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용 캐나다 거주중인 여징어에요.
저는 남이 저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게 싫어서 혼자 이민 왔어요. 이상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정말이에요. 워낙 간섭받는거 싫어하고 부모님한테 어디 취직해라 언제 결혼해라 이런 얘기 듣기 싫어서 일년만 워킹홀리데이 하고 올게 하고 그대로 이민해버렸어요.
이럴정도면 당연히 길에서 저 붙잡고 전도하려는 사람들은 당연히 싫겠죠. 자기들이 뭔데 저한테 믿으라 마라 입니까.
캐나다는 그런거 없을 줄 알았어요. 여기도 당연히 전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람들에게 전혀 피해주지 않아요. 아니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일년전부터 출근길 사거리 신호등에서 몸 앞뒤로, 피켓이 아니라 뭐죠 그 판때기.. 마치 90년대 젝스키스짱 이런거 써있는 형광 판때기에 'Jesus is only savior' 'believe in Jesus' 라는 문구가 써진걸 입고? 걸치고? 서있는 아저씨가 계셨어요. 가끔 그 문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외치기도 하며 전단지같은걸 나눠주는데, 그 발음이 영락없는 한국인이였어요. 워낙 여기에 한국 교회가 많아서, 아 한국교회에서 나왔구나 하고 말았죠. 저는 어차피 그 길을 안지나가고 건너편 신호등에서 길을 건너니까. 가끔 그쪽으로 가서 아저씨가 말걸어도 대답안하고 그냥 지나가기도 하고..
그러다가 어제. 원래 아침밥을 잘 안먹는데 이상하게 간장계란밥이 먹고 싶어서 김치랑 먹다가 시계 보니까 늦은거에요. 점심 도시락 싸는것도 까먹고 맛있는 녀석들 보면서 밥먹다가 이도 안닦고 후다닥 나갔죠. 점심 대용으로 샌드위치나 사가야 겠다 싶어서 그 아저씨가 서계신 쪽의 샌드위치가게에서 일용할 양식을 사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는데 이 안닦은게 자꾸 신경쓰이는거에요. 김치 냄새도 많이 나는거 같고. 계속 손에 하아 하아 입김 불면서 냄새 나나 맡아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저한테 다가오더니 빌리브인지저스 하시며 냄새쥐고 있던 손목을 잡고 전단지를 쥐어주는거에요. 근데 이게 놀라야 정상인데 저는 한군데 정신 팔리면 다른데 신경을 못써서 그런지 안놀래고 오히려 아저씨한테 물었어요.
아저씨 저 입냄새 나죠? 하아하아
진짜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머릿속에서 계속 냄새 나나? 나는거 같은데 계속 생각해서 그냥 생각없이 물어본듯. 게다가 아저씨는 절 잘 몰라도 저는 1년간 매번 봐와서 친근해서 그랬나.
아저씨가 네.. 이러고 가시더라구요. 진짜 냄새가 났나봐요.
퇴근할땐 그 아저씨가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