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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추어
게시물ID : humorbest_3916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뿔곰탱이
추천 : 147
조회수 : 16418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9/29 15:18: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9/29 14:56:39
예전 저 고등학교 3학년때(94년) 제 짝이며 절친인 친구가 YMCA? 청소년 회장이었습니다.
갑자기 연예인 보고 싶지 않냐며 토요일 수업을 끝내고 YMCA 사무실로 같이 갔었지요.

마침 행사가 있어 섭외한 가수랑 미팅이 있는데 같이 가자더군요.
아무생각없이 나간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분은 가수 이문세씨였습니다.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마치고 제 친구가 그랬지요.

"이문세 아저씨, 지금 노래 한곡만 불러주시면 안되요?"

순간 정적.

토씨하나까지 정확히 기억해 낼수는 없습니다만 그때 하신 말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내가) 가수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만나면 노래 불러달라고 한다.
그런데 화가를 만나도 그러느냐?
화가 한테도 길거리에서 혹은 커피숍에서 그림 그려 달라고 하냐?
아니면 연기자 만나면 연기해 보라고 하느냐?
우리는 프로다.
프로는 돈을 받고 일을 하기 때문에 프로고, 그만큼(돈받은 만큼)의 결과를 주기 때문에
프로다.
아직 학생들이라 잘 모르고 한 실수라고 생각되지만
무대도 시설도 잘 갖추어 지지 않은 곳에서 이렇게 노래 불러달라고 하는건 실례다.'

라구요.

친구는 약간 삐진것 같았지만 저는 저 말에 적극 동감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군대를 제대하고 한참 인기있었던 코너인
'이소라의 프로포즈' 방청권 당첨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여자 친구가 없을때라 친구놈이랑 보러 갔었지요.(<- 여기서 비웃어 주시면 됨미다. ^^)

재밌게 방청을 하고 마지막 초대가수로는 윤종신씨가 나왔었습니다.
'이소라의 프로포즈'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날 어떤 초대손님이 나오는지
미리 얘기해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침 제가 좋아하는 가수가 나와 기분도 좋았구요.

정해진 노래 2곡을 부르시고, 이소라 누님이 클로징 멘트를 하시려는데
방청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계속 앵콜을 외쳐댔습니다.

이때 윤종신 횽님이 일단 관객들을 진정시키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는 얼마든지 여러분의 앵콜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 이외에 여기 조명 기사 분들이나 반주를 하시는 분들, 여러 스텝들은
이 무대가 끝나지 않으면 철수할 수 없습니다..."

여기까지 들었을때 저는...아 불가피하게 앵콜은 힘들거 같다..라는 말이 나올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만약 여러분들이 기다려주실수 있다면, 또 받아들여주실수 있다면
다른 스텝분들을 전부 철수시키고 난 후에 MR CD를 돌려서 몇곡 더 들려드리겠습니다."

달랑 조명 두어개가 남은 셋트장에서 MR을 틀어놓고 그렇게 5~6곡을 불러주시더라구요.
원래도 팬이었지만 그 이후 더더욱 큰 팬이 되었습니다.

...
사실 무언가의 가치판단을 위해 쓴 글은 아닙니다.
이문세씨나 윤종신씨 모두 자기 신념이 있고, 그 신념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분들이라 생각되어집니다.
다만,
아주 개인적인 견해지만
앞으로 제가 하는 일에서는 저는 윤종신씨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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