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추의 비밀: 어느 헬기조종사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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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Z의 대표적 꿀파밍 지점으로 헬추 사이트가 있다(꿀이 없을 때가 더 많지만...).
사람들은 헬추 사이트가 서버 리스타트 때마다 랜덤으로 스폰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상은 이러하다.
<북서에어필드에 헬기 3대가 이륙 대기 중>
이름하여 UH-1Y Venom. 얼마 전 블랙호크를 밀어내고 이 놈이 랜덤 추락 헬기가 되었다
(그런데 기본옵션으론 이놈이 블랙호크보다 더 비싸다고 한다. 헐...)
Day SA에서 멀쩡한 헬기를 본 적이 없다고?
당연하다. 멀쩡한 헬기는 유저들이 접속할 수 없는 서버 리스타트나 정기점검 시간대에만 선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2시간 혹은 4시간마다 있는 서버리스타트 시간...
불과 몇 분안에 추락 헬기들을 치우고(?) 새로운 헬기들을 띄워 추락시켜야 한다.
그래도 요즘은 Persistence 때문에 일이 대폭 줄긴 했다.
<동료 파일럿들 탑승 대기 중>
이제 각자 자기 순번의 템들을 싣고 이륙해야 한다.
<내가 몰 헬기>
헬기 앞에 내가 실어야 할 아이템들이 놓여있다. 탄약통, 수류탄, 그리고... 탄통에 살짝 가려진 Steyr AUG A1 도 보인다.
<이제 탑승>
하려는 찰나 '200억도 넘는 멀쩡한 헬기를 하루에만도 수십대씩 추락시키다니 말이되는가?' 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서인가 예산문제 때문에 한동안 헬기 추락을 중단한 적도 있다)
하지만 '에이, 알게 뭐람?' 이내 임무를 계속 수행한다.
<엔진스타트!>
<모두 이륙 완료>
이 때 조심해야 한다. 아주 가끔이지만 충돌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그럴때면 에이필드에만 헬추사이트가 2개 생기지). 각자 행선지로 출발!
<추락사이트로 이동중>
자, 이번엔 어디에다 내리 꽂아야 하나?
참고로 Dayz에서 왜 헬기가 추락했는지 말이 많은데... 정찰 중 피격당해서...("메이데이, 메이데이, 피격당했다. 이제 추락한다.. 아악!!"), 혹은 한눈팔다가.. -> 이런 거 다 구라다. 그냥 체르나러스를 벗어날 수 없도록 연료를 눈꼽만큼 싣고 그 연료가 떨어지면 추락하는거다. 연료를 많이 실은 채 추락하면 헬기가 전소/완파되고 템들도 모두 파괴(ruined) 혹은 유실(missing)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기 그린마운틴이 보인다.
이번엔 저 근처에서 떨어져야겠다.
마침 연료가 거의 다 떨어졌다.
가급적 맵상에 스폰 포인트 근처에 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리스폰된 걸로 아니까...
<꼬리부터 랜딩 크래쉬 터치다운 직전>
그리고
왜 탈출하지 않았냐고?
일단 헬기는 기본적으로 비상탈출이 불가하고 설사 탈출하더라도 복귀 중에 유저들에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헬기와 운명을 같이 한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냐고?
-> 리스폰
Dayz에서 소위 '추락 상태의 헬기'는 리스폰되지 않는다.
헬기는 매번 다시 이륙하고 추락할 뿐이다.
대신 리스폰 되는 건 헬기 조종사이다. 추락 헬기에 늘 조종석이 비어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디서 리스폰되냐고?
-> 북서에어필드 지하
그리고 거기서 커피나 한잔 마시면서 다음 비행을 기다린다.
또한 거기엔 수백대의 헬기들이 다음 추락을 위해 대기 중이다.
(고만해 이 미친놈들아!)
결론: 그러므로 헬추를 발견할 때마다 이런 헬기 조종사들의 노고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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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픽션 "헬추의 비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