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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죄송스럽습니다.
게시물ID : gomin_4846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쳐버린다.
추천 : 0
조회수 : 10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1/24 17:49:27



아빠랑 또 싸웠습니다.

이번에는 명백하게 제가 잘못되었던 것을 압니다. 말투가 문제였거든요.

툭툭 내뱉는 듯한, 명백한 시비조에 저 자신과 남을 비교하려고 들었거든요. 

그것때문에 한 소리 들었습니다. 제가 사과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못하겠더라고요.

그냥 가슴이 울렁울렁거리면서, 과거에 서러웠던 기억들이 치고올라와서, 뭐

'그러는 자기들은..' '내가 힘들때 하나도 도와주지 않았으면서' 이런 생각들말입니다.

사실 저는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부모도 멀쩡하게 있고

어여쁜 여동생도 한 명 있지만, 저는 과거를 생각할때 마다 암울해지고 우울해져요.

지금은 비록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려웠던 과거에 아빠가 많이 폭력적이였거든요.

매일 싸우고 다투고, 사는 곳도 그렇게 발달된 곳은 아니였어요. 동갑내기 한 명 없고 흔한

남자아이 한명 없었거든요.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날 소심하고 겁 많은 제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학교에서 남자인데 소심하고 겁이 많다는 것은 소외되기 쉬워요. 배려받지 못하거든요.

항상 혼자였어요. 친구도 없고, 성적도 나쁘고, 왕따까지는 아니여도 따돌림이나 괴롭힘 받고.

지금은 몇몇 친구가 생겼지만, 고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은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한테는 말 못했어요. 어떻게 말해요. 부모님은 제가 평탄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믿었는데.

미안하고 창피해서, 말 못했어요. 그렇게 그냥 묻어갔어요. 한번은 나를 보아달라는 그런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지만,

모르시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부모님은 나에게 관심이 없는게 아닐까, 나는 그냥 보잘것없는 존재가 아닌가하는 자기 비판

까지 하게 됬고요. 어느세 저는 부모님과의 대화를 꺼려하고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바쁜 건 알아요. 부모님이 힘들게

일하시고 돈을 벌으셔서 제가 여기있는 것도 느껴요. 제가 생각한것보다, 느낀것보다 힘들게 사신 것도 알아요. 하지만 원망스러운걸요.

나를 왜 이렇게 키우셨을까. 소심하고, 겁없고, 초라하고. 왜 나를 봐주시지 않을까. 왜 내가 힘들다는 것을 알아채 주시지 못할까.


이러다보니 어느세 고집스럽게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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