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수가 28일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앞서 경기도의회 한나라당은 “안 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서울대는 이날 “안철수 원장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장 보직 사임을 요청해 와 이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10일 선임된 지 불과 2개월여만이다. 서울대는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안 원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한다’는 서면을 전달했다”고만 밝혔다. 안 원장은 서울대 교수직과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직은 그대로 수행한다.
그의 갑작스런 보직 사임은 정치권의 압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기도의회 한나라당은 지난 24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정치판에 뛰어드는 행태는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안 원장이) 정치에 계속 개입한다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예산 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안 원장은 이날 박원순 당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만나 편지를 전달하며 재차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지난 2008년 정부와 경기도에서 1425억을 지원받아 설립한 공공기관으로, 경기도는 매년 도비 35억원을 이 기관에 지원하고 있다. 또 이 연구원은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대상에 포함돼 다음달 10일 감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