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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취사병 SSUL 스압주의
게시물ID : military_39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객@
추천 : 10
조회수 : 411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2/08/06 22:54:06

베스트에 올라왔던 글을 보던 중 해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궁금해서 밀게에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그냥.... SSUL이나 한번 풀어보렵니다..

 

저는 취사병 출신입니다. 사실 원래는 취사병이 아니었습니다. 일반 보병이였습니다.

 

훈련단에서 사격할 때 사격을 잘했다는 이유로 탄피받이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통제를 잘 안 따른다는 이유로 귀마개를 빼라고 명령을 했고

빼고 사격을 하는데 처음 쏘는데 귀가 멍한게 이거 큰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번쩍 들더군요.

 

왜 이명증 아시죠? 큰 소리들리면 삐~ 하는 소리가 나잖아요? 그거 아직도 들립니다. 069월 이후부터 쭈욱~

아무튼 훈련단 같은 동기들 중에서도 같은 증상을 호소한 여러 동기가 있었는데 대부분은 일주일 정도 지나니 그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도 있구요.

 

 

아무튼 저는 화기중대에 배치됐습니다. 배치되고 1달이 지난 후 행정관께서 취사병으로 저를 전출 시킨다는 말을 듣고 그날 하루는 울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같은 소대 선임들이 너무나 좋으신 분들이셨습니다. 제가 외동인지 그래서 모르겠지만 친형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도 있었습니다. '해병대에 밥하러 온게 아닌데....'

 

행정관께서는 당연한 처치이셨겠지요. 귀도 안좋은데 90mm를 쏠 수는 없을테니까.

 

그때 당시 내무실 왕고 선임이 저에게 그러더군요 '돌아올 생각말고 90mm의 명예를 걸고 일을 해보라고

 

제가 정말 좋아했던 선임이셨기에 그 말을 듣고 이 악물고 처음 4일간이 뛰어다니며 일을 배웠습니다. 그랬더니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이 되더군요

 

4일간은 하나도 힘이 안들더군요. 이게 뭐가 힘들다고 취사병 선임들이 힘들다고 하는지 당최 이해가 안됐습니다.

 

5일째.... 조금 일어나는게 힘들더군요. 6일째.... 으어..... 7일째.....  뭐지.... 이거...... 어어어어어어......... 살려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힘들더군요.

무엇보다 힘들었던것은

이른 아침 모두가 자고 있을 때 털레털레 취사장으로 걸어갈 때 그 암흑 속 내 자신이 초라해질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화기중대 선임도, 취사병 선임도 모두 그러셨었습니다. 총쏘는게 배워서 밖에나가 어디서 쓰이겠냐, 차라리 밖에 나가서도 써먹을 수 있는게 훨씬 낫지 않겠느냐 하시더군요. 그때 그 당시에는 그 말을 조금은 공감했었지만

 

지금은 ........

 

 

칼질 한번하면 그냥 '우와 오빠 칼질 잘하시네요'

칼등으로 마늘 다지기 시전할 땐 '오빠 이런거 처음봐요.. '(이건 전역하고 어머니께 배웠지만 군에서 배운 칼질 덕분에 가능했죠)

 

솔직히 많이 +가 되더군요......ㅎㅎ

 

 

그리고 밖에서 취사병하면 문제 있거나 편한 보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건 아닙니다. 취사가 정말 중요합니다. 여러분! 

예를 들어 여름에 부식관리를 잘못해 식중독이 걸린다면!

 영POWER창 

 

선임들의 구타는 칼등(고기 자르는 칼)으로 제 맞선임의 머리를 찍는 둥 없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으슥한 곳이 많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하지만 취사병이라 좋은 점은 있었습니다!

먹을것이 많다!!!!!!!!!

 

이병때 배고프지 않습니까?

 

짬밥 맛없다고 하잖아요? 

그거 대량급식이라 그런것도 있는데 식어서 그렇습니다.


특히 치킨! 


따뜻할때 먹으면 엄청 맛있습니다. 그리고 돈까스도


따뜻할때 먹어도 맛없다는 것은 대충 이러합니다.


할 줄 몰라서 레시피대로 대충 넣기만 한 것.


1사단안에는 취사장 별로 어머니라고 불리시는 민간 조리사분들이 한분씩 계시는데 이분들은 보통 중식을 해주시고 퇴근하시기 때문에 이분들에게 물어볼 수 없는 메뉴가 조식에 나온다면 전날 물어보지 않는다면 엉망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물론 할 수 없는게 없었으니 다 맛있었습니다.

실제로 타 대대 간부들이 와서 많이 드셨구요.


제 자랑이지만

해안(GOP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나갔을 때 연대장님이 드시고 맛있다며 밥값이라고 3만원 주시고 가신적도 있습니다. 아 물론 3만원은.... 행정관께 뺏겼습니다...............ㅜㅜ


취사장이 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이 있으신데요. 절대 편한곳이 아닙니다. 특히 여름..... 부식관리하는데 죽습니다. 아주.....


한번은 순두부가 상한줄 모르고 다 넣었다가 냄새가 이상해서 배식 30분전에 다 버린 안타까운 기억이.....



아무튼 썰이 길어졌네요.


두고두고 많이 썰 풀겠습니다.


취사병이라 무시말아주세요

취사병들은 일반 병들 축구보러 응원가고

제주도에서 한라산갈때 그 병들을 위해 

즐기지도 못하며 주먹밥을.... 싸고 있습니다..


취사병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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