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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팬이시거나 혹은 관심이 있다하시는 분들은 (물론 평소 아이돌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도!) 꼭 보시면 좋을 거 같네요
항상 레드벨벳 노래를 들을 때면 뭔가에 끌리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 몰랐었는데
이분 글을 읽으니 제 취향이 어떤건지 알 거 같습니다 ㅋㅋ
(가독성을 위해 글 문단을 편집하고 아주 일부만 볼드체로 바꾸었습니다.)
(추가 : 각 순위 별 곡의 유튜브 영상을 추가하였습니다.)
주의 : 글이 매우 깁니다.
이 앨범은 설사 디스코그래피 계보 위주의 팝/가요 씬의 풍토가 완전히 접히는 훗날이 되더라도 아이돌 카테고리를 차치하고도 꼭 회자될 법 한 아니 회자되어야 할 명반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팬 분들은 이 앨범이 보여준 요소들에 대해 차후 다시 곱씹어보시길 바라며 아직 접하지 않은 분들, 아이돌 판 이후 가요 끊으셨던 분들, 팝 음부심 소유자도 한 번 꼭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사족을 달자면 두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놓쳐서는 안되겠습니다.
이 앨범은
1.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의 -특히 업템포- 메인스트림 팝의 여성 알앤비 음악의 전형적인 온갖 요소를 따 와서 그 어떤 경로보다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머라이어캐리가 00년대 이후 구사했던 바이브나 아리아나그란데 등의 디바 음악의 신 조류와 그 일련의 계통에 이르기까지 전혀 좇지 못하던 팝초심자리스너들에게도 그 시대상과 유행에 대한 해석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매우 퀄리티 있는 소스와 코러스를 사용하고 있고, 그것을 조잡하지 않게- 이펙트와 악기를 분명하고 선명한
라인으로-배치/구성하여 미디음악을 공부하는데 아주아주아주 좋은 교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레드벨벳의 음악을 듣게된 계기가 happiness 가 넵튠스의 휴고가 프로듀스한 곡이라는 걸 우연히 알게 되어서였습니다. 당시 첫인상은 멤버 넷이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 뮤직비디오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음악은 그냥저냥...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레드벨벳이 해피니스를 필두로 매쉬업된 형태의 댄스곡 유형에 강점을 보였던 fx의 연장선-어쩌면 그 아류의 형태로-을 탔다면 저는 레드벨벳이라는 브랜드에 별다른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레드벨벳이 덤덤을 낸 후, 7월7일을 내기 바로 전의 뒷북 타이밍에 레드벨벳의 '더레드' 앨범을 우연히 듣게 되었고 큰 감화를 받더니 결국은 개별멤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 이후 이전 트랙들을 섭렵하였고.. 누적이후 어떠한 종합적인 감상들이 생겨나면서 브랜드에 가치를 부여했던 것 같습니다.
레드벨벳의 음악이 가져다 준 종합적인 감상은 '쉽게 풀어쓴 여성 알앤비 고전' 혹은 '소녀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서구권 디바들의 음악' 이라고 표현해 보겠습니다.. -여기서 '소녀'라고 함은, 컨셉도 컨셉이지만 대부분은 해외 리액션 영상에서 확인하듯 이들을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보기 때문이고, '읽어준다'함은 보여주는 것을 넘어 어려운 핵심포인트를 과감히 집어 덜어내고 소화하기 쉽게 묘사한다는 점 때문-
쉽게 풀어서 썼다고 해서 오리지널보다 수준이 낮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스엠이 추구하는 레드벨벳의 독특한 컨셉-서양 여자아이들 마냥 염색을 한다거나 컬러풀한 의상과 뮤직비디오를 고집하는-과 맞물려 상당히 독특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바이브를 전해주는 강점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들이 보여준 해석본이 서양의 올드스쿨이 아닌 동양의 뉴스쿨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차후 오히려 수준을 격상시킨 무브라고 평가될 수도 있겠죠.
fx에 비견이 많이 되는데 한국적이냐 팝적이냐 이 한가지 틀만 놓고 보면 같이 묶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fx와 완전히 다를 컨셉으로 인지되고 있고 그 이유는 저는 두 가지로 꼽습니다.
