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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주차서비스맨<(-_-)/..8화
게시물ID : humorbest_400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사Kei
추천 : 16
조회수 : 1666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5/12 21:18:39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5/10 21:03:48
17 검품차량







 질문 하나 해보도록 하자.

우리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려면 물건이 있어야 한다.

그럼 그 백화점의 물건들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물론 각 납품업체로부터 온다.-_-b

이 물건들은 백화점에서 세를 내고 장사하는 점포에 전달되고,

백화점 점원들은 이것을 파는 것이다.

문제가 너무 쉬운가?

하지만 물건 납품은 이 문제와는 달리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어려운 일도 아니다.-_-;

그럼 도대체 뭐냐고?

규정을 지키면 쉽고,

그렇지 않으면 어렵다.

우리가 항상 적용받는 법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화점에서 납품하는 장면을 본 적이 없을 게다.

왜냐하면 납품이란 것이 고객관리 차원에서 이뤄지게끔 하는데

납품하는 장면은 분명 전시된 화려한 것들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박스에 담아져있는 브랜드 제품들을 보면 

쇼핑할 기분이 가실 만도 하다.

그래서 납품차량들은 지하 2층의 검품장이라는 곳에서 납품을 한다.

우리들은 이 차량들을 흔히 검품차라고 부르며

이들은 평일에는 1시-7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12시-8시까지 납품금지시간이 적용된다.

우리끼리 말하는 용어로는 검품통제시간이라고 하는데

이 시간대에는 주로 고객들이 몰리는 때이기 때문에

백화점에서는 납품차량이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굉장히 싫어한다.

현실적으로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점포 입장에서는 백화점측에 잘 보여야만 한다.

점포가 직원이라고 하면 백화점은 고용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주차안내원들에게 있어서 이들 납품차량의 존재는 곧 시간엄수와 직결했다.

납품차량들은 반드시 위에 언급된 시간을 지켜야 하는데

실제로는 못 지키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물론 여기저기 납품하러 다니다보면 시간을 못 지킬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백화점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계속 눈감아 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차량이 밀리는 시간에 납품차가 들어온다면 

일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화가 나기 마련이다.

안 그래도 막히는데 물건 내리겠다고 찾아오니 말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쇼핑하로 왔다고 하지만

나중에 몰래 보면 물건을 내리고 있다.-_-;;

내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난 납품차량에 대해 

나름대로 관대했다고 생각한다.-_-b

일을 하다보면 무전으로 납품차인지 감시하라고 때때로 메시지가 온다.

그럼 그냥 넘긴 적도 많았다.

그들도 먹고 살기 힘들텐데

이 정도 봐주는 게 뭐가 대수냐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뀌어갔다.

일하다보면 몰상식한 고객처럼

납품차량에도 몰상식한 인간들이 있었다.

차량이 밀리는 시간에 오는 건 고사하고,

다짜고짜 차량 방향에 역행해서 들어오는 차량도 간혹 있다.

(다행히 이들은 운전은 잘 해서 사고는 없었다.)

직접 보지는 못 했지만 싸움이 붙은 적도 있었다.

주임 중에 가장 어린 주임이 있었는데(아마 26살 정도?)

검품통제를 하기 위해 출차하라고 말했더니 

화를 내며 멱살을 잡고 밀더란다.

다행이라고 할까나

그 쪽에는 무인카메라가 지켜보고 있었고,

백화점 측에서는 이전에 납품시간을 안 지키는 점포는 퇴점명령을 할 거라 했다고 한다.

그 후에 일이 어떻게 풀렸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일하는 입장에서는 납품차량에 대한 인식이 

다소 안 좋아지는 계기가 된 것이 사실이다.

어느 날인가는 이런 일이 있었다.

한창 바쁜 주말로 기억한다.

나는 당시 서쪽 출구에 위치한 코알라 출구라는 포스트에 서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도 역시나 납품차가 들어온 것이다.

사정을 하는 그 사람들의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차량이 밀리는 시간에 납품차량을 받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일단 방침이 그러니 나는 그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지 않는가.

그 차량이 나가고 나는 지정된 위치에서 차량 안내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는데

방금 출차하라고 한 그 납품차량이 구석에 일렬주차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승합차가 일렬주차를 할 수도 없거니와

그 쪽에는 주차가 불가한 곳이기 때문에 나는 황급히 달려갔다.

"아저씨,여기 주차하시면 안 되요.

그리고 지금 납품시간 아니라고 나중에 오시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그러자 물건을 내리던 아주머니가 이야기했다.

"그게요.

우리가 멀리 지방에서 내려왔는데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한 번만 봐주세요."

이러니 마치 내가 교통경찰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다.

'별 수 없지.멀리서 왔다는데...'

그리고 나는 아주머니께 다음부터는 시간 지키라고 하고,

빨리 물건 내리고 출차하라고 말씀드렸다.

"고마워요.빨리 물건 내리고 나갈게요."

울먹이듯이 말씀하시는 걸 보는 그 때의 그 기분이란...

부모님같은 어른들이 그렇게 일하면서 쩔쩔매는 걸 보니 

괜히 가슴이 시려오는 것 같았다.

우리 아빠,엄마도 밖에서 일할 때 이렇게 다른 사람들 눈치 보며 일하시는 걸까?

과거나 지금이나 자식들이 평생 부모님 은혜를 못 갚는다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것도 갚지 못할 은혜이지만

이렇게 힘들게 누굴 위해 고생한다는 것이 부모가 아니라면 누가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이 일이 있은 후로 나는 납품차량 중에 

나이 드신 분들은 몰래 그냥 보내드리고는 했다.-_-;;

물론 이러면 당연히 안 되는 거였지만 차마 출차하라고 강요하지는 못 하겠더라.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었나보다.










