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보세요. 여기서 이제 몇 년 있으면 류현진도 나오고 윤석민도 나올 겁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대한민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NC 다이노스와 19일 도류구장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다. 최고의 스타들만 모인 대표팀과 프로야구 막내구단의 대결은 승패가 정해져 있는 듯했다.
때문에 NC 김경문(55)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승패가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우리 선수들은 저런 스타들과 경기를 해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기는 것보다 얼마나 배우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 결과 NC 선수들은 분명 큰 것을 배웠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를 해서 경험을 얻은 것만이 아니다. 대표팀을 1-0으로 제압하는 작은 이변을 낳은 것이다.
대표팀은 첫 실전경기였기에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NC 역시 제 컨디션은 아니었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 캠프를 마친 NC는 17일 잠시 한국에 귀국한 뒤 18일 2차 전훈지인 타이완에 도착했다. 오랜 비행과 시차적응 문제로 NC 선수들 역시 100%는 아니었다. 때문에 김 감독은 농담 삼아 "오늘 우리 애들이 눈에 보이는 게 없어서 잘 칠 지도 모른다"고 살짝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NC는 손승락을 상대로 1점을 얻어낸 것이 전부였지만 대표팀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것도 타격감각 회복을 위해 이승엽-이대호-김태균이 클린업트리오를 이룬 대표팀 타선이었다. 1번 정근우부터 10번 전준우까지 한 명도 피해갈 수 없는 타자들이었다.
'리틀 류현진' 노성호의 호투가 눈부셨다. 선발 노성호는 3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열었다. 2회 대표팀의 주루미스에 따른 위기탈출 등 행운도 따랐지만 침착한 피칭이 돋보였다. 이어 이성민(2이닝 2탈삼진 무실점), 이민호(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최금강(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김진성(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 완벽하게 나눠 던졌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잘 해줬다. 내일도 자만하지 않겠다. 대표팀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애써 기쁨을 숨겼다.
승리의 주역인 NC의 젊은 투수들은 승리 후에도 담담한 표정이었다. 노성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라는 생각을 안하고 그냥 내 공만 던졌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고, 김진성은 "크게 긴장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선을 다해 겨우내 구슬땀을 쏟은 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당당함이었다.
NC 주장 이호준의 말이 이날 승리의 의미를 잘 드러냈다. "거 봐요. 우리 선수들 만만치 않다니까요. 젊은 투수들이 얼마나 잘 던지는데. 여기(NC)서 이제 몇 년 있으면 류현진도 나오고 윤석민도 나올 겁니다.
20일 NC는 대표팀과 연습경기 2차전을 치른다. 모두 4차례 펼쳐질 NC와 대표팀의 연습경기. NC의 '아기 공룡'들은 최고의 상대를 만나 쑥쑥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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