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정줄이 돌아오지 않은 까닭입니다.
F 하나에 미련과 F 하나에 한숨과 F 하나에 쓸쓸함과 F 하나에 자아상실과 F 하나에 달관과 F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F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학기중에 파티를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이비, 피오나, 벨라,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인장이 된 창시타들의 이름과, 한 달 세에 제쳐버린 길드장과, 고엘쿨, 라이노, 카단, 토르, 지그, 잉켈스, 라키오라, 이런 레이드 몹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모니터 멀리 있습니다. A+가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사무실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F가 내린 성적표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학우는 부끄러운 성적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학점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성적표 위에도 자랑처럼 학점이 무성할 거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