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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0613094212155 일베와 나꼼수를 비교한 경향신문의 기사에 관하여
< 경향신문 > 은 '일베'와 나꼼수'의 닮은 점으로 △인터넷을 통한 급속한 확산과 광적인 지지 △손쉽게 적을 규정하고 적을 기준으로 피아 식별 △스스로를 정치적 각성의 장, 언론이 알리지 않는 진실의 보고로 여김 △주의주장에 근거한 정보의 유통 △개개인의 무력함을 뛰어넘어 영향력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실현을 들고 있다.
한편 < 경향신문 > 은 '일베'와 '나꼼수'사이의 차이 점으로 △일베의 적은 진보세력, 나꼼수의 적은 보수 정권 △일베는 게시판 기반 평등주의, 나꼼수는 팟캐스트 기반 일방향적 전달 △일베는 오프라임 모임 금기, 나꼼수는 대외활동 및 정치세력화 시도 △일베는 철저히 익명성에 기반, 나꼼수는 유명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주도를 열거하고 있다.
또한 < 경향신문 > 은 "일베는 나꼼수 현상의 거울 반전상이다", "양쪽 다 음모론적 가설에 기대 환상을 보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이나 촛불집회를 거치며 무언가에 대해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면 힘으로 나타난다는 역사를 이미 경험했다. 현실에선 영향력이 없는 무력한 개개인이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인정받기 위해 서로 모여 목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일부 지식인들의 분석을 통해 '일베'와 '나꼼수'의 근친성을 설명하고 있다.
'일베'와 '나꼼수'를 비교분석한 < 경향신문 > 의 시도는 일리가 있다. 그런데 일리만 있다. 특히 '일베'와 '나꼼수' 간의 공통점에 대한 < 경향신문 > 의 분석에는 전혀 동의가 되지 않는다.
예 컨대 '나꼼수'가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 검찰, 조중동 등에게 적대적이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꼼수'가 손쉽게 적을 규정하고 적을 기준으로 피아를 식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설사 그런 측면이 있다해도 '일베'가 민주화세력이나 민주정부나 전라도나 여성이나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퍼붓는 적의(敵意)의 정당성과 표현의 저열함과 '나꼼수'의 그것을 같은 저울 위에 올려놓는 것이 합리적이고 균형감각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국가 실정법 질서 내에서 최고 규범이라 할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구성원리로 대략 다음의 세 가지 원리를 들고 있다. '민주국가 원리', '법치국가 원리', '사회국가 원리'가 그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 등이 대한민국 헌법이 예정한 국가구성원리에 얼마나 어긋나게 행동했는지를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설사 '나꼼수'식의 방법과 표현이 적절하지 않았고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해도 '나꼼수'의 정당성과 순기능은 평가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반 면 '일베'가 민주화세력, 민주정부, 김대중, 노무현, 전라도, 여성,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쏟아내는 증오와 저주의 언행에는 대한민국 헌법이 승인하고 구현하려는 가치와 규범 중 어떤 것도 담겨 있지 않다. 일.베.충들의 난동은 그저 가학(苛虐)과 피학(被虐)의 열정의 전염이거나 범죄의 혐의가 짙을 따름이다.
주의주장에 근거한 정보의 유통이라는 지적도 별로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나꼼수'는 주장을 했지만 나름대로 근거가 있었고 그 근거들이 제법 탄탄했다. 물론 '나꼼수'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굴지의 언론기관도 아닌만큼 '나꼼수'가 제시한 근거들이 모두 진실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꼼수'의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은 거의 대부분 최소한 상당성은 인정받을 만한 것들이다.
반면 일.베.충들이 하는 주장(기실 주장이라기 보다는 감정의 배설과 욕설)은 거의 대부분 근거가 없거나 잘못된 근거들의 뒷받침을 받는다. 놀라운 건 대부분의 일.베.충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의 객관성 및 정확성을 확보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일베'를 거울에 비친 '나꼼수'로 분석하고 묘사하는 건 터무니 없는 논리의 비약이거나 사실인식의 오류이다. 어떤 평론가의 말처럼 '나꼼수'와 '일베'에 투입된 대중들의 인정받고 싶은 열망은 동일한 성질의 것일지도 모른다.
하 지만 중요한 것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아니라 그 욕망이 표출되는 방향과 방식이고, 그 욕망이 지향하는 목적과 투쟁의 대상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나꼼수'와 '일베'는 유사성이나 근친성이 전혀 없다. 거칠게 말해 '나꼼수'는 현실의 거악과 맞서 싸웠고, '일베'는 표현의 자유를 무한대로 누리게 해준 세력(민주화 세력)과 사람들(김대중, 노무현)을 물어뜯으며 사회적 약자들을 들볶는 중이다. '나꼼수'와 '일베'를 비교하는 건 그 자체로 반지성의 증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