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 수능이 끝나고 원서접수가 끝나고 띵가띵가 노느니 용돈이라도 벌고싶어하는 고 3학생들 (예비 대학생)
목적 : 위의 대상들이, 섣불리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가 마음의 상처와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경우를 보니까 안타까워서 조언을 해주고 싶음.
우선 저는 올해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입니다. 저도 수능 끝나고나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불과 반년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많이 겪어본것도 아니고, 깊게 배운것은 아니지만 예비대학생 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르바이트 종류]
1. 편의점
가장 구하기 쉽고 일 배우기도 쉬움. 업무는 바코드 찍고 계산하는게 주요 업무이고 매장관리도 해야됨. 매장관리란, 기본적으로 청소부터 시작해서
비어있는 물품을 진열대에 채워넣는것까지임.(기본적인 코스임) 정말 깊게 들어가면 끝이 없는데 여기까지만 잘해도 일잘하고 성실하다는 소리 들을 수 있음. 대충대충 바코드찍다가 퇴근하고 싶다면 사장의 눈밖에 벗어나는것을 감수할 것.
장점
- 머리 회전이 빨라진다. 물론 계산은 POS기(카운터기계)가 하지만 어느정도의 암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늘게 된다.
- 폐기식품(삼각김밥, 유제품 등)을 가져가거나 먹을 수 있다. 단, "친절하고 배려많은 사장님"을 만난다는 가정하에. 삼각김밥의 경우 냉장보관만 한다면 유통기한에서 12시간 정도 지나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음. 우유의 경우 유통기한+1달까지 지난건 먹어도 됨.(10도씨 이하에서 냉장된 상태라면). 유통기한은 "먹으면 안되는 시점"이 아님. '소비기한'을 찾아볼 것.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유통기한 지나면 아예 쳐다도 안봄. 그런건 어쩔수 없이 폐기를 해야됨. 유제품은 가져가서 마사지나 팩을 해도 상관 없음
- 업무가 쉽고 육체노동이 적다. 단, 야간 알바는 육체노동 장난 아님. 낮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김밥 내지 생필품 정리하는 수준임.
단점
- 어린 동생들의 경우 블랙컨슈머 대처하기가 힘들 수 있음. 나이어리거나 여자직원이라면 아예 만만하게 보고 사기쳐먹으려는 놈들 무진장 많음.
- 사람이 많은 매장의 경우 청소가 힘듦. 특히 컵라면이 제일 힘듦.(제발 쓰레기통에 국물 남은채 버리지좀 마!)
- 저녁근무의 경우 술취한놈들 대하기가 제일 힘듦.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음. 여학생은 저녁 8시 이전 근무를 추천함.
- 담배, 술사려는 고딩들 상대하기 힘듦. 친구라고 담배 팔아주고 했다가 까딱하면 골로 가는 수가 있음.
- 시급이 지나치게 짠 곳이 있음.
총평: 재미있게 일을 해보고 싶다면 편의점 주간시간을 추천함. 여학생이 해도 할만하고, 조금만 친절해도 감동받는게 손님들이고, 조금만 부지런해도 감동받는건 사장님임. 급여는 높지 않아도 어느정도 돈의 소중함을 알게 해줄것임.
2. 음식점
상당히 힘든편임. 왠만한 음식점이면 무거운 사기그릇을 쓰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들고 마음도 조마조마함. 삼겹살집 같이 화로 날라야되는곳은 다소 주의를 필요로 함. 남학생이라면 추천함ㅋㅋ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해보면 돈의 소중함을 확 깨닫게 해줌.
장점
- 시급이 세다. 그만큼 힘들다.
- 사장님, 주방장의 배려가 있으면 못먹어본 음식도 먹어볼 수 있다.
- 레스토랑 내지 비슷한 급의 음식점이라면 서비스 정신을 배울 수 있음. (본인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함)
단점
- 조금 큰 식당이라면 몸이 굉장히 고단할 수 있음. 밤에 잠이 잘 옴ㅋㅋㅋ
- 블랙컨슈머 조심할 것. 고의적으로 음식에 이물질 넣고서 태클거는 사람들 많고, 잘먹고 나가고 며칠 한참 후에 배탈났다고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놈들도 많음.
- 안다치게 조심할 것. 그릇깨서 다치는 경우도 있고 화로 옮기다가 화상 입는 경우도 있음.
총평: 자신이 체력과 마인드가 평균 이상이라 자부한다면 해볼만함. 여학생의 경우 파스타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같이 급여보다는 분위기 있는곳에서 일하는걸 추천함.
3. 피씨방
: 일을 해본적 없고 면접을 한 세군데 보러 다녔음. 주의해야할점이 '최저시급 이하를 주는 곳'이 정말 많음. 그곳 사장이라는 인간들의 논리는 이렇다.
