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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XARIA 콜라보팬픽] '두 마음이 머무는 자리' 2-1
게시물ID : animation_393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千反田える
추천 : 6
조회수 : 33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7/13 20: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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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http://todayhumor.com/?animation_390495 
 1-1 :     http://todayhumor.com/?animation_391457
 1-2 :     http://todayhumor.com/?animation_391893
 1-3 :     http://todayhumor.com/?animation_392569

인물을 부르는 호칭은 일본어 발음식으로 진행됩니다^^(생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그마한 아리아 컴퍼니에 우리 고전부원과 아이, 아카리, 아리아 사장님이 모두 모이니 굉장히 북적북적한 느낌이었다. 큰 탁자에 빙 둘러 앉은 후, 치탄다는 연신 나에게 사과하였다. 길을 거닐다 우연히 마주친 꽃에 정신이 팔렸다는 이야기였다.

"오레키상,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꽃이다 보니 그만 정신이 팔려버렸어요..."

사토시와 이바라 역시 사과하였다.

"호타로, 면목 없어. 치탄다만 잘못한게 아니야. 우리도 너무 들떠버려서 그만..."
"오레키 미안해, 내가 후쿠짱보다 더 이성을 가지고 있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사실 난 그닥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전혀 알지 못하는 지역에서 혼자 내버려두었다는게 이 세 명에겐 굉장히 미안한 일로 여겨졌나 보다.
굳이 말하자면, 아무 방해도 없이 우두커니 서 있던 것도 나쁘진 않았다. 그렇다고 열렬히 사과하는 저 세 명을 말리고 싶지도 않았다.

"저... 오레키 호타로 상이라고 했던가요? 모처럼이니 친구분들의 마음을 받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저도 부탁드려요."

아이의 선배 아카리까지 빙긋 미소지으며 동참하였다. 이게 이렇게 큰 일이 될 건 아니었는데 다같이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아니, 나는 크게 상관없어. 그저 너네 셋이 어떻게 여기 아카리와 아니 미즈나시 상과 만나서 오게 된게 신기할 뿐이야."
"아아, 아카리로도 괜찮아요."

내 말을 듣던 아카리가 웃어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도 상당히 아름답다고 느껴졌는데, 아카리는 미소는 바라보는 사람을 굉장히 기분좋게 만드는 것 같다.

"아 오레키 상 그건 말이죠..."

"그건 제가 말씀드릴게요.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어요. 그렇죠 치탄다 상? 정말 반짝반짝..."

아카리는 혼자 말하다 갑자기 행복에 젖은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뭔가 특유의 느낌인가...
이야기의 토대는 이러하였다. 치탄다가 정류장에서 가까운 골목을 거닐던 중... 치탄다 말로는 약속한 누군가를 찾았다는 것 같다만... 아무튼 그러던 도중 어떤 꽃밭을 발견하여 거기에 정신이 팔려있었다고 한다. 
근데 그 꽃밭이 곤돌라가 지나다는 수로 옆에 위치하여 그 수로를 지나던 아카리와 마주치게 된 거였다. 우연인지 아닌지 아카리 역시 그 꽃밭에 멈춰서 둘은 함께 꽃을 구경했다고 한다.

"아카리 상의 이야기는 정말 너무 아름다웠답니다. 더구나 나눠주신 차의 맛도 일품이었구요! 아... 오레키 상 이건 기분이 좋아서... 아니!..저기...음...다시 한번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난 정말 괜찮아, 그냥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야."

어쨋든 둘이 그렇게 꽃밭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연히 그 길을 사토시와 이바라가 지나갔고 거기서 넷이 만나게 된 거라는 결론이었다. 우리 고전부원 셋이 함께 모인 걸 본 아카리는 아이가 나한테 했던 것 처럼 무언가 행복한 일이 일어날거 같다며 세 명을 데리고 이렇게 오게 된 것이라 했다.

"기적과 행복한 일이라..."

