판은 공개되어 있는 게시판 입니다.
그 게시판엔 회원이면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고, 그 글은 운영자들이 일일이 답변을 해줘야하는 아주 개떡같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게 왜 개떡같냐 하면...
이번 마비노기 영웅전 사태처럼 특별한 일이면 모르지만, 대부분 유저들이 하는 질문은 크게 2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1. 게임에 불만을 가지고 그냥 아무런 줄거리도 없이 욕설을 하는 글
2. 게임에 관련되어 에로사항이 있을때 질문을 하는 글
이렇게 2가집니다.
1번의 경우.. 정말 답변할 가치도 없는 병신같은 글을 쓰는 유저들이 인터넷 상에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질문에도 일일이 손가락으로 타이핑을 해가며 답변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병신같은 글에다가 뭐라고 대꾸를 하겠습니까?
예를 들어..
[패치 열라 병신처럼 했네.. 그따위로 해쳐먹고 캐쉬템 팔아서 돈 버니까 좋냐? 마법사 다 뒤지라고 아주 그냥 공지를 띄우지? 이 게임은 벨런스라는 걸 모르나 병신 운영자새끼들아 게임좀 제대로 만들어라.]
순화하고 순화해서 이정도의 글이 올라온다면
거기에다 무슨 답변을 하겠습니까?
그저
고객님의 글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이번 ㅇㅇㅇ패치에 대해 불쾌감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합니다. 앞으로 회원님들의 의견을 더욱 적극 반영하여 패치를 진행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