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나게 일하고 있는데 남편한테 메신저가 왔다.. 뜬금없이 "난 너무 행복해" "왜?" "주말마다 빈둥거리며 하는 일 없이 보내는 나한테 매주 여기저기 놀러가자고 해줘서.." 뭔가....말 속에 가시가 있다...... 링크를 걸어준다.. 오늘 오유 베오베에 "결혼이 즐거워요 우라질나게~" 글을 읽어보란다... 하하하하하하....하...하..... . . . 나도 정말...정말...결혼이 즐겁다... .
난 친정이 가까워도 잘 안가고..시댁은 멀기 때문에 가서 하루 자고 오니깐 너무 즐겁다. -난 잠자리가 바뀌어도 잘 자니깐.....^^
운전면허를 아직 따지 않은..결코 면허 딸 생각이 없는 남편을 모시고 시댁에도 다녀오고 놀러갈 때면 언제나 내가 운전석에,,남편은 조수석에 앉는다. 옆에 앉아서 나꼼수를 들으며 "자기는 주차가 예술이야.""워워~조심해" 잔소리 대마왕이다. 운전이 이렇게 즐거운 건지 몰랐다..즐거워서 눈물난다... -난 원래 운전하는 걸 좋아해......^^
남편은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오면 회사 때려치운다고 한다.. 그러면 난 말한다. "응~오빠가 좋을대로 해~" 난 참 즐겁다.. -내가 먹여 살리지 뭐......^^
집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살다가 결혼(10개월차)하고 설거지, 빨래, 다리미질, 요리 등등 만능재주꾼이 됐다. 난 회사도 가고 대학원도 가지만 항상 남편 저녁밥을 준비해야 한다. 바깥에서 사먹는 음식 맛없고 집 밥이 맛있다고 하는데... 나도 외식 할 줄 안다. 그래...난 퇴근이 4시 반이니...일찍 오는 내가 요리하면 된다..난 요리하는 게 즐겁다.. 매일같이 부서지는 손톱과 까지는 메니큐어..건조해진 손을 보면..한숨이 나오지만.... 모두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이것 역시 즐겁다. -나도 집밥을 좋아해.....정말......^^
옷은 진짜 일년에 한번 사줄까 말까 기억도 안나고 어쩌다 명품가방하나 사주고선 엄청 생색내고..계속 생색내고..3개월째 생색내고 있다.. 화장품이 떨어졌다고 말하니 인퐉 장바구니에 담아놓으란다... 실컷 인터넷 결재 해주고는 "이번 달 자기 용돈에서 깔께~" 괜찮다.....처움부터 사주길 바란게 아니니깐...난 참 쪼들리는 이 생활이 즐겁다. -용돈이 남아서..괜찮아....정말.....^^
남편은 안 아픈 곳이 없다... 머리아파..어깨 아파..감기 걸렸어..알레르기..비염..발바닥 아파..눈 아파..위 아파..목 아파.. 매일매일 아픈 위치가 바뀐다. 안 아픈 날도 있다..그런날은.. "자기야~나 몸살 날 것 같아..""자기야~나 비염 수술할까?" 지금 또 네통으로 연락이 온다..."자기야~나 대상포진 같아..아~어쩜좋아." 아..........가지가지한다... 5살이나 어린 와이프한테..아프다는 말을 그렇게 자주 하고 싶나요? 이 할아버지야... -내가 집에 가서 약 발라줄게.....ㅜ.ㅜ
요즘 남편은 나꼼수에 빠져있다. 집에 오자마자 밥을 먹고 그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전까지.. 아니 꿈나라로 가기 전까지 나꼼수를 듣고..트위터를 하고..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를 듣고..삼국지를 듣고..심지어 화장실 갈 때도 스맛폰을 놓을 줄을 모른다.. 대화가..줄었다..얼굴 마추지는 시간도 줄었다.. 침대에 누울 때마다 서러운 감정이 들지만..괜찮다..뭐.. 머리만 닿으면 잠이 드는 사람이니까.. -난 원래 혼자 눈 뜨고 멍~하니 있는 걸 좋아해..정줄을 잘 놓으니까..;;;;;
난 결혼하길 참 잘했다.. 지금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도 자꾸 웃음이 난다.. 정말 즐거워서 웃는거다..실성한게 아니다.. 처음 올리는 글이 이런 글이라는 것도 참~~즐겁다.. 아침 8시 반에 출근하자마자 타놓은 커피를 지금 발견하고는 이제야 한숨 돌리며..차가워진 커피를 마시면서..글을 쓰고 있으면서.... 오늘 저녁 집에 가서 해야할 집안일을 생각하고 있는 지금.. 난....참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