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과는 3년 반사귀고

 

1년 6개월 전에 헤어졌스니다.

 

처음 사귈 때 전 남친(걔라고 칭할게요)이 자기 망막박리라고 하더군요.

알아보니까 많이 힘든 병이더라구요.

초반에 진짜 잠도 못자고 며칠을 울면서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역시 걔의 평생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제가 지켜주겠다고 사귀자고 했습니다.

 

사귀고도 두달내내 맘 아파서 울었네요.

 

근데 나중에 이야기하는데 자기 망막박리 아니라는겁니다;;

 

그냥 의사가 눈이 안좋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러다가 망막박리 되는 사람도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건데

본인이 망막박리가 될지도 모르니까 말한거라고;;

 

쫌 이상한데 그냥 넘겼습니다.

 

근데 사귀면서 계속 별 것도 아닌 병을 크게 생각하더니 자기가 병에 걸렸다고 계속 착각을 하느 거 였어요.

 

제일 심했던 게 걔가 눈이 좀 나쁜 편이었는데 이대로 눈이 나빠지다가 눈이 안보이는 거 아닌가 하는걱정을 하더니

 

급기야 매일 불안에 떨면서 잠도 못자더군요. 물론 그 불안은 다 저한테 쏟아내서 회사에서도 하루종일 문자를 하게 만들고

점심시간에ㅗ 전화해서 자기 눈 안보이면 어쩌냐고 징징대고

 

밤에는 새벽 2시에 전화해서 저한테 불안하다고 해서 제가 열심히 위로해주고 이러이러한 이유로 너는 건강하다고 해줘도

 

걔는 "전혀 위로가 안되잖아!" 하고 저한테 화를 내고 전화를 끊기 일수였습니다-_-;;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걜 사랑했기 때문에 아, 오죽하면 저럴까 싶어서 어떻게든 돌봐주고 걱정을 없애주려고 애를 썼어요.

 

데이트하면서 놀러가는 것보다 병원을 더 많이 간 것 같네요.

 

주말마다 병원가서 -_-;; 얘는 불안하다고 찡찡댁 병원 진료받고 의사가 괜찮다고 안심시켜도 안심못하고 저한테 하루종일

불안하다고 찡찡대고 저는 위로시켜주고;;

 

이 패턴이 몇년을 반복됐어요.

 

 

그러다가 병명이 점차 달라지더군요.

 

당뇨병이라고 생각을 하기 시작하더니(물론 공복 혈당치가 일반인보다 많이 높아서 염려가 되는 상태였어요)

에디슨병이라고 자기 멋대로 병명을 만들더니 진짜 정신병자처럼 이성을 잃고 발작을 하더군요.

(이때 검사를 했는데 의사도 사실 병명을 모르겠는데 당뇨병이 의심되긴 한다곤 했어요. 근데 진짜 너무 이상하다고 원인을 모르겠다고 왜 이렇게

혈당치가 올라가는 지 모르겠하더군요)

너무 무서워서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기회를 달라고 빌더군요. 마음도 이미 떠난 상태여서 헤어지자고 했더니 걔가 자기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렇게 배신할 수 있냐며

날뛰더군요.

 

다행히 걔는 자기같은 병자때문에 제인생을 망칠 수 없다고 자기는 혼자 병걸려서 외롭게 널 생각하다 죽을테지만 행복하라면서

놔주더군요.

 

그 후로 1년 정도 저는 얘한테서 해방되서 참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몇주 전에 집 앞에 목걸이가 떨어져있더라구요. 그리고는 걔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절 못잊겠다고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그러면서 이번에는 또 무슨 희귀병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는 그 병에 걸려서 앞으로몇년 더살지 모르겠다고 말을 하더군요.

 

전 이 패턴에 너무 진절머리가 난 상태라 그냥 알았다고 낫길 바란다고 하고 넘겼습니다.

 

근데 아까 또 문자가 와ㅅ는 자기 입원 했다고 이번에는 또무슨 루프스병인가 하느 희귀병 진단 받았다고

그러네요.

 

아 진짜 너무 갑갑해서 미치겠습니다.

 

연락처를 바꾸면 집까지 쫓아오고 발광할게 너무 뻔해서 못바꾸겠고

 

이사를 가자니 계약기간이 아직 오래 남아있어요.

 

그냥 마음이 너무 갑갑해서 남겨봤어요. 친구들한테도한번도 이야기 못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