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사람들이 우리 말로 말할 때에는 모두 "이씨"라고 하면서 영어로 써 보라면 일제히 "Lee"라고 쓴다. 왜 그러냐 물으면 사람들이 그렇게 쓰니까 따라서 그럴 뿐이라고 한다. 대답으로는 좀 시원찮은 대답이다.
참고로 이웃 나라 李씨의 현지 발음과 영문 표기를 알아 보면,
중국 李 = 발음 [리] / 영문 표기 Li 또는 Lee - 영어 발음도 [리] 북한 李 = 발음 [리] / 영문 표기 Li 또는 Lee - 영어 발음도 [리] 한국 李 = 발음 [이] / 영문 표기 Lee - 영어 발음은 [리]
한국이 한국식 발음은 [이]로 놓아 두고 영문 발음만 [리, Lee]로 한 것이 중국 따라 한 것일까, 북한 따라 한 것일까?
아니면, 미국 남북전쟁 때 남부군 장군에 Lee 씨가 있는 걸 보고 미국 따라 Lee씨를 새로 창씨하기로 한 것일까?
미군이 우리 나라에 들어 오기 전만 해도 우리 나라 이씨의 영문 표기는 집안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북쪽 출신인 이승만 대통령은 어린 시절 고향에서부터 "리승만"이라고 불리어졌기 때문에 미국서 1910년 박사학위 딸 때에 영문 표기 성씨를 "Rhee[리]"라고 쓴 것이 당연하고,
이준 열사와 함께 1907년 헤이그까지 갔던 남쪽 출신 이위종 밀사는 어린 시절부터 "이위종"이라 불리어졌기 때문에 영문 표기 성씨를 "Ye[이]"라고 쓴 것 역시 당연하였다.
7개 국어에 능통했다는 이위종이 "Ye"라고 썼다는 사실에 이씨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글자로 "이"라고 쓰는 것에는 그 발음이 두 가지가 있다. "이것저것","스멀스멀 기어다니는 이","1(일)"에서의 "이"는 목구멍에 힘을 주는 발음의 "이"이고, "이익", "이서방", "2(이)", "일[事]"에서의 "이"는 목구멍에 힘을 주지 않는 부드러운 발음의 "이"이다. 그리고 영어에서도 "ear-이어"의 "이"는 목에 힘을 주는 "이"이고, "year-이어"의 "이"는 부드러운 발음의 '이"이다.
이러한 양국 발음을 고려하고, 영어에서 "be, me, he, we"의 "e"가 모두 [이]의 발음이란 것도 감안하여 이위종이 영문성씨를 "Ye"라고 한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이위종은 1907년 헤이그에서 유창한 영어. 프랑스어 솜씨로 만국평화회의 무용론을 주장하면서 만국기자단으로부터 "조선독립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얻어낸 정말 대단한 분인데, 이 사건에 대하여서는 7월 초에 자세히 소개할 계획이다)
어쨌든 북한 출신 "리승만"과 남한 출신 "이위종"이 각자 자기네 집안에서 발음하는 그대로 "리"와 "이"를 "Rhee"와 "Ye"로 쓴 것은 나무랄 데가 없는데....
요즈음 남한 이씨들이 일제히 북한 출신이 되기로 작정하였는지, [리] 발음이 나는 "Lee"를 쓰기로 한 것은 정말 이상하기 짝이 없다. 아니면 일제히 미국의 "Lee" 장군과 종씨가 되기로 작정하였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이미 영문 성씨 "Lee"로 국제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버린 이씨네 사람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우리 말 남쪽 발음대로 영문 표기를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Lee"로 정 쓰고 싶으면 우리 말 명함도 "리 아무개"로 바꾸든지(북한의 경우처럼)
그렇지 않으면 남한 발음처럼 [이] 발음 나는 "Yi" 또는 "Ye" 또는 "Yee"로 영문 표기해야 좋을 것 같다.
"Yi","Ye","Yee" 세 가지 모두 괜찮기는 하지만, "Yi"로 쓸 경우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야이]로 읽을 우려가 있고 "Ye"로 쓸 경우는 많은 유럽인들이 [예]로 읽을 염려가 있기 때문에 "Yee"로 쓰는 것이 우리 나라 발음 [이]를 가장 잘 살릴 수 있어서 무난할 것 같다.
( 그래야 우리 나라 어린 학생들이나 외국인들이 볼 때 "참 이상하다. 왜 이씨들이 영어로는 [리]라고 할까" 라고 하는 의문이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