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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글을 쓰는데 이거 완결 낼까 고민입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394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란소스
추천 : 1
조회수 : 390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6/07/23 11: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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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으로 쓰려고하는데 배움없이 게임에 빠진 인생의 최후.. 쯤 되려나요

한번 봐주시고 판단 좀 해주시겠어요? 읽히긴 하나요 그래도..?

너무 부끄러운 수준의 실력이라 덧글 몇개보고 바로 삭제조치하겠습니다.. ㅠㅠ














--



"아아.."    



화현은 술병을 들었다. 이제 세상에 없는 아버지가 그의 어린시절에 일이 안 풀릴 때마다.. 힘들어 할때마다 들던 소주병.
요즘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정부와 업체 합작품인 낮은 도수가 아닌 십수년전에 한병만 마셔도 술 잘마신다고 들었던 그 빨간 뚜껑의 소주. 소주는 커녕 맥주도 입에 잘 대지 않았던 그였지만 오랜 떠돌이 생활에 지친 그에겐 약이 따로 없었다. 이렇게 추운날씨에 마시면 나름 보온 효과도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한 그는 주저하지 않고 소주를 들이켰다.

벌컥벌컥

소주를 물 처럼 마신 화현은 묵직했던 소주병의 무게가 가벼운 걸 느끼고 바닥에 집어 던졌다. 그리곤 유리조각이 깨져서 사방에 흩어지는걸 물끄러미 바라본 그는 문득 깨져버린 유리조각이 자기 인생과 같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

"하하.."

오랜시간동안 대화를 하지 않았던 까닭에 그는 이제 혼잣말도 중얼거릴수가 없었다. 웃는 소리조차도 남들이 들으면 분명 기괴하게 느껴질게 분명했다. 음산하게 울려퍼지는 낮은 웃음소리에 자기마저도 소름돋을때가 간혹가다 있는데.. 남들이 보면 오죽할까?  오랜 방구석 게임 폐인 인생을 보내던 화현은 대화 구사 능력이 떨어져 자신이 생각한 말과 내맽는 말이 따로 놀게 되었다. 분명 자신이 생각한 말들은 배열하면 훌륭한 문장이 완성이 되는데 그게 입으로 거치는 순간 어눌한 말투가 되어버렸다. 그걸 깨닫는 순간 그는 쉽게 말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이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듯 착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허무만 자리잡은 눈동자가 깨진 유리조각에서 허공에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
.
.


 그는 항상 하던 것처럼 망상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 암울한 현실에서 이 마저도 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거같아서 복권 로또, 천사, 여자, 희망찬 미래, 운이 좋아서 사업 대박, 사실 얼굴도 보질 못했던 내 할아버지가 50년 뒤에 풀리는 어마어마한 유산을 우연히 내가 얻는 다던가..
한참 상념에 잠겨있던 화현은 이내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스스로 생각해도 말도 안되고 병신같은 생각이란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항상 이런식이다... 인생이 고단해서 그걸 잠시 벗어나기 위한 망상에 잠기고 그 생각이 끝나면 신기루 처럼 사라진다. 그에게 현실은 너무 아팠지만 지난간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는다.

화현은 기억을 더듬어 본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지...?'

눈 앞의 상가에는 다 무너져가는 간판에 'XX PC방'이라고 적혀있는걸 본 그는 먼 과거의 일을 떠올렸다.


화현이 컴퓨터를 처음 접하게 된건 1999년 9살이 되던 해였다. 그 시절에는 대통령 인터넷 보급에 한참 힘을 쓰던 시기였으며, 스타크래프트라는 획기적인 전략 게임이 출시 된 이후였다. 화현의 아버지는 청소년기 시절에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당구를 못 배운게 한이 였었다. 그래서 자신의 아들이 놀이로 한이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에 당시 100만원이라는 거금의 펜X엄3라는 고급 컴퓨터와 함께 스타크래프트 CD와 몇가지 게임 CD를 화현에게 선물로 사줬었다. 화현은 뛸 듯이 기뻐했고 그 당시에 놀이터에서 친구들보다 노는것보단 집에 들어와 펌프와 스타크래프트 미니게임 등등 다양한 게임을 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다음해엔 디아블로 2가 한국을 강타하며 안 그래도 늘어난 피시방들이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놀이터에서 만나 노는것보단 온라인 게임안에서 만나 노는걸 더 좋아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쯔음에 모뎀에서 ADSL 한국통신으로 옮기게 되었고 한달에 3~4만원이라는 금액을 내고 거의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사용했기에 제약없이 더욱 컴퓨터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몇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몇 년사이에 이 나라의 인터넷은 더욱 더 초월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고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몇몇 대기업 게임회사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큰 수익을 거두었으며 그 시점에서 한국 청소년의 90퍼센트 정도는 전자 오락에 빠지게 되었다. 물론 화현도 예외는 아니었다.




"너 도대체 뭐하는 놈이야? 이게 성적표라고 들고 왔어!"
 
쫘악-!
 
