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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리즈 생일 파티.gisa
게시물ID : humorbest_3938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손아섭
추천 : 30
조회수 : 6445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10/07 14:20:11
원본글 작성시간 : 2011/10/07 12:06:04
박종훈 LG 감독이 자진사퇴가 발표된 6일 경기 전 잠실구장 선수단 라커룸에서는 파티가 벌어졌다. 외국인선수 리즈의 생일을 맞은 파티. 중고참 선수가 생일케이크를 옮겼고, 축하 노래와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들의 얼굴에는 2년간 함께한 수장의 사퇴 그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바로 LG의 현주소다. 이들은 2002년 이후 9년 동안 감독을 5명이나 바꾼 선수들이다. 수장 교체는 더 이상 충격이 아닐 수 있다. 타 구단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 수십년 지휘봉을 잡은 베테랑 감독, 유망주 발굴에 노하우를 가진 감독 등이 다 실패했다. LG의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감독만의 책임으로만 보기에는 어려운 이유다.

경기 전 최고참 이병규(등번호 9)가 선수단 긴급미팅을 통해 "감독님을 위해"라고 승리를 독려했으나 졌다. 그만큼 LG는 약하다. 지난 9년간의 성적이 말해준다. 올해 LG가 초반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엄밀히 말하면 LG의 힘이 아니다. 팀내 다승 1위 박현준은 지난해 SK에서 이적했다. 리즈와 주키치는 새 용병이다. 마무리도 마땅찮아 시즌 중반 넥센에서 송신영을 데려왔다. 그래도 성적은 6위에 그쳤다.

박 감독은 지난해 부임 뒤 "밖에서 보던 것과 많이 다르다"고 했다. 야구관계자들은 "LG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 자원으로 왜 성적을 못내는 지 모르겠다"고 말하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단적으로 LG에는 현 국가대표가 없다. '전' 국가대표만 있을 뿐이다. 국가대표는 포지션별 한국 최고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LG는 스스로 최고라고 자부한다. 팬들로부터 최고가 아님에도 최고 대접을 받고 있어서다.

'자율야구'는 개인주의·이기주의로 변질됐다. LG가 포스트시즌에 나선 2002년 당시 활약한 모 선수는 자율은 자율이었지만 규율 속의 자율이었다고 말한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훈련했으나 선후배간의 규율은 엄격했다. 중심을 잡아주는 고참들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타 구단에서 LG로 이적한 모 선수가 "처음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혼을 내기도 했지만 '원래 이렇다'는 반응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라고 하소연할 정도다.

선수들은 남 탓을 하기 바쁘다. 감독과 코치가 이상하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코치의 훈련 지시를 어기는 일도 생기곤 한다. 수년간 LG를 둘러싼 무수한 잡음이 그 방증이다.

구단은 투자를 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전력 보강을 위해 그만큼 비용을 들였기 때문이다. 과연 제대로 된 지원이었나. 지난해 박 감독은 홀로 부임했다. 자신의 색깔과 맞는 코치를 단 한 명도 함께하지 못한 채 LG에 합류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여졌다. 터줏대감처럼 먼저 자리잡고 있는 코치들은 감독 보좌보다 먼저 눈치를 봤다. 허물을 덮기보다 끄집어내기 바빴다. 그런 분위기는 선수단에도 고스란히 전이됐다. 선수들도 감독을 평가하고, 코치들을 평가한다. 무시하는 일도 생겼다. 코치들은 오히려 감독이 아닌 선수들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세력을 만들고, 자신의 공을 챙기기 바빴다.

그만큼 LG는 팀 문화에 그늘이 많다. 체질 개선이 필요한 때 쉬쉬하고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한다. 성적 부진에 구단·코칭스태프·선수 모두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하는 이유다.

허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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