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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0141632412&code=900314 대전에 위치한 목원대(총장 김원배) 재학생 김아무개씨는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학교 측에게 “등록금 인하를 위한 서명운동을 허가해 달라”며 2일째 1만배 시위중이다. 김씨는 1만배를 다 올리고도 학교 측에서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교육과학기술부 정문으로 이동해 분신자살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13일 오전 10시 30경 1만배 시위를 시작해 약 2000배 가량을 올린 뒤, 근처 사우나에서 잠을 자고 14일 오전 11시경 다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깡마른 체구의 김씨는 아침부터 내리는 비를 막느라 얇은 비닐 비옷을 입고 계속해서 1만배를 올리고 있다. 김씨가 쓰고 있는 마스크에 적혀있는 표현이라는 검정 글씨 위에는 진한 주황색으로 엑스자가 그려져 있다. 김씨가 인터뷰에서 말했던 학생과 교직원 간의 소통이 부재하는 학교를 의미하는 듯 했다.
김씨는 “최근 학교측의 부당한 등록금 인상에 대하여 서명운동을 진행하려고 하였지만, 학교 측에서 서명 운동을 일개 학생이 진행하는 것은 학칙에 어긋난다고 말하여 서명운동을 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서명운동을 허가해달라는 시위를 하기 위해 이렇게 서울까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라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학교 측에서는 학칙에 따르면 총학생회만이 서명운동을 진행할 수 있으며, 총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라고 말했지만 학생의 의견을 대표해야할 총학생회는 학교와 지나치게 밀착해있어 해야 할 의무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며 “사실 서명운동이 불법은 아니지만 학교 측에서 불법이라고 계속해서 말을 하니 이런 상황에서 제 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할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무조건 등록금을 인하하자고 말하지 않았다. “저는 학교가 매년 등록금을 올린다 하더라도 그에 상당하는 교육과 시설을 제공한다면 얼마든지 등록금을 낼 수 있습니다. 올해 저희 학교는 약 3% 정도 등록금을 인상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인상한 금액이 저희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이고 있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지요. 수업할 교실도 모자란 상황에 학교 인도를 갈아엎고 대학교 구내식당이라고 보기엔 터무니없이 비싼 식당이 들어서는 등 학교 측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또한 김씨에 따르면 학교의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학교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 올리며 죽음으로라도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더니 그것을 본 교직원이 그럼 죽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씨는 “학생에게 죽으라는 말을 던지는 교직원이 있는 학교가 과연 학생중심의 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까?”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교수들은 김씨에게 서명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아내었다고 한다.
김씨가 다니는 대전 목원대는 2010년 9월 학생중심의 대학경영을 선포하고 입학취업처를 신설하는 등 혁신적인 제도를 만들었으나 지난 9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선정한 학자금 대출 제한 학교로 선정되어 곧 현장실사가 시행될 예정이다. 현장실사 후 경영부실대학으로 선정되는 학교는 퇴출이나 통폐합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너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씨는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저도 제가 비정상적인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상황을 보고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