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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이달 초 시작, 2년 연속 발생… 녹색연합 “4대강 보로 물 정체 영향”
6월 초부터 낙동강 중·하류에 녹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들은 4대강의 보 설치 후 물 흐름이 정체돼 낙동강 녹조가 지난해보다 두 달이나 앞당겨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 황인철 4대강현장팀장은 6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낙동강 탐사 중에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 앞과 창원의 본포취수장 인근에 녹조가 퍼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면서 “마치 녹색 페인트나 물감을 뿌린 듯 선명해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낙동대교 아래쪽과 우곡교, 합천 창녕보 상류 등지에서도 녹조 알갱이나 옅은 녹조 띠가 발견됐다”며 “날씨가 뜨겁고 당분간 비가 오리라는 예보도 없어 며칠 사이에 녹조가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녹조는 지난해에도 6월 초쯤 하류 쪽 본포취수장에서 발생하기 시작해 장마기간 소강기를 거친 뒤 7~8월에 상류 쪽으로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하류인 본포취수장과 중류 쪽인 대구 근처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지난해에 이어 연속적으로 녹조가 발생하고, 발생시기도 두 달이나 빨라진 것은 4대강 사업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황 팀장은 “지난해에는 4대강 공사가 진행되면서 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보의 수문을 닫았는데 올해는 수문을 계속 닫은 상태로 있었다”며 “강에 유기물질과 오염물질이 많이 축적돼 있는 데다 유속까지 느려지다보니 녹조가 더 빨리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맨 아래쪽에 있는 낙동강 하구언에서 주로 녹조가 나타났는데, 4대강 사업 후 연속적으로 낙동강 상류 쪽에도 발생하고 시기도 빨라졌다”며 “4대강 사업이 녹조 발생을 촉진시키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오기도 전에 낙동강에 녹조가 나타남에 따라 4대강 사업의 폐해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해에도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8개의 보가 만들어져 유속이 느려지고 유기물질·오염물질이 쌓여 녹조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으나 환경부는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4대강 사업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황 팀장은 “날씨가 덥다고는 하지만 낙동강이 흘렀을 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보를 제거해 유속을 빠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