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군병원 중 가장 큰 병원이다보니 매년 구설수에 오르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그냥 눈팅만 하고, 애들 힘들겠네.. 하는 생각도 하고 그랬는데요.
이번에 총알 못 빼는 병원이라는 말을 보고는 같이 공유해도 될 내용이 있는 것 같아 글을 씁니다.
흔히들 군병원하면 막 의사가 된 사람들이 병사들을 실험대상으로 삼는다는 인식이 강한데요.
다른 의무대나 지방의 작은 병원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국군수도병원은 좀 다릅니다.
아무래도 군대이다보니 약간의 위계질서는 있다지만, 병원장부터가 민간인(예비역)으로 되어있고요.
각 부서도 경험 많은 민간인 의사를 억대 연봉을 주고 고용해서 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밑에 보통 군의관들이 함께 일하고 있고요.
근처에 있는 분당서울대병원보다는 의료설비나 실력면에서 부족하겠지만
흔히 군병원이라고 알고 있는 수준보다는 확실히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총알을 못 빼느냐고 하시는데요.
그건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대로 그쪽 분야의 교육을 받은 군의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교육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을 만큼 국군수도병원 예산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방부나 의무사령부에서 무언가 대책을 내놓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전기를 많이 쓴다는 이유만으로도(환자 규모가 군병원 중 가장 큰데도 그런 고려 없이 그냥 군병원 중 전기를 가장 많이 쓴다는 이유로) 예산 제한을 많이 했으니까요.
이제 그쪽으로 예산을 편성해 전문인력을 양성할 것 같네요. 한 5년쯤 걸리지 않을까 싶지만..
기간병들은 이런 사정을 대충 알고 있기에 병원에서 필요한 수술을 받는 데에 별 거리낌이 없습니다.
다만 타부대 병사들이 국군수도병원을 나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면 '대충 진료해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건 많은 병사들이 특정 요일에만 몰리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왜 일주일에 두 번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기상악화로 외래진료를 안 받는 날이 겹치면 그 다음 외래진료날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리거든요.
그리고 솔직히, 진료받으러 와서 신청만 해놓고 px나 카페에서 놀다가 돌아갈 때 돼서야 '사람이 많아 진료를 못 봤다. 다음에 다시 와야겠다.'라고 말하는 병사들이 의외로 많아요.
그런 병사들때문에 당연히 원활한 진료도 안 이뤄지고요.
수도병원에 있는 군의관들은 민원에 굉장히 민감한 편인데, 놀러온 병사들이 핑곗거리 만든다고 그런 민원 제기하고 가기도 하고요.
이야기가 새는 것 같네요. 한 마디로 요약하면 국군수도병원은 다른 군병원보다는 확실히 규모도 크고 실력도 높지만, 여러모로 열악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은 이런 일들이 하나하나 터지면서 조금씩 바뀔 것 같네요.
ps. 예쁜 간호장교 정말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