"사람들이 자주 안와서or밤에는 한가해서 or 업무가 어렵지 않아서 시급이 낮다.", "다른데서도 다 이만큼 준다." 라고. 그런 말 절대 듣지 말고 가지도 말 것. 더군다나 야간인데 최저시급 이하라는건 "너에게 돈 줄 생각이 없어요. 그냥 주는대로 받고 일이나 해 짜샤" 라는 내용임.
4. 대형마트에 입점해있는 점포
: 반년정도 일을 해봤지만 어느정도 시스템이 파악 됨. 보통 대형마트의 주차장에서 매장 들어서는 입구, 무빙워크 주변에 있는 꽃집이나 세탁소, 프린터 잉크충전소, 수선집을 생각하면 됨. 이런곳의 사장님들은 "마트 직원이 아닌, 개인 자영업자"임. 임대료 내고 입점함.
장점
- 걍 일반 자영업자 사장님들의 매장과 똑같음.
- 차이가 있다면 대다수가 친절함. 왜? 나는 이 동네 사람이고, 알바생에게 불만이 쌓이게 하는것=동네 사람들에게 불만이 쌓이는것 이라는 인식을 하는 경우가 있음. (물론 까칠한곳은 까칠함ㅋ) 마트 자체에서도 점포 주인들에게도 서비스 교육을 시키는것도 그 이유.
- 일반 상가보다 훨씬 깨끗하고 시설도 좋음.
단점
- 마트직원이 손님으로 가장해서 평가하러 옴. 개인점포지만 마트안에 입점했다는 이유로 같이 평가받음. 언행을 신중히 해야됨.
- 주말에 사람 장난아님.
- 상대적으로 구하기가 쉽지 않음.
총평: 시설 좋고 깨끗한 대신 그만큼 서비스를 잘해야됨. 꽃집의 경우 여학생들은 재밌게 일하는걸 많이 봤음.
5. 핸드폰 대리점
: 본사직영으로 운영하는곳도 있고, 개인매장도 있음. 어디가 더 좋다고는 설명할 수 없음.
장점
- 시급 정말 세다.
- 육체노동 거의 없다고 보면 됨.
- 최신모델에 관심있으면 제일먼저 보게 됨.
단점
- 정신노동 쩔음. 판매실적 올리라는 압박 장난 아니고, 진상 손님 장난아님.
- 기기명, 요금제 외우는게 짱남. 요금제를 이해해야하는데 이게 진짜 어려움.
- 양아치들이 너무 많음. 호객행위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허언과 허세 장난아님. 이거에 속아서 폰사는 손님들도 있음. 이게 꼴보기 싫어서 2주만에 때려침.
여기까지입니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용돈벌이 하고 싶은 욕심에 괜한 아르바이트 했다가는 마음의 상처 받고 금전 손해 입을 수도 있습니다. 일자리 있다고 덥썩덥썩 물지 말고 부모님과 잘 상의를 해본 후 결정하세요ㅋ
아! 마지막으로 한가지 팁을 드릴께요
-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곳을 '손님으로서' 방문해볼 것!
편의점이든 음식점이든 꼭 손님으로 가서 뭐라도 사고 음식을 먹어보세요. 그러면서 매장 분위기를 잘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딱 보면 어느정도 보일거에요. 알바생들이 일하는모습을 보면 힘들어 보이는지 아닌지, 사장이 강압적이고 권위적인지 보일겁니다. - 블랙 컨슈머는 어디에 가나 있습니다.
순수하게 제품에 하자가 발생해서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분들의 주장은 논리적이고 침작합니다. 하지만 블랙컨슈머는 아닙니다.
논리적이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펼치며 강압적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너무 쉽게 합의해주고 교환/환불해주면 다음에 또 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거에요.. -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있다면 지원도 하지 말 것!
"업무 단순함. 월 100만원 이상 보장!" =세상에 쉬운데 돈많이주는 일 절대 없습니다. 불법광고 내지 홍보, 다단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ㅇㅇ독서실에서 사람 구함. 사교성 있고 말 잘하시는분 모집"= 매장 성격과 업무 성격이 맞지 않는것은 지원하지 마세요. 유령회사 내지
사업신고만 내고 다른일을 하는 업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근처에 있는 점포라면 한번쯤 꼭 방문해보세요. 거리가 좀 된다면 로드뷰 같은거로 회사위치와 건물을 확인해보세요. - 어디를 가든지 성실해야합니다. 힘들어도 항상 웃으면서 일하는게 중요합니다. 조금 힘들다고 툴툴거리고 대충대충하면, 좋게 볼 사장님 아무도 없어요. "내가 여기서 일해주는데 뭐 이래?" 이런 생각 하지마세요. 사장님들은 "너는 됐다. 차라리 다른사람을 구하면 된다." 라고 생각 못하는거 아니에요.
- 힘들어도 뭐라도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일하세요. 꼭 물질적이거나 지식이 아니더라도 사회경험이라는거 자체가 굉장히 좋은겁니다.
이상입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질문해주셔도 되요. 아는 범위내에서 답변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