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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커피를 마셨네
게시물ID : art_39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전기수
추천 : 0
조회수 : 7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6/19 21:17:10
오월 오월은 빠르게 멀어져 가고 있었다. 어느 날은 푸르러지고 또 어느 날은 꽃이 피기 시작했다. 나의 앙상한 가난은 오월 앞에서 그 가지를 그 뿌리를 숨기고 있었다. 매일하던 면도가 유난히 매끄럽게 된 날이였을까? 탁자에는 장미와 시집이 놓여 있었고 창 밖엔 강물이 가뭄의 봄날을 적시고 있었다. 언어보다 침묵이 더 많은 시집은 소양강보다 더 깊은 곳에서 시어들과 헤엄치고 펼쳐진 꽃잎만큼 환한 장미는 서투르게 여린 가시를 내보이고 있었다. 수줍게 잡은 커피 잔 넘어로 힐끗대면서 장미를 지나고 시집을 건너 나는 너에게 갔다. 내 여린 마음에 그대가 들어 오월, 장미를 피우고 강물같은 속내에 시어를 풀고 두 발을 뻗어 그대에게 담그고 오월, 하늘아래 꽃보다 푸르게 피어나 언제까지고 푸르러지다 세상에 뿌리를 박고 달을 그리고 별을 바라고 내일을 맞으면 내 앙상한 가지에도 더 많은 잎이 핀다 오월이 부는 바람 생의 축제를 맞은 강변에서 새로이 피어나는 잎새 아래로 여리게 휘청이는 너의 뒷모습을 따라 딱딱히 굳어진 무릎을 펴고 세상의 벽을 뚫고 나는 너에게 간다. 다하지 않은 오월의 화원엔 그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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