1. 보컬의 활용
더 정확히 말하면 보컬을 맡는 사람의 기량 문제라기보다 보컬을 하모나이징 하는 과정들, 그리고 배치와 같은 기획력을 말합니다
2. 리얼 세션에 더 적합한 음악
제 생각이지만 fx는 90년대 말 부터 모비, 케미컬브라더스 등 빌보드에 잠입하였던 일렉트로닉 붐을 케이팝 아이돌 댄스곡이란 틀 안에서 개성있는 형식으로 한국에서도 보여준 케이스라고 보고 레드벨벳은 fx와 달리 일렉트로닉 효과음이 주가되기 보다는 미디가 아닌 실제 연주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도록 음악을 구성하는 소스와 진행방식에 있어 마치 하나의 밴드가 이루는 잼과 같은 성향이 짙고 그래서인지 전자음악이 덜 발달한 90년대 이전의 음악에서 차용한 이미지들까지 시대적 스펙트럼이 더 폭넓게 느껴집니다.
2번의 경우는 2010년대 이후 남성 중심의 트랜스음악-한국 남돌도 마찬가지-을 제외한다면 현재 빌보드 씬이 보여주고 있는 최신의 경향을 따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fx와의 비교얘기를 꺼낸 것은 1번의 경우를 어필하고 싶어서였는데 긴 설명을 덜어줄 자료가 친절하게 올라와 있어서 기뻤습니다;;
이처럼 결코 빈틈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 코러스의 다양한 각도에서의 침투가 인상적이며, 아예 보컬 자체가 여러 조합으로 겹을 이루며 보컬라인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상당히 스킬풀한 기획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렌드 세터라는 명목을 제하고도, 이 점 만으로도 케이팝 내에서 레드벨벳의 각별한 브랜드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하모니와 배치이외에 보컬의 활용에서 진보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소녀시대까지만 해도 일부 유지된 소위 강타보아식 지르기 형태가 fx를 거쳐 이젠 완전 소멸까지 이른 점입니다.. 일단 트랙들이 고음부자체가 생각보다 별로 없고, 있다 해도 그 되지도 않는 가슴을 모아올리는 것 만큼이나 불편한 초기 에쎔씩 지르기 신공 답습 대신 여럿이 감싸는 코러스 정도로 깔끔히 보컬을 맺는 것이 가능해졌는데 이는 보컬라인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웬디의 두성창법이 큰 역할을 한 듯도 합니다.
레드벨벳에 관한 다른 유저들의 글을 보노라면 멤버들의 보컬능력의 어떤 강점을 주로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반대로 한 명 한 명 독자적으로는 그 전 선배들에 비해 그다지 나을게 없고 오히려 파급력이 떨어진다고 보고요 대신 조직력과 하모니에서 매우 우수한 조합을 발휘하여 음색의 강점까지 돋보이게 하였다는 점에서 즉, 개개인의 지르기형태로 드러나는 존재감이 사라지고 팀으로서의 일체감을 높이는 보컬라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캐릭터보다 음악자체에 더 많은 집중을 하는 저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이것을 진보가 아니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레드벨벳의 해외 리액션 영상을 여지껏 한 수백개는 족히 본 것 같은데, 동년배 이하 어린 수용자들은 음악 자체는 다소 난해하게 생각하고, 이들의 아이템이나 스타일 위주로 주목하는데 비해, 아주머니?들은 이들의 무대의 퍼포먼스와 음악의 본 컨텐츠에 껌뻑 죽습니다.. 젊은 감각에 대한 향수를 찾는 동시에 케이팝 밴드가 주는 강력한 조직력, 그 안에서 해석되는 독특한 바이브를 지켜보는 것일 것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레드벨벳의 여정이지만 레드벨벳의 팬으로서 지금까지 들려준 곡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 볼까 합니다
15위 러시안 룰렛 - 러시안 룰렛
지극히 개인적으로 코드진행때문인지 Carl Carlton 의 SHE'S A BAD MAMA JAMA가 생각났습니다. 알비알베르손이라는 원작자인 이 독일 작곡가의 성향은 분명 국내에서도 알려진-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모던토킹 아저씨들의 현대판이라 할 만하고 즉 이 바이브는 그로부터 10여년이 되어 국내에 다시 울려퍼진 독일식 신스팝 그루브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별도로 바로 전 타이밍에 소녀시대의 'party'에서는 트렌디한 하우스그루브를 먼저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일일이 나열하긴 좀 그렇습니다만 러시안 룰렛의 이 전형성은 이 작곡가를 중심으로 지금 일본의 아라시나 샤이니가 하고 있는 부분과 음악적 컨셉이 겹치는 감이 있습니다.
