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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자랑좀 해도 될까요.
게시물ID : wedlock_39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탱
추천 : 21
조회수 : 1087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6/08/17 01: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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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게가 많이 뒤숭숭한것 같네요.
좋은 글도 있었으면 해서 올려보아요.
 
 
 
저희 시부모님은 참 좋으신 분들입니다.
주위 결혼한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그게 더더욱 명확히 드러나요.
 
자상하고 인자한 인품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툭툭 내뱉는것 같아도 다 며느리 걱정, 며느리 사랑이라는게 말속에서 묻어나와요.
 
한달에 한번정도 제가 먼저 신랑에게 시댁 가자고 얘기를 해요.
아가도 보고싶으실테고, 오랜만에 온가족 둘러앉아 식사도 하시고 싶으실테니까요.
 
가게 되면 전 아무것도 안해요.
하다못해 설거지를 하려고 해도 엄마 살림에 손대지 말고 과일 먹으라고 쫓아내셔요.
그러다보니 정말로 아이 케어만 하게 되는데, 이또한 대부분 시부모님께서 해주세요.
 
맛있는 반찬 있으면 저 먹으라고 앞으로 밀어놔주시고,
외식하게 되면 항상 제일 먼저 저에게 뭐가 먹고싶냐고 물어보셔요.
 
여행이라도 가게 되면 잘 놀다 오라고 신랑편에 용돈도 주시고,
온가족(시부모님, 형님부부, 작은시누, 우리가족)이 일년에 딱 한번 여름휴가 같이 가는데,
전 정말 가서 하는게 없이 놀다만 와요.
하다못해 과일깎이, 설거지, 상차리기도 못하게 하세요.
 
신랑이 아버지 사무실에서 같이 일해서 아버지 쉴때 같이 쉬거나 꼭 쉬고싶을때 말씀 드리는 편인데,
가족 여름휴가 다녀오면 꼭 저희끼리 놀러갔다 오라고 따로 휴가+용돈 주세요.
제가 가족휴가는 휴가가 아닐거라고 생각하시는것 같아서 그러시는것 같은데,
사실 전 온가족이 모이는게 엄청 즐거워요. 그래도 따로 휴가 주시는건 받아요ㅎㅎ
 
남들 다 겪는 연락문제도 없고,
가끔 어머님이 아가 보고싶다고 영상통화 하게 되면 길어야 2분? 3분?
아가 얼굴 보고 아가~ 할미야~ 많이 컸네~ 맘마 먹었어? 엄마 힘들게 하지 말고~ 다음에 또 보자~ 하고 끊으셔요.
저 불편할까봐 그러시는데 오히려 제가 죄송해서 더 길게 하고 먼저 걸때도 있어요.
 
시누가 두명이 있는데, 신랑 위로 한명, 아래로 한명 있어요.
형님은 결혼하셔서 지금 임신중이셔요.
 
연애시절부터 아버지가 가끔 툴툴거리시면 아빠 지금 시아버지 노릇 하려고 그러는거냐고 하지 말라고 컷트해주세요.
아버지 툴툴거리시는게 악의가 있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습관처럼 나오는거 다 알고 있고 전혀 기분나쁘지 않은데 혹시나 싶으셨나봐요.
 
저한테 개인적으로 궁금한게 있는거 외엔 단 한번도 저에게 연락하신적 없어요.
이제는 그게 좀 서운해질 정도예요ㅎㅎ
집안 행사라든가, 휴가라든가, 무슨 일이 있으면 신랑하고 얘기해서 처리하세요.
그래서 전 모르고 지나간 일도 있어요.
 
온가족 다 모일때 제가 뭐라고 하려고 하면 며느리는 그냥 앉아있으래요.
본인 집 일이니 본인들이 하는게 당연하다면서.
 
형님도 시댁 가면 며느리라 같은 며느리 입장 잘 이해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가끔 시부모님하고 며느리 입장으로 싸우기도 하셔요ㅎㅎ...
 
아가가 10개월정도 되었을때 어머님이 저 몰래 아이스크림을 새끼손톱만큼 입에 대주셨나봐요.
아직 아이스크림은 먹이지 않을 때여서 조금 당황했는데, 형님이 바로 뭐하는거냐고 하지 말라는 짓 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엄청 화내셨어요.
덕분에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아도 되었어요ㅋㅋ
(다른건 몰라도 아가 일에는 딱부러지게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는데 형님이 먼저 화내주셔서..ㅎㅎ)
 
형님이 11월이 예정일인데, 저희도 아들, 형님네도 아들이라 우리 아들 깨끗한 옷이랑 용품 다 물려주기로 했어요.
워낙 잘해주셔서 제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드리고 싶어요.
 
아가씨는 기본적으로 형님과 비슷해요.
아직 미혼이지만 새언니, 새언니 하면서 저를 많이 좋아해줘요.
 
아가 돌잔치때 생일선물이라고 지맥* 전동차 2인승짜리 비싼거 선물해줬어요.
넘 비싸서 받아도 되나 고민했는데 이왕 사주는거 다른것보다 간지나는거라고 쿨하게 사주더라구요.
근데 그거 아가가 무서워해서..... 돌잔치때 타보고 못타봤어요 T_T
 
조카바보라서 지난번에 하루 자고 갔는데 마트가서 장난감만 세개 사주고 갔어요.
뽀로로 퓨처북 비싼데....
 
아가씨하고 얘기하다가 신랑 흉보면 맞장구 쳐주면서 저한테 잘하라고 구박해줘요...ㅎㅎㅎㅎㅎㅎ
하루 자고 갔을때 저녁을 나가서 먹을까 집에서 먹을까 고민했는데 김치찌개 먹고싶대서 불고기랑 해서 줬어요.
너무 맛있게 싹싹 먹어주고 설거지 본인이 한다고 싱크대 앞에 서는거 우리집이니까 내가 할거라고 했어요.
언니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라고 하는데 뿌듯했어요.
 
항상 아기를 봐주려고 해서 너무 고마워요.
애기 내가 볼테니까 언니는 쉬어요~ 라든가, 언니 밥 편하게 먹어요~ 라든가.
 
 
 
 
 
당장 생각나는것만 적었는데도 한가득이네요.
결게나 판, 맘카페, 다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이라든가, 아니면 친구들하고 얘기할때 느껴요.
 
아, 이런 시댁을 만났다는건 참 행복한 일이구나.
그러니까 내가 더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한번쯤은 우리 시댁 자랑해보고싶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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