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가끔 침체기가 찾아오는 것 같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부정적으로 느껴지고, 이 길이 맞는건지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 나는 남들보다 뒤처지고 있는걸까?
그 때마다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다는 주문을 걸어보지만, 이제는 이것도 면역력이 생겼나보다.
남들보다 힘든 삶을 살고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잘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내 어깨에 놓여진 짐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 같다.
첫째라는 타이틀. 부모님이 맹목적으로 나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아닌데.. 막연하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
그래도 내가 잘 해야지, 내가 잘 해서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지.
아직은 마냥 세상물정 모르는 아이로 있고 싶고, 부모님의 넓은 등에 기대고 싶다.
근데 또 짐이 되는 딸이 될 수는 없으니까. 나는 언제나 듬직하게 내 할 일 잘 챙겨서 살아온 맏딸이니까.
나는 또 씩씩하게 잘 살아가야지. 잘 자라서 나중에 엄마랑 아빠가 나한테 기대서 쉴 수 있도록 멋있는 등나무가 되어야지.
오늘따라 알바가 힘들어서 푸념섞인 글을 적어본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내 맘이 조금이나마 위로되게.
힘내자 내 자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