본 트랙의 자세한 것은 이 영상의 설명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제 의견과 매우 흡사하더군요
위 영상의 핵심의견 요약
1. 애초에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에 집중하기 위해 튀지 않는 보컬과 무난한 신디의 평행배치, 여백을 사용하였다
2. 후반부 '구피'신스파트가 인상적임.. 이 구간의 이미지를 좀 더 사용해도 좋았을 것
3. 이 곡은 레드벨벳의 역량이 충분히 평가받기 전에 꼭 레드벨벳이 아니어도 어느 기획에도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무난한 컨셉으로 데뷔 이전에 미리 준비된 것 같다 -> 궁예질 적중
14위 my dear - 러시안 룰렛
스윗튠 출신으로 카라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듯한 황현씨 곡입니다
이분은 더레드앨범의 day1이라는 트랙에서도 보여주듯 밴드의 잼 형식의 전개에도 강점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다소 알앤비 힙합 스러운 레드벨벳의 기본 컨셉의 독특한 예외 형식을 앞으로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곡에서는 키보드 실력이나 음조 자체를 뽐내는 세션으로서의 그루브나 힘을 중시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신디사이저 음원으로 적절한 배경색을 선정한 후 후반작업에서 공간감과 거리감을 잘 활용하는, 마치 영화의 음향감독이나 화가 혹은 엔지니어 같은 느낌을 밭았습니다
이 곡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보컬이 들어가면서부터 두마디씩 끊어서 두번의 키 업-도레미파 음계자체가 통째로 상승-을 해서 후렴부로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순식간에 아주 자연스럽게 보통 가요에서 키 업은 후반부 최종 후렴구를 반복할때 사용하곤 하는데 이 경우는 초반부에서 잡아버리고 올라갑니다
7월7일에서는 후렴부를 키 다운을 하는 가요에 전례없는 파격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키 업입니다
또한 후렴부 파트 부분을 SES의 바다가 불렀다 불렀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과거 아이돌 향수가 묻어나서 인상적이었습니다
13위 huff n puff - 더레드
곡 컨셉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라는데 곡 자체는 전혀 이상할게 없고 2000년 초중반 푸시캣돌스의 니콜세르징거의 전형적인 바이브와 꽤나 닮아 있습니다 리듬구성이 박력이 있고 오케스트라급 스케일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며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도입부와 후렴이전 브릿지의 단순한 전개를 톡톡 튀는 보컬파트로 변화를 줘서 아이들도 들을 만큼 집중력을 높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보컬에서는 웬디의 애드립과 코러스 침투에서 어떤 걸 크러시를 느꼈습니다
마지막 후렴 들어가기 전에 갑자기 힙합댄스모드로 돌변하는 부분이 있는데 앞의 브릿지와 스캣부분과는 달리 소녀만이 아닌 흑누나 바이브도 갖고있다고 외치는 듯 했습니다
덤덤과 레드벨벳의 기존 이미지를 전혀 모르는 -특히 팝 매니아가- 듣고서 실제 무대를 볼 경우 가장 큰 반전을 느낄 수 있는 트랙 같습니다
12위 somethin kinda crazy - 아이스크림케이크
이 곡을 만든 테디라일리는 원래 피아노 연주자였습니다
토이의 유희열처럼 블랙스트릿 앨범 표지에서 보여주는 후카시?와는 달리 보컬과 랩은 쥐약이지만 묵직한 건반사운와 토크박스를 활용하여 90년대 중반의 뉴잭스윙을 이끌었습니다
남자음악만 할 것 같던 테디라일리가 레드벨벳을 보고 건반 앞에서 이런 감상을 떠올렸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을 따름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 걸 그룹의 음악에서 무그 처럼 굵직한 건반 사운드가 베이스라인을 타고 들어올 날이 올줄은 몰랐습니다
영광입니다
11위 oh boy - 더레드
아주아주아주 흡수하기 쉽게 만든 트립합-록이나 재즈를 기반으로한 일렉트로닉+힙합- 형식의 곡입니다
힙합리듬진행에 청량한 리얼 피아노 사운드의 조합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이 곡을 만든 허비 크리치로우는 슈퍼주니어 중국앨범의 트랙에 참여하였고 그 다음이 레드벨벳이었던 듯 하네요.. 재밌는 것은 정작 본인은 국내로치면 이상민이나 클론이 하던 소위 닭다리잡고삐약삐약? 을 연상케 하는 노는 오빠 스타일의 힙합 레이브 뮤직을 하셨던 분 같은데 어찌 되었건 레드벨벳을 통해서는 시인의 가사가 더해져 순수하고 감각적인 바이브를 연출했습니다
잔잔한 배경음악의 구성이지만 낮은 bpm에도 보컬은 오히려 그보다 빠른 트랙들보다도 파워를 아끼지 않고 임팩트를 주었고 최종후렴에 들어가기 전에 기승전결식의 가요식 전개를 받쳐주는데 필수인 보컬고조과정이 제 역할을 하며 친숙함을 더했습니다
10위 rookie - 루키
지극히 단순 감상으로만 보면 첫 도입부에서 테일러스위프트의 shake it off를, 베이스라인 들어가면서부터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필승 넘어가기 전에 보여줬던 인터루드가, 후렴부 들어가면서는 가만히 있으면 다 내가 해 준다던 남진선생님의 노래가 생각나는 트랙이었습니다
뭐 이 곡의 개인적인 첫 감상은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국내반응들은 뭐 이런 음악이 다 있냐고..
