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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ony_391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kgun★
추천 : 4
조회수 : 25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4/07 01:12:03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공이 생겼다.
어느 검고 어두운 아침, 내가 눈을 떴을 때, 내 눈 앞에는 공과 열정을 잃어버려 식어버린 요상한 액체가 시트를 적셨었다.
나는 내 공을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침대에서 뛰어 내렸다. 내 공은 정말 끔찍했다.
내 공은 너무나도 검었으며, 소름끼쳤고, 두려웠으며, 무서웠고, 표면이 너무나도 거칠었다.
나는 이 끔찍하고 외로운 공의 정체를 알기 위해 보자기로 두번 싸고 목에 걸어 밖으로 나갔다. 공을 싸기 위해 들고가다가 공의 표면에 손을 베였다. 텅 빈 핏방울은 바닥을 조금 적셨지만, 대충 닦고 밖을 나섰다.
광장은 역시나 공 얘기로 뜨거웠다. 잉태한 것이니부터 속이 메스꺼웠는데 토한거 아니냐부터 다들 난리였다. 하지만 다들 공을 가지고 나왔다.
나는 그들의 주위 밖을 걸어다니다 한 분홍색 망아지를 보았다. 행동 하나하나에 행복이 담겨 있는 그 망아지는 정말 예쁜 구슬을 가지고 있었다.
그 구슬은 보기만해도 유쾌했으며, 부드러워 보이는 표면, 톡톡튀는 색... 나의 저주스런 공과 상반되었다. 나의 등이 조금 무거워진 느낌이 들었다.
열 띈 얘기 속, 거칠고, 위압적이고, 차갑고 끔찍한 발소리가 그들을 헤집고 들어왔다. 그러자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며 몸을 움직이질 않았다. 마치 부엉이 같았다. 낮의 현자들.
그리고 그 발굽은 정체를 드러냈다. 시커멓고 칠흙같은 어두운 육체는 고통이였으며, 벌건 눈은 탐욕이였고, 발굽은 상처였다. 우리들의 위대한 주인공이였던 것이다.
다들 그 위압에 족쇄로 묶인 듯이 움직이질 않았다. 분홍색 망아지 빼고. 분홍색 망아지는 공을 굴려보고, 밟아보고, 씹어도보며 가지고 놀고 있었다.
현자들은 주인공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아는지, 길을 틔어주었다. 분홍색 망아지에게 향하는 검은 길을.
새끼양아, 도망쳐라. 저 숲속으로 뛰어라.
나는 소리없이 외쳤지만 새끼양은 듣질 못했다. 아! 불쌍한 희생양이여. 안타까운 아벨이여.
늑대는 탐욕스럽게 새끼양에게 돌진하여 부딫히고, 그 공을 물어 자기 주머니에 넣고, 째려보았다.
그 눈빛은 분홍색을 보고 있었지만 우리는 모두 움찔했다.
가엾은 분홍색 망아지는 애통하고, 끔찍히 슬프며, 고통스럽고 비통한 촉이 없는 화살같은 단말마를 내지르며 주위를 애원하듯이 보았다.
하지만 현자들은 허공을 주시했다. 그렇다. 현답이였다.
위대한 늑대는 얄팍한 새끼양의 가슴을 물어뜯어놓고 시퍼런 발걸음과 함께 사라졌고,
주인공이 떠나자 무거운 분위기는 공허한 웅성임으로 바뀌다, 뜨거운 열기를 되찾았다.
모든 망아지들은 다시 자기 공을 얘기했으며, 그 공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분홍색 망아지는 갑자기 몸을 떨더니, 눈을 까뒤집고 두려움에 몸을 떨며 고통스럽게 속을 게워냈다.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공이 나왔다.
아름다운 공은 없어지고, 그녀의 공은 검붉고, 저주스러웠으며, 비통하고 흐물흐물거리다 그녀가 쓰러짐에 따라 푝 터져버렸다.
그러자 짭쪼름한 차가운 액체가 대지를 뒤덮었고, 애통한 비명소리가 강산을 울려댔다.
안타까운 P양은 고꾸라져서 하얀 현자에게 들것에 실려나갔다.
그녀의 공은 검붉고, 비통하고 끔찍했었고
나의 공은 더 커졌으며,
모든 것은 섭리인마냥 지나갔다.
다음 날, 광장은 다시 뜨거웠다.
왜 자신의 공이 두개가 되었는지 다들 궁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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