아버지의 호통에 이어 따귀를 맞으니 화현의 뺨이 벌겋다. 화현은 얼얼한 뺨을 손에 댈 뿐 어떠한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잘못되었다는걸 알고 있으니 부모는 화현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요구치도 달성 못한 그에게 가차없이 추궁하고 자존심을 내리 깎았다.
그럴때마다 화현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도망치기 일쑤였다. 알고있다..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갈수록 자신의 인생이 떨어지는걸 잘 알고있지만 그래도 조금만... 조금만 하는건 괜찮아?
 
 
그러곤 도서관 간다는 핑계를 대고 피시방을 갔다. 2005년 여름 독서실 두달치를 끈어 하루가고 전부 피시방에서 살았던 것이다. 요즘과 다르게 피시방에서 흡현이 가능했고, 비흡연석 흡연석이라고 해봐야 천장이 뻥 뚫려 있어서 미성년자도 유일하게 간접 흡연 할 수 있는 장소기도 했었다. 하루 종일 피시방에 있던 화현은 부모에게 발각되어 몇차례 크게 혼이 났었지만.. 그 순간만 의지가 타오를 뿐 게으르고 나태한 그는 다음날에도 여전히 똑같은 패턴을 고수했다.
 
게임이 그의 인생에 있어서 큰 즐거움이였지만, 동시에 그의 인생을 조금씩 조금씩 좀 먹기 시작했다. 부모와의 사이가 틀어진 것뿐만아니라.. 오랫동안 앉아서 게임하는 버릇에 허리 상태가 썩 좋지 못했으며 자세가 꾸부정했다. 그리고 대인관계도 현실보단 게임속 친구들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현실에서 그는 보잘 것 없지만 게임 캐릭터는 고급 아이템으로 무장한 그를 추켜 세워줬으며 말을 할때마다 귀를 기울여줬다. 외모도 평균 이하고 성적도 하위권을 맴도는 그에겐 이만한 도피처이자 낙원은 없다.
 
학교에서는 게임이 서로 취미라서 같이 다니면서 밥을 먹는 사람은 존재해도 딱히 이렇다 할만한 친구가 없었다. 생각해보니 화현은 자신이 집에 친구를 데려와본적이 아주 어린시절을 제외하곤 없었던거 같았다. 아니지.. 아주 어린시절에도 친구라기보다는.. 화현의 집 게임기나 컴퓨터가 하고 싶어서 온 또래들밖에 없었다. 컴퓨터 이전에 인간이 문제였던거같다. 

화현은 매 시험마다 후회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공부하면 왠지 맞을거같은데 내가 왜 공부를 안했지? 이번 시험은 끝이났으니깐 다음엔 공부해서 좋은 성적표를 들고 부모님께 당당히 내밀자. 일단 다음 시험까진 텀이 기니깐 시험 두달전부터 열심히 공부하는거야! 그런 안일한 생각을 매학년 매학기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마다 반복했다.

시간이 흘러 중학교 3학년 2학기 말이 되었다. 화현이 있는 지역에는 고등학교를 성적 순위로 배정받는다. 시내안에 있는 실업계에 갈 실력도 안되었던 그였지만 해본적도 없는 공부에 대한 미련과 공돌이는 무식한 놈들이고 자신과 같은 대기만성의 그릇을 가진 사람을 갈 수가 없다는 판단에 집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이 넘는 거리의 학교에 진학했다.

'어차피 중학교는 고등학교전의 과정일 뿐 중요한건 지금부터다...!'

'내일부터 공부 열심히해야지.'


.
.
.
"그럴리가 있나."


입을 벌리고 상가를 쳐다보던 화현은 무언가 홀린것처럼 중얼거렸다. 그러곤 상가안으로 한발짝씩 내딛었다. 겉보기엔 낙후된 건물이고 낙서나 오물이 이곳저곳에 뭍어있지만 막상 안을 들어가보니 점포 라인 곳곳엔 옷수선 점과 조립식 컴퓨터 판매점, 그리고 재봉틀 가게와 작은 중고 서점이 깨끗하게 자리잡았다. 작은 상가 안이지만 마감시간이라서 그런지 가게 뒷정리와 문을 닫는 그들의 모습은 분주했다.
계단 오르막길에는 '↗ XX PC'라는 작은 간판과 올라 갈수록 해당 pc방에서 서비스하는 게임 포스터가 나열되어있었다. 포스터에는 어느 동네와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눈이라던지 여자 캐릭터의 가슴부분에 구멍이 뚫려있고 저급한 낙서들이 적혀있었다. 아마 나이가 어린 학생들이 그랬을거 같지만 몇년전부터 휴대폰 게임의 질이 pc게임을 능가하는 바람에 pc방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렸다.

'어... 이게 아직도 서비스하나...?'

화현은 눈에 익은 게임 포스터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넋나간듯이 응시했다. 군대 가기전... 정확히는 고교시절부터 군대가기전까지 미친듯이 했던 게임이였다. 서비스한지 20년은 된 게임인데 아직도 장수하다니 잘 만들긴 잘 만들었나보다.

pc방 출구가 열리면서 사람들이 나왔다.  오랜기간의 노숙자 신세를 행색을 하고 있는 화현은 급히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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