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고 말들 하지요. 그런 말들을 들으면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어찌 그걸 설명해 보려면 참 시간도 많이 걸리고 길어지기도 했는데 좋은 말씀(?) 있어서 좀 베껴봤습니다. 또 최상천은 “왜 언론과 지식인들은 ‘그놈이 그놈’ 이고 ‘그게 그거’ 라고 욕할까? 뭐든지 우습게 봐야 빼어난 지성인일까? 차이를 분간할 줄 모르는 탁월한 바보일까? ‘그놈이 그놈’ 이니 ‘뻔할 뻔 자’ 투표는 하지 말라는 뜻일까? 아니면 다른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것일까?…… ‘그놈 공식’을 기획·제조·유통시키는 첫째 목적은 악당의 범죄 은폐다. ‘김구와 박정희는 다 같은 한국 사람이다’는 말이 무엇을 노릴까? 박정희의 민족 배반 범죄를 은폐한다. 이런 사기에 동원되는 방법은 ‘차원 올리기’와 ‘차원 내리기’다. ……우선 문제를 독립운동, 민족 배반이라는 정치 행위 차원보다 한 차원 높은 한국 사람이라는 인종 차원으로 끌고 가서 김구와 박정희를 동일화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김구와 박정희는 똑같은 한국 사람이 되어버린다. ‘정치인은 그놈이 그놈이다’는 말도 전형적인 ‘차원 올리기’다. 이런 말이 통하면 학살 주모자 전두환과 민주 지도자 김영삼, 김대중은 똑같은 ‘그놈이 그놈’인 정치인이 되어 버린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차원 내리기’는 더 교묘하다. 전두환, 김대중, 김영삼은 모두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 이걸 두고 언론은 셋 다 ‘부패 정치인’이라고 규탄한다. 그러면 민주주의자 김영삼, 김대중은 독재자 전두환과 똑같은 놈이 되어버린다. 낮은 차원의 부패 문제를 가지고 높은 차원의 정치적 성격을 가려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차원 올리기’와 ‘차원 내리기’를 거듭하면 대중은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정말 그놈이 그놈이네’라며 정신착란을 일으킨다. 이때부터 대중은 언론과 지식인의 ‘정신적 노예’가 되어버린다. …… ‘그놈 공식’의 둘째 목적은 정치적 허무주의를 유포시키는 것이다. ‘그놈이 그놈’이니 정치에 뭘 기대하는 놈이 얼간이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생각이 머리와 가슴까지 꽉 차면 정치 혐오증이 발병한다. 정치만 보면 아랫도리가 후들대고, 입이 벌어지고, 머리가 띵하고, 눈앞이 캄캄하고, 오장육부가 뒤틀린다. 이런 정치 혐오증은 정치권에 대한 무차별 욕설과 정치 외면을 불러온다. 무차별 욕설은 어느 놈이 ‘나쁜 놈’이고 어느 놈이 ‘좋은 놈’인지 가리지 않는다. …… ‘그놈 공식’의 셋째 목적은 대중을 일차원적 인간으로 끌고 가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치인과 정당이 ‘그놈이 그놈’이라고 믿는 한, 계급이나 이념은 선택 기준이 아니다. 계급 정책도 이념도 ‘그놈이 그놈’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꼭 선택을 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무의식 중에 나하고 가까운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혈연, 지연, 학연을 쫓아갈 것이다.” 출처 : 강준만,'한국 현대사산책 2000년대편 1권'(인물과사상사,2011), 327~329쪽. 원출처 : 최상천,'알몸 대한민국 빈손 김대중'(사람나라,2001), 176~178쪽. 원 출처가 10년전에 쓰인 책이건만 저런 문제가, 저런 사람들의 인식이 지금까지 '전혀'바뀌지 않는다는게 참 슬픕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