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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 신청했다가 유산하란 말을 들었어요
게시물ID : humorbest_393349짧은주소 복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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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235
조회수 : 15677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10/05 19:39:57
원본글 작성시간 : 2011/10/05 19:04:54
작년 ..2010년 8월  아들을 출산하였습니다.

직장생활 12년. 

저는 임신을 하면서 육아휴직을 결심하게되었죠.

일에 매달려 살아왔던 지나온 생활도 돌아보고, 일을 잠시 잊고 우리 아들.. 최선을 다해 키워보자! 라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회사에 육아휴직이란 말을 꺼냄과 동시에 전 일명 '찍힌 사람' 이되었습니다.

상사분들은 하나같이 그런 선례를 남기지 마라. 누군 애 안낳냐..일안하면 그냥 퍼진 아줌마된다.. 제게 이런말들을 하셨습니다.

그와 동시에 끝내 육아휴직을 한다면.. 회사에서 복귀후 원하지 않는 부서이동을 해야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저의 결심은 변함이 없었고 분만휴가후 육아휴직을 하게되었습니다.

그것도 1년은 절대안된다고 하여 6개월만 신청하게되었어요.

솔직히 무지 속상했습니다..
12년의 직장생활동안 성실히 일하면서 인정도 받고 소위 잘나가는 직장인이었거든요.

내 부서에서의 자부심과 일하는 즐거움..

이 모든것이 출산과 육아휴직을 하면서 그냥 전 회사에 누끼치는 아줌마가 되버린거죠.

 

엄청난 스트레스였지만 하루하루 지나며 우리 아들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 행복은 그 모든 걱정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아들이 4개월이 되었을즈음. 전 계획되지 않은 임신을 하게되었습니다.

연년생에......그것도 쌍둥이 임신이었던거죠..

저와 신랑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여겼습니다.

 

임신후 회사에 알려야하겠기에 휴직중 회사에 방문하였습니다.

제 얘기를듣고 상사분들... 엄청나게 어의 없어 하면서 퇴사얘기를 하더군요.

전 일할수 있다. 일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임신한몸으로 폐만 끼치지 말고 걍 퇴사했다가 애좀 키우고 나오면 어떻겠냐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임신한것이 폐가 된다면 육아휴직을 조금더 연장했다가 (6개월해줬으니까 출산까지 두달만 더 연장하면 되는거였거든요)

분만후 나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출산휴가비는 누가주는거냐 회사에서 주는거다..육아휴직비 그만큼 나라에서 받았으면 되지 않냐...영영 찍히고 싶냐..

나중엔  요즘시대에 애 셋나서 어떻게 키울거냐..유산해라..! 이런얘기까지 들었습니다.

 

많이 울었고 믿었던 회사에 실망했죠..그치만 내 소중한 아가들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했습니다.

신랑과 상의후 어떤 얘기를 듣던 강건한 태도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회사에 강하게 저의 입장을 표명했고 결국엔 육아휴직후 분만휴가후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1년 7월말에 쌍둥이 딸들이 태어났어요.

울첫째.. 아들이 돌도 되기전이었죠^^;

꼬물락 꼬물락 거리는 너무 예쁜 딸들과 갈수록 애교만점에 똑똑해지는 아들.

이렇게 행복할수가 없습니다. 신랑은 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해주었고 일하느라 피곤할텐데 살림까지 도맡아해줬어요.

 

다둥이가족. 저에겐 먼나라 얘기 같았는데 2년도 안되는 시간에 세 아이가 태어났네요.

솔직히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

그치만 육아만큼 저의 일도 소중합니다..

전 저의 일을 위해 젊은시간을 열심히 살아왔으며 일을하며 대학원까지 졸업했습니다.

직장에서의 추억과 소중한 기억들. 에너지 넘쳤던 지나온 시간들. 모든것을 포기할수는 없습니다.

 

시대가..사회가... 아직은 육아과 일과의 병행을 녹녹치 않게 하는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분만휴가가 끝나가고 곧 출근을 하게 됩니다.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네요.

씩씩하게 강하게 웃으며 일할것입니다.

세 아이의엄마로서 부끄럽지 않게. 나의 일에 최선을 다 할것입니다.

더 좋은 복지가 생겨날것이고 아이 낳고 키우는것이 자랑스러운 사회가 되는 날들이 오겠죠.

 

저 또한 그런 사회가 되도록 일과 가정에서 어떤것에도 소홀하지 않는 만점 엄마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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