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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에게 역린이 있다면
게시물ID : love_395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을방학♥
추천 : 10
조회수 : 1119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7/12/12 1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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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의 마음에는 가장 약한 창문이 있었고,

그녀는 그 창문을 깨는것을 서슴치 않았다.

힘에 겨워하며 가까스로 종이로 매꾸어 놓아도 

다음날이면 웃으며 종이를 찢어발기고

내 심장을 쉽게 만지작 거리곤 했다.

그녀는 그게 내가 가진 가장 붉은 것이란걸 

알지도 못했겠지.

자기가 들어온 창문이 무슨 꼴이 났는지,

자기가 들어온 곳이 나에게 어떤 장소인지,

알지도 못했겠지.

내 날씨를 하루에 열두번도 더 바꾸고,

내가 있는 장소를 하루에 백번도 더 바꾸고,

내 시간을 이리저리 돌리고,

태풍이 불어와 하늘로 치솟았다가,

땅에 곤두박질 쳤다가,

그녀가 머무는 동안 

하루하루 덩치가 커졌고

나의 가장 붉은 색을 우습게 여기고

"이게 네 가장 붉은 색이라고?

이건 내가 보기에 분홍색이야!"

라고 말하는 지경까지 다다랐다.

나는 내 가장 붉은색이 

분홍색으로 보인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고

점점 작아졌다.

나는 얼마나 작아졌는지

작아지다 못해 점이 되고,

그 점마저 투명하게 변해갈때

더이상 이렇게 살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창문을 없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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