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사랑해요.. 하지만 우리 헤어져요.
게시물ID : gomin_3946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라개
추천 : 3
조회수 : 44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8/30 01:35:23

당신은 29살 여자 일반인.. 나는 30살 남자 장애인..


당신을 처음 알았던 순간 5분도 안되서 반해버렸어요.

나이 서른에 첫눈에 빠지는 사랑이라니... 말도 안되죠..

중학교 첫사랑 이후 내게 온 어떤 사랑도 이런 적 없는데

당신은 어쩜 이렇게도 특별한지 신기할 지경이었어요..


놀랄만한 속도로 당신을 사랑하고 또 사귀게 되었죠.

그리고 그 사귐도 벌써 70일을 채우고 100일이 다되가요.

이제 난 당신과의 미래에 맞춰 내 인생 계획도 바꿨죠..


하지만 나는 걷지 못해요. 손도 들지 못하죠. 1급 장애자에요.

데이트는 마루에 어머니 계신채로 내 방에서 하고 있죠.

어머니께 예의차리느라 소리도 크게 못내고 뽀뽀도 쪽소리 날까 조심조심

너무 자주오면 실례일까봐 1주에 한번. 그나마도 집안행사 있으면 취소..



게다가 장애로 인해 목표로한 직업을 포기하고,

뒤늦게 대학을 다녀 서른살에 대학교 3학년이에요.

졸업후 자리를 잡으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죠...


근데 당신은 29살의 혼기가 꽉찬 여성이죠. 

게다가 당신의 부모님들은 결혼을 바라고 계세요.

그럼에도 날 사랑한다고, 나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해주는 사람..

그런 당신을 난... 무슨일이 있어도 평생 사랑할 수밖에 없네요.



하지만 많이 아프신 당신 어머니께 나의 이야기를 하는 건

불효중에도 불효일 거에요.. 당신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내가 장애 외에 완벽한 사람이기만 해도 괜찮을텐데..

난 모아논 돈도 없고 집이 부자도 아니고.. 직업도 불안정하죠..


누가 봐도 헤어지는 게 맞다고 말하겠죠..



당신이 부모님 계신 집에서 나와 데이트 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어차피 결혼에 골인하기도 힘드니까.. 헤어지자고 말했던 지난 주말..


하지만 당신의 눈은 떠나지 않게 잡아달라고.. 말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메달리고 또 메달려서 당신을 우선 잡을 수 있었죠.


그치만 그 사건 이전에도 이후에도.. 3일에 한번은 현실이야기..

당신도 나도 누구도 잘못한 사람은 없는데. 현실은 우릴 가르죠...


장애를 가진 내가 안정적 직업을 가지려면 너무나 오래걸려요.

만약 가진다고 해도 결혼 앞에 주변의 반대가 없을지... 아무도몰라요.



현실이야기로 다툴때마다 당신은 사랑하니까.. 결국 날 용서해요

하지만 당신의 마음은... 뒤집어져요. 당신도 나도 너무 괴로워져요.


이틀 행복하고 하루 괴로운 이런 연애... 결국 언젠가 끝나야겠죠...

그래서.. 이제 그만하려구요.  우리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거에요.


내가 아닌 누구를 만나도 나보다는 행복할 거에요. 당신이 그랬잖아요.

길거리 남자들. 온전히 걸어다니는 게 그렇게 큰 매력인지 몰랐다고..


그 매력적인 남자 중에 당신을 사랑해 줄 사람.. 분명히 있을거에요.

당신은 배려가 넘치고, 예쁘고, 직업도 좋은. 완벽한 사람이니까.



난 그 이후로도 당신을 계속 사랑할 수 밖에 없지만.


적어도 당신은 괴롭지 않아야 하잖아요. 

당신도 버릇처럼 헤어지자고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만해요 우리. 


내 목숨보다 소중한 당신이 없는 난.. 어찌될지 모르지만.

헤어짐 이후에 내가 어떻게 되어도 당신은 모르잖아요.

소식이 없으면 잘지내나보다 그렇게 생각할테죠..



당신은 이글을 분명히 보겠고 닉네임을 보고 알아보겠죠.

이런 글이 아니면 말할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이제 헤어져요. 다른 사람과 꼭 행복해져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