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각 새벽 1시
갑자기 주전부리가 땡겨서 길을 나섰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걷고 있는데 앞에 여자분이 걷고 계시다가 뒤를 휙 한번 돌아보시더라구요
그때까지만해도
'뭐 뒤에서 발소리 나면 돌아볼만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감기기운으로 연약해진 면역체계를 위해 걸음을 재촉했지요
그러다보니 필연적으로 여자분 거의 뒤까지 도달했습니다. 저야 당연히 지나쳐갈 생각이었구요
그런데 갑자기 여자분이 걸음을 휙 틀어서 아파트 단지쪽으로 가더군요
'흠... 여기 사시나보구나' 라고 생각하며 걸음을 재촉하는데
경비 아저씨의 "어떤 일이세요?" 라는 말과 여자분의 작아진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울먹이는 얼굴로 저를 가르키는 여자분과
흉악범을 목도한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경비아저씨 가 계셨습니다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비록 80kg도 넘고 머리도 반삭하고 수염도 길렀지만
나름 순정파 총각인데
엉엉
상처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