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되, 불구속 기소하기로 방침을 11일 확정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의 수사 개입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보름을 질질 끈 결과이다. 막판 윤석열(여주지청장)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은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제동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지금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 저렇게 틀어쥐고 있으면 방법이 없다”며 실명을 거론하며 공개 반발하기도 했다.
국정원 사건 수사를 예의주시하며 의견을 내온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원세훈‧김용판 구속이 중요한 이유는 그 배후에 대한 신문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구속을 막은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의 정통성 저는 부정한다”고 통탄했다.
표 전 교수는 “청와대와 법무장과, 새누리당이 총력으로 나서서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압력넣는 이유는 결코 ‘원세훈 구하기’가 아니다. 이미 원세훈은 MB맨이고 밟고 싶은 자이다”며 “원세훈이 대선 관련 새누리 공모자와 배후를 밝히지 못하게 하려는 안간힘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원 전 원장에 대해 선거법 제85조 1항 위반 및 국정원법 제9조 위반 혐의 등을 적용키로 했다.
선거법 85조(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1항은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정원법 9조(정치 관여 금지)는 국정원장과 직원이 정치활동에 관여하지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방어권 보장과 오는 19일 공소시효 만료 등을 고려해 원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은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또 국정원 사건에 대한 축소ㆍ은폐 의혹을 받아온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경찰의 댓글 의혹 수사 과정에서 축소·은폐를 지시하거나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적용, 기소하기로 결론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표 전 교수는 트위터에 “법과 정의 짓밟은 박근혜, 더이상 제겐 대통령이 아니다”며 “다음 정통한 대통령 생길 때까지 공석”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표 전 교수는 “특히 새누리 일부 인사들이, 욕먹을 각오하고, 말도 안되는 ‘국정원 여직원 인권 운운’, ‘국정원 제보자 민주당과 고위직 밀약설’을 흘리는 이유는 논란과 관점을 다른 곳으로 옮겨 원세훈‧김용판 배후에 대한 관심과 수사 자체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표 전 교수는 “이제 ‘불구속 기소’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간다. 과연 대한민국 사법부, 얼마나 독립성과 중립성, 전문성, 과단성, 법과 정의에 대한 원칙을 지키는 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경찰과 검찰이 포함된 ‘행정부’는 그들의 우두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 다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도 표 전 교수는 “대통령과 정부는 인정 못하지만 검찰은 법정에서 끝까지 진실을 드러내 법과 정의를 짓밟은 무리들에게 응당한 법의 심판이 내려질 수 있게 최선 다해주시길 응원한다”고 검찰에 당부했다.
네티즌들은 “청와대가 검사에 압력전화 넣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마찬가지..정권퇴진 운동이 답이다”(라**), “모든 법이 죽었다. 검찰도 죽었다. 법무부 장관만이 법이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스**), “검찰은 당장 원세훈을 구속수사해야 한다. 범죄를 옹호한다면 지금 철창에 갇혀있는 모든 죄수들 또한 불구속해야 한다”(피**), “결국은 박근혜에 득이 되려고 했던 짓이니 이렇게 되는 게 뻔한 거 아닌가. 청와대와 법무장관이 누르는데 어떻게 제대로 된 수사가 되나. 검찰의 이중잣대로 항상 죽어 나는 건 야권과 일반 국민들이다”(fr***), “황 방탄 장관이 정의를 죽였다. 대한민국은 무법천지다”(미*), “국가의 최고 정보와 권력기관이 국가의 대통령을 뽑는 중대차한 선거에 개입하여 국기를 문란한 사건을 불기소 처분이라~참 할말이 없다”(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종편 ‘채널A’는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쪽 선거운동원 출신 등 ‘댓글 알바’를 대거 고용해 300만원씩 활동비까지 지급하며 조직적으로 댓글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