해외 리액션도 의외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런 리액션을 죽 보노라면 저는 국내는 말할 것 없고 전세계적으로 록 스피릿이 얼마나 오래 사장되어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다가옵니다
이 곡은 댄스곡 치고는 상당히 리얼 세션에 가까운 펑크 록 분위기가 지배적이며 특히 80년대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포인트를 잡기 조차 애매한 아주 친숙하고 평범한 바이브라 할 수 있겠습니다- 스엠이 제공한 기사의 퍼블리시티는 funky 스타일이라고 규정해 놓았으나 악기 구성이 아닌 장르를 규정하는 제 1순위인 리듬의 측면에서 엄연히 punk rock쪽에 가깝다 할 수 있겠습니다-
딱 하나 독특한 의외성을 부여하자면 발랄한 댄스곡이 주 컨셉임에도 블루스 스타일로 베이스라인을 잡았다는 것인데 후렴부에 브라스섹션과 묶여 70년대 고고장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전 모티브를 내포한다는 것입니다
악기의 구성으로 디스코가 풍미했던 시대의 재해석으로 어떤 패러다임을 느껴볼 수는 있지만 철저히 개인적으로는 이 곡 스타일 자체에 의외성을 부여하긴 뭐합니다
선정에 있어 많이 듣는곡이 아닌 인상 깊은 곡이라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의 의외성이라면 의외성이 작용했고 이 독특한 걸 그룹으로서의 전형성이 앞으로 어떤 재평가 재해석이 될 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9위 lady's room - 더레드
이제는 살짝 뒤안길로 빠지신 에쎔 히로인 켄지님의 곡입니다
이 곡은 80년대 중후반 신디로퍼 마돈나 세대에 있을 법한 미디와 밴드형식을 반반섞은 듯한 팝 넘버의 느낌이 나면서 그 이후 세대의 잘게 부서지는 듯한 리듬이 가미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데보라콕스, 로린힐, 메리제이블라이지, 타미아, 디벨라모건, 크리스티나아길레라, 앨리샤키즈, 인디아아리 등등..
