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털어넣고 아픈 맘 달래면
다시 돌아오는 나의 방에 베어있는 건
네 생각뿐이라
하루가 원망이면 한 6일은 그리움이 된다.
내 맘의 비율을 어떻게 맞춰야 할 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누구에게 물어 볼까 하다가 오늘은 달님이 숨어 별님에게 물어본다.
안녕? 나의 공주님
오늘도 여전히 이쁘지?
오늘 하루는 어땠어?
창가에 기대서 별님에게 물어보면
별님은 왜 대답이 없을까,
왜 너는 세상에 그렇게 아름답게 태어나서
이렇게 내 맘을 갈기갈기 찢어서 너를 위해 쓰게 하는지
나는 알수가 없다.
매일매일 이 맘 때쯤
난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냐고 꺽꺽 울어대며 감정의 자해를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싶다가도
네가 8개월 전에 사준 푸른 안개꽃이
이쁘게 마른채 아직도 내 방에 있어서
바라보다가 웃는게
정신병자가 따로 없다.
공주님,
어제는 왜 내 꿈에 안나왔어?
이제는 내 꿈에 나오기도 싫어진거야?
혹시 니가 내 꿈에 올지 몰라서
베개 옆에 핸드폰도 뒀는데
왜 안왔어
너무 멀어서 오다가 잠시 쉬는 중인거야?
그래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우리 만남이 끝날때 까지
단 한번도 네가 제때 온 적 없으니깐
잠시 나한테 오다가 쉬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근데 그 길이 너무 길어서
조금 다른사람한테 기대어 쉬고 있다고 생각하면
나는 되는 걸까?
아니면 이런 내 맘도
이제는 접어야 되는 걸까...
누구에게 물어보고 누구에게 답을 들어야 할지 몰라서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하고
그렇게 대답하다 보면
그냥 니 생각이 나서
지그시 눈을 감으면
아직도 네 눈빛 너의 살내음
너의 숨소리 너의 심장 고동까지
다 그대로 인 것 같은데
정작 이 곳에는 네 그림자 하나 없다는 걸
깨닫고 나면
그냥 문득 나는 이 창 난간에서 밤하늘 바라보며
담뱃재처럼 날고 싶어져
그러다 보면 네가 있는 곳 까지
내 영혼이라도 닿을까
나는 그게 궁금해
공주님
나의 공주님
지금은 어디쯤이야?
그렇게 오기 힘들면
내가 갈까?
그래도 될까?
근데 이미 공주님 옆에는
백마탄 기사님이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내 모습이 초라해져서
이미 나는 흐려진 사람이고
그 사람은 진해진 사람인데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라고는
기사님 우리 공주님 잘 지켜주세요 라고
속으로 사납게 툭 던지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네
나의 공주님,
혹여 내가 지더라도
너는 지금처럼 아릅답게 피어,
이 세상 가득 채우면
그 날이 아마도 나한테 온날로 생각할게
내가 사랑하는
이 곳은 좀 많이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