18 클릭







 클릭이란?

마우스 버튼을 누르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주차장 용어로 클릭은 접촉사고를 말한다.

작게는 차량에 흠집이 난 것에서부터

크게는 차량끼리 부딪힌 경우도 포함한다.

지하 1층 빽근무를 설 때였다.

백화점에서 일하다보면 

운전이 미숙한 아주머니들을 많이 보게 된다.

아마 대부분 남편차를 끌고 쇼핑 나온 것이라고 예상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차량안내를 하고 있을 때였다.

어떤 고객이 날 부르는 것이 아닌가.

"이봐요.여기 좀 와보세요."

그래서 뛰어가보니 그 곳에는 거의 닿을 것 같은 차량 둘이 붙어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_-;;'

아마도 한 차는 들어가고,한 차는 나오려다 이렇게 되었을 게 뻔하다.

서로 좀 양보하면 이런 일 없을텐데...

그래서 나는 뒷차를 빼라고 말했고,

뒷차는 차를 빼다가 그만 둘이 붙어버리고 말았다.-_-^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그 불똥이 주차안내원에게 튀고는 한다.

지시를 잘못 내렸다는 내 과실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법적으로는 잘못이 없다.

그래서 안내원이 있는 곳에서 지시를 받을 때에는

안내원의 지시를 우선하되

위험하다 싶은 경우에는 자신의 판단도 고려해서 행동해야 한다.

안내원이 지시를 내렸을 때 그것에 따랐다가 사고가 났다고 치자.

그런 경우에 운전자가 안내원을 고소한다고 해도

안내원에게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운전자는 

정확한 신호체계가 없는 곳에서는 자신이 판단을 해야 하고,

자신의 행동에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안내원이 연관된다 하더라도

안내원은 그 상황에서 자신은 똑바로 지시를 했다고 하면 그만이다.

그러니 반드시 안내원을 따르되 맹목적이진 말자.

항상 이 맹목적인 믿음이 문제다.-_-;;

물론 주차장에서는 맹목적인 자기판단이 사고의 주원인이지만...

아무튼 이 두 차량의 접촉사고는 한 운전자가 괜찮다고 하면서 싱겁게(?) 끝나버렸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떤 날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할아버지 고객이 차량을 주차시키는데 정말 운전을 못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일하면서 본 운전자 중 단연코 베스트였다.-_-^

이리저리 왔다갔다 거리면서 역시나 결국은 일을 내고 말았다.

"쿵!"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량이 얌전히 주차되어 있던 뒷차를 박은 것이다.

'내 이럴 줄 알았어.으휴...'

그리고 클릭난 차를 살펴보고 있는데 뒤에 이상한 시선이 느껴졌다.

뒤를 살며시 돌아보니...

'으헛!'

뒤에는 피해차량의 가족이 서있었다.-_-;

다행히 그 고객은 차량을 살펴보더니 괜찮다고 그냥 가라고 했고,

그 할아버지는 내가 안내를 못 했다며 내 탓을 했다.-_-

'젠장!내가 뭐라고 했다고.-_-^'

황당하기 그지없다.

자신이 못한 운전을 내 탓을 하다니...

뭐,이런 경우야 흔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쁜 게 당연하다.

이렇게 클릭의 사례를 보면 둘다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둘 외에도 사례가 또 있다.

차량사고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 것.

바로 자신의 과실로 인한 접촉사고가 그것이다.

죄없는 차량을 어처구니없이 벽에다 박아버리는 이 초보운전자들.-_-;;

어디다 하소연 할 데도 없고,

자신의 실수이니 자기 운전실력을 탓할 수 밖에.

아마도 동쪽 출구에서 표받는 야간근무를 설 때일 것이다.

동출 포스트의 야간근무는 차량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나는 빈둥빈둥대며 근무를 서고 있었다.

빈둥빈둥거림이 나중에 차 없을 때는 앉아서 있기로 변하기도 했지만...-_-;;

아무튼 그 곳에서 표를 받기 위해 대기 자세로 서 있었다.

당시 내가 있던 옆에는 흰 중형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차량상태를 보니 한눈에 새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차에 어떤 남자고객이 타더니 후진을 하는 것이었다.

'아니,앞에 차도 없는데 돌려서 빼지.'

아니나다를까!

후진하다가 그만 단단한 기둥에 뒷범퍼가 박아버렸다.

엑셀을 얼마나 밟았으면 '쿵!'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에 커다란 기스자국이 나버렸다.

고객이 나와서 다시 후진을 해 출차했지만

아마 표 받는 내 얼굴 보기도 민망했을 거다.

그렇게 어이없게 새차에 기스를 냈으니...-_-;;

이 글을 읽는 운전자분들은 반드시 안전운전 잊지 말기를...!

그렇지 않으면 위험하기도 하지만

당장에 차량이 손상되면 깨지는 것은 애꿎은 자기 지갑의 돈이니 말이다.

아참,그러고보니...!

차량에 대해 한참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있다.

난 오너드라이버가 honor driver인 줄 았았는데

알고보니 owner driver더군.-_-! 

어쩐지 운전하는데 명예가 뒤따른다는 게 좀 이상하디 싶었어~!

흐흣~!!^^;;










p.s 11일 출국해서 한 달간 3개국 배낭여행을 갑니다.

태국,캄보디아,대만 이렇게요.

그래서 연재글은 한 달 후에나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_-;;

게으른 이 놈을 탓하세요.쿨럭...

그럼 한 달 후에 뵙죠!

그 때 여행기랑 같이 '주차서비스맨'도 마무리 짓겠습니다~^^

빠빠이~!







↓근무 포스트 구역의 실체

↓↓분양을 기다리는 강아지랍니다.오유인은 4만원까지도 가능...-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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