제가 좀 더 어렸을 때 레드벨벳과 같은 걸밴드가 있었더라면 굳이 위에 열거한 팝 씬에서부터 알앤비 탐색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비단 이 트랙 뿐 아니라 앨범 전체는 분명하고 선명한 악기 배치에 강점을 보여 알앤비 팝을 공부하기에도 너무 좋은 교재입니다
큰 틀에서 보면 뭔가 북미 팝스타일의 진부한 전형이고 단순 모방이 아닐까 생각될 법도 한데 멜로디 라인때문인지 아주 약간은 북미권이 아닌 동양스타일의 고풍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8위 ice cream cake - 아이스크림케이크
이 곡의 실제 드럼 파트 커버 영상입니다
그 어떤 리액션에서도 이 곡을 논할 때 리듬에 대한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의외였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상당히 리드미컬한 진행과 친숙하지 않으며 심지어 공포스럽기 까지한 모티브를 가지고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 내었다는 의외성 면에서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싶은 곡입니다
-ice cream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고 있지만 진정한 모티브는 어찌 보면 I SCREAM 이 아니었을지,, instrumental을 찾아보면 더 명확해 집니다-
이 곡은 일관된 한 장르라기 보다는 특정 루프의 반복이 잦고 메인이 되는 파트와 부차적 파트의 경계가 모호한 매쉬업 형태를 취하고 있어 fx가 보여준 성향이 떠오릅니다
7위 automatic - 아이스크림케이크
에쎔의 퍼블리시티를 통해 한국의 자넷잭슨... 으로 주목받았던 곡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자넷잭슨보다는 타미아나 엔보그 쪽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이곡에 국내 장르의 계보상 어떤 의미부여를 해 보자면 비슷한 템포의 슬로우잼 발라드는 1세대 1.5세대 정도의 다른 걸밴드도 많이 시도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경우 처럼 '단 한번도 정점을 향해 치고올라가는 과정이 없는'-심지어는 후반 브릿지에는 더 떨어지는-곡은 없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격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가요에서는 케이스가 빈약하여 통용할 수 없는 법칙이지만, 통상 팝 씬에서 이런 마이너하고 재지한 넘버가 주목을 받는 경우 업템포그루브나 힙합비트의 그것들보다도 더 큰 걸크러쉬 이미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
남자들보다는 같은 여성이 잘 느낄 수 있는 대목이죠
남자팬들은 인정하기 싫을지도? 모르겠지만 의외로 이 넘버로 국내가 아닌 해외의 리액션에서 레드벨벳을 예의주시하게 되었다고 언급한 -특히 올드팬, 여성일수록-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음판음원성적을 떠나 아마 한국 걸그룹 역사에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은 독보적 한 획이 될 이 슬로우 잼 넘버는, 개인적으로는 훗날 레드벨벳이 후발주자의 센세이션에 묻혀 잊혀지더라도 반드시 리스트에 있을 것 같습니다
6위 time slip - 더레드
해외에서는 이기 아젤리아의 fancy와 흡사하다는 반응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베이스를 끊어서 들어간다는 것 빼고는 별 유사점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이 곡을 처음 플레이하자마자 올드스쿨 힙합 리듬이 나왔을때 그 무게감에 기겁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더 놀랍게도 도입부와는 너무도 달리 뒤에 잔잔히 깔리는 코러스와 후반부브릿지에 다른 컨셉으로 넘어가는 베리에이션을 통해 그 독특함과 의외성에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실 보컬을 제한 음악 자체는 여백이 많고 선명한 베이스. 드럼, 키보드라인을 가진 어찌 보면 단출한 곡입니다
문제는 컨셉의 반전성과 보컬과의 조합입니다
무거운 음원을 후방에 배치시키고 하늘거리는 코러스와 짤막한 스캣만으로 여백을 메운 이 기가막힌 기획은 아주 오랜만에 레드벨벳을 통해서 느낀 것이었습니다
트랜스 뮤직 형태가 아닌 올드스쿨 힙합리듬의 걸크러쉬 곡들 가령 원더걸스의 like this, aoa의 짧은치마, 시스타의 푸쉬푸쉬 등등의 유사한 바이브를 띈 국내 걸그룹 음악들은
은 뭔가 임팩트 있는 장면을 구상하고 멜로디라인에 힘을 주었으나 도입부대비 너무 뻔한 전개로 간 케이스가 많았다면 이 넘버는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고 보컬도 밋밋하지만 반전매력으로. 아주 특별한 전형의 걸크러쉬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5위 light me up - 더벨벳
정확히 2002년경부터 3, 4년정도 빌보드 씬에서 붐이 일었던 네오소울의 순도 높은 전형을 닮아 있는 넘버입니다
아직도 정확히 기억하는데 2002년경 네오 소울이라 천명하며 디앤젤로의 VOODOO앨범-네오 소울의 교과서와 같은 앨범-이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하였는데 소위 소몰이식으로 국내에도 인기가 좋았던 소울발라드 형태와 댈러스오스틴과 로드니저킨스 저메인듀프리등이 장악하던 업템포 알앤비 형태와는 전혀 다른 조류의 서막을 알린 순간이었습니다..