내 입을 말하면서도 뭔가 손발이 간질간질한 단어들이었다. 아니 그보다 이 셋은 모르는 사람이 가자는데 그냥 따라오는건가...생각해보니 아이를 따라온 나도 마찬가지라 이 이야기는 꺼내지 않기로 했다.

"아카리 상, 기적이죠! 이건 네오 베네치아가 만들어 준 기적이 틀림없어요! 훗훗!"

아리아 사장님을 안고 잠자코 이야기를 듣던 아이가 신이나서 말했다. 아이는 얼마전 자신과 비슷한 동료들과 만나게 된 것부터 여러가지 신기한 일들이 많았었는데 이번 일도 그런 것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아카리는 그런 아이를 매우 행복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자, 그럼 대강 상황이 정리 된 거 같으니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아카리가 의자에서 일어나 나름 당당한 목소리로 외쳤다. 치탄다, 사토시, 이바라는 뭔가 아는듯한 표정이었지만 나와 아이는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분명 여기로 오는 도중 4명이서 무언가 일을 벌인게 틀림없었다. 결국 이번 합숙도 에너지절약을 지킬 수 없다는 예상은 점점 확실해지고 있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아카리는 앞으로 진행되는 우리 고전부의 합숙안내를 책임지기로 하였다. 알고보니 치탄다와 꽃밭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우리 합숙 이야기를 전해들었고, 멋진 일인거 같다며 자신이 도움을 꼭 주겠노라 약속도 했다고 한다. 더욱이 치탄다는 자신이 계획 했던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은거 같아 오히려 아카리의 도움을 받는 쪽이 좋을거 같다고 덧붙였다.
아카리가 안내한 네오 베네치아에서의 일정은 크게 세 가지였다. 아테나 상이라는 아카리의 선배 분의 오페라 공연 감상, 카니발 축제 참여, 마지막으로 곤돌라 투어와 별똥별 감상이었다.
아카리의 설명에 맞춰 아리아 사장님과 아이는 분주하게 어디론가 연락하거나 준비를 도왔다. 굉장히 일사분란한 모습이었다. 아카리가 강조하기론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더욱 빛이난다는 별똥별 감상에 모두가 초점이 맞춰진 듯 보였다.

어느정도 우리의 일정에 대해 소개 받고 난 뒤 창밖의 해는 서서히 마지막 빛을 내뿜고 있었다. 노을이 들이진 네오 베네치아의 창공섬이라는 하늘에 부유한 섬이 굉장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내가 살던 곳과 비슷하면서도 신기한 공간, 익숙해지려나 생각이 들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신기한 곳이었다. 진짜 이런 곳이 있는 걸까...

저녁식사 도중에 문득 치탄다와 아카리가 낮에 보았다던 꽃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그러고보니 치탄다, 낮에 너가 봤다던 그 꽃은 이름이 뭐야?"
"그 꽃 말인가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처음엔 쑥갓인줄 알고 신가해서 들여다보았는데 처음 보는 꽃이더라구요. 아카리 상은 혹시 아시나요?"

치탄다의 질문은 열심히 식사에 열중하던 아리아 사장님 곁의 아카리에게 돌아갔다.

"글쎄요... 저도 그저 아름다움에 정신팔려서 이름까진 정확히 모르겠네요. 그 꽃이 거기 핀 건 처음이거든요."
"확실히 작고 하얀게 이쁘긴 하더라."

아카리 옆에 있던 이바라도 한 마디 거들었다. 내 옆에 있던 아이도 아카리에게 위치를 물어보곤 자신도 그 근처에서 꽃이 핀다는 이야기는 처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다지 중요한 문제도 아니거니와 그렇게 꽃이야기는 다른 사소한 이야기들로 덮여졌다.

