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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의 추억] 대학생때 배고팟던 기억
게시물ID : bestofbest_39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넥쿤
추천 : 240
조회수 : 14220회
댓글수 : 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0/08/27 11:39:32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8/26 23:24:38
40대 직딩.

가끔씩 식당에서 밥먹다가 학생들이 맛있게 밥먹는거 보면 학생들 몰래 제가 결제하고 도망갑니다.
없는 돈에 이리저리 고민하면서 주문하고 허겁지겁 먹는 친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신용카드가 불쑥....
제가 워낙 배고프게 학생생활을 해서 그런 행동을 서습없이하곤 합니다.

90학번.

수도권대학교
사립이라 등록금은 비싸고 부모님께 생활비 더달라는 이야기도 못하고....
당구나 생맥주, 여자친구와의 낭만..이런건 우리한테 있을수가 없었지요.
오직 생존만이 있을뿐.....

기숙사는 부족하고 자취방은 비싸서 3~4명이 동거 하기도 했지요.
좁은방에서...헐~

자취생들의 밤은 길고도 배고픕니다.

저녁은 6시경 먹는데 다음날 아침 식사는 7~8시나 되야 학생식당이 문을 열죠.
-12시에 점심먹고 6시까지 버티는 것도 쉬운일은 아님


1. 식권이 없고 돈도 없어요
가끔씩 무슨 이유 때문인지 천원짜리 백반 사먹을 돈도 없을때가 있었지요.
그때는 한명이 식권한장으로 밥을 타온뒤...다먹고 리필하러갑니다. 그러면 다음 사람이 먹고 한번 더 타옵니다. 그러면 세명이 먹지요.
- 단 리필시에는 국이나 고기반찬등 건더기들이 갠자히 줄어드는 안습이....

한번은 돈까스가 나오길래 한개만 더 주시면 안되냐고 배식하시는 아주머니께 여쭙니다.
당연히 안된다고 하시지요. 그런데 저의 행색을 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돈까스 소스통에 빠진게 하나 있는데 그거라도줄까?"

*.* 캄삽다....땅에 떨어진거라도 먹겠습니다......그리고 아주머니 사랑합니다.



2. 그래도배고프다...먹어야 한다...
위의 리필 식사하고나면 그래도 배가 고프고 사람이 살짝 돕니다.
야밤에 실험 농장에 풀어놓은 오리서리, 원예과 사과나무 배나무 서리, 심지어는 벼에 콩까지 베어오는....
진짜버라이어티 야생의 세계.....


3. 가끔 시골에서 쌀이 올라옵니다. 40kg 한가마..
근데 이게 보름을 겨우 넘겨요......반찬없이 밥으로 칼로리를 충당하니...덜덜덜....
그래도 한가마가 반가마가 될때까지는 행복하지만..그 이후부터는 덜덜덜.....


4. 아주 특별한날 '빙그려'에서 나온 '두게더' 아이스 크림을 방친구가 사옵니다.
이 아이스 크림을 먹는데는 룰이 있습니다.
먼저 : 쪼매난 아이스크림용 나무숫가락만 써야 하고, 
둘째 : 나무숫가락이 부러지면 탈락입니다.
욕심부려 꽁꽁언 아이스 크림을 퍼가다가 부러지면 탈락이지요.
한번은 새로 영입된 방친구가 쇠숫가락 들고 덤비다가 단체로 다구리.....


5. 축재때는 나름 먹을게 지천입니다.
주점 알바하면서 이것 저것 안주도 먹고......
식공과에서 빵이랑 케익 만들때 짜투리를 얻어먹습니다.
한번은 식공과 친구들이 생크림 케익을 만들어 팔다가 전량 반품이되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고 설탕을 안 넣었다는군요. 당연히 저희가 페기해 주었습니다.
생크림 케익에 김치국물 뿌려서...맛있게 냠냠.....


6. 엠티를 가도 아무리 술을 마셔도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맨정신으로 끝까지 남아야 굴러다니는 안주며 식량들을 가방에 주섬주섬 챙겨서 방친구들과 긴밤 버틸 양식을 챙기거든요.


어찌어찌해서 졸업하고 회사다니고....행복했습니다.
배가 안고팟거든요. 저녁은 회사에서 그냥 주네요...이런 기적이...


아무튼 늘근 직장인의 넋두리였습니다.

참고로 여학생들 식비는 결제안해봤습니다.
괜스리 오해받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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