'네오소울'은 90년대 말까지 형태만 살짝살짝 바뀌었을뿐 백인취향에 놀아나던? 블랙뮤직씬의 알앤비발라드나 클럽형음악에 대한 매너리즘에 반하여 생긴 하나의 트렌드로, 재즈나 블루스의 전성기보다도 더 거슬러 올라간, 아프로아메리칸음악? 혹은 점프악단이나 가스펠과 궤를 같이하는 흑인음악의 순수한 목소리와 선율을 찾고자 했던 움직임이었습니다
얼마전 그래미어워드의 최고 앨범상에 빛나는 비욘세의 레몬에이드 앨범은 이 네오소울영역을 간만에 다시 들춰내어 주목받았습니다
국내에서 인기있는 대표 아티스트로는 뮤직소울차일드를 꼽을 수 있겠네요
국내에서는 00년 초반에 이 붐의 영향을 받아 메이저에서는 휘성, 거미, 문명진, 원티드 등이 치고 나왔고 마이너에서는 프로듀서 Ra.D나 얼바노, 보컬팀으로 소울사이어티, 헤리티지 같은 팀도 있었습니다
네오소울은 국내에서는 안타깝게도? 정통스타일로는 성공한 케이스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게 얼마나 국내에 안먹히냐면 일례로 케이팝스타에서 윤주석이라는 친구가 탈락을 각오하고 디앤젤로의 how does it feel을 허심탄회하게 연주하고 내려갔던 적이 있는데 심사위원들이 저 노래를 '어차피 탈락하려고 한 곡'이라 받아들였을 정도..
휘성 김범수 등도 당시 조금 시도하는 듯 하더니 머지 않아 뽕발라드로 방향을 선회하였습니다
아무튼 레드벨벳의 이 넘버는 국내에서 정통스타일로는 아주 오랜만의 시도로 보여지며 네오소울이 잠깐이나마 횡행하던 그 시절 그 바이브 그 느낌 그대로 아주 섬세하게 잘 묘사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오 소울을 여자아이돌에게서 들을 기회는 레드벨벳 이외엔 아마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사려되며... 마마무??
개인적으로 매우 반가운 트랙이었습니다
4위 cool hot sweet love - 더벨벳
디오씨의 김창렬이 라디오에서 90년대 알앤비 여성 트리오 swv를 언급하며 7월7일 앨범에 있는 몇몇 트랙을 꼽았던 것 같은데 수긍이 갔습니다
이 트랙은 전체적으로는 90년대 젊은 흑인 아줌마? 성향을 닮은 듯 하면서도 부분적으로는 도입후 8마디가 흐르고 브릿지파트에서 한 번, 후렴부에서 또 한 번, 갑자기 오리엔탈?풍의 느낌이 확 꽂혔던 상당히 예측불가능하며 신기하기까지 했던 첫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고전의 훌륭한 해석본역할을 하면서도 레드벨벳만이 할 수 있는 바이브로서 팝씬을 기준으로 뭔가 시대의 신구조화가 느껴진 넘버였습니다
3위 dumb dumb - 더레드
일단 메인보컬라인을 생략한 이 인스트루멘탈을 듣고 얘기해야 합니다
이곡은 윌다비스트애덤스 라는 힙합댄스 안무가와 피프스하모니의 보스를 만든 테일러팍스 아줌마+런던노이즈의 곡이 어우러져 대놓고 블랙뮤직의 컨셉으로 레드벨벳 그 이전의 에쎔의 어떤 시도보다도 선진 트렌드를 충실히 따라가는 움직임으로 느껴집니다
제시제이의 뱅뱅을 닮아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좀 더 곱씹어보면 어떤 면에서 오히려 그보다 더 훌륭한 요소를 또한 갖추고 있습니다
릴 웨인의 Amili-힙합클럽댄스음악의 아주 전형적인 모습을 한-의 리듬과 유사한 골자를 지니고 있는 공통점이 있으나 좀 더 뒤쪽으로 잘개 쪼개들어가는 사우스 힙합비트와 샘플링이 주를 이루는 뱅뱅과는 달리 덤덤은 기타-베이스-브라스섹션 라인이 훨씬 리얼사운드에 가깝고 강약의 완급조절이 더 명확하다는 점에서 리듬이 다소 정박으로 정직하게 떨어지는 감이 있긴하지만 펑키뮤직에 가까운 밴드의 잼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뱅뱅의 바이브를 닮은 것은 아이오아이의 곡이나 레드벨벳의 happily ever after 차라리 이 쪽에 가깝다고 생각되며
덤덤은 이에 비해 클럽힙합의 리듬을 차용한 리얼 펑키뮤직구현에 가깝고 현재의 걸그룹 씬을 기준으로 더 희소한 느낌의 트랙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 세부적으로는 예리아이린 스캣부분에서 드럼이 빠지고 베이스와 저음부 브라스섹션으로 파격을 준 것과 마이클잭슨 트리뷰트 구간을 지나서 브릿지 파트는 웬지 작자의 의도라기보다 스무스하게 전개하려는 가요의 입장에서의 기획같이 느껴지는데 전혀 다른 느낌으로 감각적으로 잘 넘어갔다고 생각됩니다
케이팝의 틀에서 한정할 때 인스트루멘탈 측면에서 사운드의 질감이나 도입부에서 선보인 모티브 이후 전개의 파격성 가히 역대급이라 할 만 합니다
오히려 보컬이 별로 특색없어 보였을 정도의 훌륭한 인스트루멘탈이라고 한다면 너무 억지스러운 표현일까요?