저녁을 먹은 후 아카리는 우리를 또다른 수상안내회사인 히메야와 오렌지 플라넷을 소개해주었다. 각각 아이카와 아리스라는 수상안내원(운디네)들이 우리를 맞이하였다. 아이카는 굉장히 밝은 사람이었고, 아리스는 어려보였지만 굉장히 차분하고 웃음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아카리와 아이에게 자초지종을 설명 들은 후, 아리스는 "왕 기적이군요." 라며 특유의 말투로 신기해하였다. 아이카 또한 아카리의 멋진 일이 일어날 조짐이라는 말에 '부끄러운 대사 금지' 라며 응수했으나 싫은 내색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보였다.
히메야와 오렌지 플라넷과 연계된 호텔로 안내 받은 우리는 남녀가 갈라져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치탄다와 이바라는 아이카를 따라갔고, 나와 사토시는 아리스의 안내를 받으며 금방 호텔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어느정도 마음의 여유를 더 가지게 되자 밤공기가 전해오는 바다냄새를 좀 더 진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뭔가 신기하면서도 믿을 수 없지만 나쁘진 않네, 그렇지 호타로?"

어느샌가 침대에 누운 사토시가 큰 하품을 하며 말했다. 사토시의 여유로운 모습에 나도 점점 피곤함이 느껴져 얼른 쉬고 싶었다. 예상보다 너무 많이 움직였나보다.

"그러게, 버스에서 잠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정신 없긴했는데 싫진 않은 것 같아. 조금 쉴 수 만 있다면..."

크게 하품을 하고 사토시를 바라보니 나와 대화하는 도중에도 종종 휴대폰으로 메일을 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마도 이바라일 것이다. 작년 겨울 초콜릿 사건 이후로 둘 사이가 굉장히 불안정해보였으나 새 학년으로 들어오면서 결국 둘은 누구보다 가까워졌다. 내 쪽에서 몇 년을 지켜본 바로는 이바라의 멋진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지만, 나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계속 메일을 보내는게 마음에 걸렸던지 사토시는 불쑥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시덥잖은 소리였다. 

"호타로, 너는 특별하게 여겨지는 사람 없어?"
"특별하다니? 그런 사람이 있나?"

아주 오랜만에 사토시의 데이터베이스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꾸 나의 특별한 사람을 맞추겠다며 이런저런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였다. 쓸데없이 소모적인 논쟁이었지만 사토시는 매우 열정적이었다.

"어? 잠깐만 이바라한테서 메일이 왔는데 치탄다 상이 너 정말 괜찮냐고 물어본다고 하더라. 낮의 일이 아직까지 신경쓰이는 모양이야."
"아, 정말 상관없다고 전해줘. 진짜 괜찮다고..."
"알았어...아 혹시 치탄다 상?"
"뭣..? 뭐라는거야 치탄다가 왜?"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사토시의 질문에 준비가 되지 않은 나는 살짝 당황했다. 내가 생각할 땐 살짝 당황한게 맞다. 다행이 때 마침 창을 타고 시원한 밤의 공기와 함께 아름다운 노래가 들려왔다. 아마도 아리스의 노래일 것이다. 우리에게 호텔 방을 안내해준 아리스의 후배 아냐라는 아이가 말하길, 이 곳은 운디네들의 노래를 듣기 안성맞춤인 객실이라고 소개하였다. 

나는 사토시가 하는 영양가없는 이야기를 끝내게 되어 무척이나 다행이라 여겼다. 밤의 고요함과 어우러진 아리스의 노래는 내가 여태껏 들어온 노래 중 단연 최고라 여겨졌다. 노래를 듣는 동안에는 그동안 느꼈던 피곤함도, 합숙 도중에 읽겠다고 마음 먹었던 문고본의 마지막 결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에 모든 오감을 맡겼다. 

오늘 처음으로 이 곳에 온 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오전부터 믿을 수 없는 장소에 도착해서, 그 한가운데 버려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무언가를 하기로 하고... 정말 정신 없는 하루 였고, 그만큼 나의 에너지 소비는 어느 때보다 심했고 굉장히 피곤하였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단순히 노래 하나에 이 모든 것이 눈 녹듯이 씻겨저 내려갔다. 고요한 밤을 달래는 이 선율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별빛에 드리우는 창틀에 몸을 걸친채 그렇게 네오 베네치아의 첫날 밤이 깊어져 갔다.





2주만에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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