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횟집을 해왔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어부일을 하셨는데 따지고보면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지요. 국민학교 4학년때 결심했습니다 전 일식 요리사가 되기로요. 그리고 얼마전에.. 정식으로 꿈을 이루었습니다. 사실 전 대학에 가고 싶었습니다. 보충도 안듣는 놈이 무슨 대학이냐 친구들은 말했습니다. 와 너는 좋겠다 가업이으면 되잖아. 세상엔 쉬운일 하나 없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그야말로 손에 물마를날 없이 매일 손수건 빨고 상닦고 그릇정리하고 잔그릇 설거지 하고 그래도 요샌 팁이라도 받으니 좀 나았죠. 그때 손님들 다 나간뒤에야 모든일을 하니 손은 부르트고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고1때까지는 그래도 반에서 5등안에는 들고 공부좀 했습니다만 이과로 온게 문제였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사악한 과목은 물리와 수학(특히 수2)때문에 결국 출석일이나 채우자 하는 심정으로 학교를 다녔죠. 그렇다고 잠만 잔건 아니었습니다. 일본서적을 매일같이 읽었죠 그것도 원서로 사실 지금생각해보면 상당히 쓸떼없는 짓이었습니다만 유학까지 생각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다 깊은 뿌리가 된셈이지요. 칼을 처음든건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그전에는 앞부엌 (요리하는곳)에 들어오기만 해도 두들겨 맞았죠. 제가 썬 무만해도 왠만한 밭의 몇년치 수확량쯤 될겁니다.. 이건 좀 오바네요. 여하튼 힘들고 매력적인 이 일에 저는 점점더 빠져들었습니다. 생선의 결과 온도 부위, 손을 차게한답시고 이상한 운동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오랜 과로로 비몽사몽 무를 써는데 손이 뜨끔한겁니다. 검지손가락을 베었는데 깊이 뼈같은게 보이는겁니다. 아버지가 허둥대는 모습은 그때 처음본것 같습니다 사실그렇게 심한 상처는 아니었어요 지금도 가끔 흉터를 보면서 나름대로 추억에 잠기죠 인건비 아낄려고 남들보다 잠을 덜잔 탓인지 전 키가 작았습니다. 지금도 작아요.. 아침엔 170 빼꼼 하다가 저녁엔 수그러듭니다. 그게 좀 아쉽네요 얼굴은 호남형입니다. ㅎㅎ 아버지는 저보다는 손님분들과 대화를 더 많이합니다. 훨씬 많이하죠 IMF를 어렵잖게 넘긴것도 그 덕분일지 모릅니다. 음식점은 음식만 팔아서는 한계가 있죠 눈으로 먹는 신이 내린 음식 회중의 으뜸은 참치머리입니다. 저도 모르게 광고를 .. 제가 달려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갈길을 내다보면 참으로 싱숭생숭 합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정진해야죠. 모든 일은 노력여하에 달려있는 거니까요. 회는 소화두 잘되고 맛도 좋습니다 몸에도 좋고. 좀 도와주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