2위 talk to me - 루키
개인적으로는 04 05년 경의 ignition, imma flirt의 알켈리나 비슷한 시기 머라이어 캐리가 떠올랐고 해외팬들은 최근의 아리아나 그란데의 the way와 견주고 있습니다
저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안비슷한 것 같은데 리듬이 비슷하게 가는 것 같긴 하더군요
oh boy 만큼이나 피아노 라인의 활약이 돋보이며 사우스힙합풍 트랜스비트로 트렌드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곡에서 느낀 매우 강렬한 느낌은 힘을 뺀듯 하면서도 움직임이 많은 보컬이 무게를 전혀 잡지 않고도 기가 막히게 곡의 무게를 떠받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점은 timne slip 과 유사한데 time slip보다는 좀 더 친숙한 멜로디와 걸그룹다운 면모가 강점으로 보입니다
리액션 영상에서 어떤 흑누나-흑동생?-는 이곡을 플레이하고 10초 이내에 발작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아마 본인이 10년 전쯤 듣고 자란 그 아득한 감각을 어린친구가 -그 분은 레드벨벳의 대부분이 20대라는 것을 알까?-훌륭히 구현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 같습니다..
에스엠과 레드벨벳이 앞으로 계속 지향해줘야할 어떤 포인트로 이곡을 꼽는 해외 반응이 더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컬에 저음부 코러스가 아주아주 희미하게 겹쳐 들리는데 다소 붕 뜬 듯한 보컬을 바짝 비트에 올려놓는 놀라운 아이디어같습니다
그외 후렴부의 나나나나나나 와 후렴 끝나기 전에 예리파트를 리버스시켜서 효과음처럼 곡의 서두에 배치한 아이디어도 돋보였습니다
1위 campfire - 더레드
베이스의 움직임을 잘 관찰해 보시길 바랍니다
한줄만 쓰기 아쉬워 좀 더 얘길 해 보자면
엉뚱한 가정이지만 만약 이런 유형을 1990년대 중반에 에쎔에서 걸그룹을 통해 히트시켰다면 혹은 안착시켰다면-물론 불가능했겠죠-90초반 굵직한 전성기를 보낸 서태지와 윤상과 같은-하지만 정작 본인의 주종목을 메인스트림에 전수하는데는 실패한- 이 땅의 베이스라인 혁명가들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고 팝/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자신들만의 걸그룹을 서둘러 창출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근데 레드벨벳을 어쨌든 해 냈습니다.. 했다는게 중요합니다
케이팝 아이돌의 한계와 상술에 혀를 찰지도 모를 왕년의 전설들이 이 트랙을 유심이 지켜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레드벨벳의 음악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게 사고 깜짝깜짝 놀라게 되며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점은 매우 어렵지만 여기 아닌 어딘가에 엄연히 존재하는 감각을 아주 어린 친구들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친숙하게 전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자꾸 고정적인 패러다임에 묶여 아재소리나 들어야 되는 현실속에서 뭔가 자극이 되고 신기함을 느낄 따름입니다
그저 엔터테이너 역할에 충실해야 할 뿐이라는 속물적인 연예인 관을 훌쩍 벗어나 창작물만을 심도 있게 들여다 보면서 뭔가 패러다임을 깨고 한 분야에서 진보한 예술가, 고고학자, 발명가의 모습을 그것을 구현하는 레드벨벳과 그 작곡지원팀을 통해서 느끼는 바 입니다
출처 | 1차 : MLB 파크 2차 : http://cafe.daum.net/dotax/Elgq/1649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