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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합니다. 퍼온 글입니다.
게시물ID : medical_13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rJo
추천 : 10
조회수 : 468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2/11/15 01:03:38

이화여대 권복규 교수님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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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투쟁>얘기를 하면 의사 아닌 대부분의 페친분들은 "밥그릇"부터 연상하시겠지요. 의사 아닌 대다수 국민에게 의사는 그저 배부른 돼지로나 비치겠지요. 더 어려운 노동자들, 실업자들, 자영업자들 억수로 많은데 뭐가 더 부족해서 <투쟁>한다고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가겠다고들 하시겠지요.

저는 사실 지금은 환자를 보는 임상의사도 아니고, 정확히 말하면 의대뿐 아니라 법대와 다른 학부에도 겸임교수로 되어 있으니 의사들의 처우가 지금보다 더 좋아진들 제게 돌아오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의사들, 특히 개원의와 2차병원 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몰릴 것이고 그 결과는 의료체계의 붕괴로 이어집니다.

며칠 전 뉴스는 임신23주에 무리해서 낙태수술을 하다가 사망한 고3여고생 이야기를

 보도하였습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술비로 650만원을 요구했다더군요.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는 의사이자 병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는 대다수의 의사들은 이미 분만이나 이러한 수술을 하기를 접었습니다. 해 봐야 적자를 보기 때문이죠. 그 결과 모성사망률이 두 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러는 동안 극소수의 불량한 의사들은 그 틈새에서 어떻게든 벌어보려 기를 씁니다. 의료윤리를 공부하기로 결심한 십여년 전부터 이런 일을 보았습니다. 가장 선량한 의사들은 망하고, 가장 그렇지 못한 의사들이 잘 살아남더군요. 물론 상업화된 의료분야-미용성형이나 시력교정, 비만 분야로 가신 분들 말구요.

이래서야 의사를 아무리 늘인들 정작 중요한 분야에 종사할 사람은 없습니다. 의사들의 "윤리의식"이나 "헌신성"이 부족해서? 그렇다면 성직자를 하지 왜 의사를 하겠습니까? 대다수 의사들은 그저 정상적인 진료를 하고, 정상적인 직업인으로 살아가기를 원할 뿐입니다. 모두가 주5일 근무를 하는데, 왜 자영업자인 의사가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야간에도 진료를 해야 하나요? 교육부터 개원에 이르기까지 한 푼도 지원하지 않은 정부가 왜 의사의 근무를 강제하나요? 장사하는 사람이 문 닫고 싶으면 닫는 거 아닙니까? 의료공백이 우려되면 정부는 그만큼의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의사를 고용해야 합니다. 왜 정부가 할 일을 민간이 안 한다고 뭐라 합니까? 강도가 들끓는데 경찰력 부족하다 해서 자율방범대원을 강제로 근무하게 해야 하나요? 전시도 아닌데 왜 인력과 시설을 징발하나요?

대한민국 정부는 솔직히 건강보험을 운영할 역량 없습니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집니다. 4대보험이 다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낙하산 인사, 무책임하고 방만한 공무원과 공사 직원들, 정치적인 이유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원인입니다. 선거철만 되면 무조건 퍼주겠다 하지요. 그 뒤처리는 전부 누군가에게 돌아갑니다. 운영할 능력 없으면 차라리 포기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에 대한 법정 정부지원금(아직 안 주고 있는데) 5조원이면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의료는 가능할 겁니다. 그 이상은 알아서 살게 하십시오. 이 수준 낮은 국가는 대체 믿을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알아서 살게 하면 병원을 운영하다 망하든 말든 개인 탓이거니 할 겁니다. 그런데 십년 이상 전혀 오르지 않는 수가로 꽉 조여대면 앉아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한 겁니다. 나는 이 무능한 정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매월 수십만원을 내느니, 차라리 민간보험을 들고 싶습니다. 방만과 기만으로 간신히 운영되는 것이 현재의 건강보험입니다. 왜 가구당 차량 1대씩은 다 있는데 자동차보험은 정부보험공단이 하지 않나요? 그래도 보험 다 들어 있고 이들은 매년 경쟁해서 보험료도 내리고 서비스도 그럭저럭 나쁘지도 않습니다. 

그게 싫다면 차라리 의사들 다 공무원이나 공단 직원으로 고용하십시오. 지금 보험공단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의사에게 주는 월급 정도면 족할 것입니다. 물론 주5일근무와 추가근무수당, 법정휴가는 다른 공단 직원들처럼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겠지요. 오히려 그게 더 싸게 먹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진보진영이 요구하는 "완전 무상의료의 실현"이랍니다.

대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부가 믿을만 했던 게 언제가 마지막인지 모르겟습니다. 아니, 그런 적이 있었나요? 독재 시절에는 패고 고문하고 가두고 죽이고...그 다음에는 외환위기 불러오고, 벤처 거품 깨지면서 거지 만들고, 부동산 거품 만들었다 깨서 또 거지 만들고....무슨 무기들은 다 고장나고, 원자력 발전소도 고장나서 한겨울 추위에 떨게 생겼고...어떻게 된 게 민간이 국가를 걱정하니.... 

요새는 두바이나 이런 데 한 천병상짜리 병원 턴키로 수출하면서 의사들도 한 삼백명쯤 딸려 보내고, 이렇게 아랍/아프리카에 한 열 개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이 해 봅니다. 더불어 오바마 법안으로 의사 부족해진 미국에도 매년 한 오백명씩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의사 수 부족요? 중한 환자는 빅5병원 교수님들이 밤 새서 환자 보며 채워주겠죠. "천례 달성", "만례 달성" 자랑하시는 그 분들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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