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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무래도 몹시 몹쓸 인간인 모양입니다
게시물ID : overwatch_40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리에나
추천 : 0
조회수 : 24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03 00:17:24
디바가 16살에 1위 찍고 3년 동안 랭킹 유지하다가 지금 19살, 바로 전장에 뛰어들었지요
 
처음엔 아마 제법 뿌듯했을겁니다
 
세계에서 아무리 환호를 한들 한국(인)이 멘탈을 케어해줄거라는 생각은 안드네요
 
예를 들면 가족이나 친지가 쯧쯧 계집애가 게임 좀 할 줄 안다고 방송에서 웃음이나 팔고다니고 같은 말을 듣거나
 
조금만 컨디션이 떨어진 모양만 보여도 물어뜯는 기자들이라던가
 
게이머의 입지가 아무리 올라간들 대학 안나오면 소용 있을 것 같냐는, 같은 학교 학생들의 들으라고 씹어대는 소리들
 
자신의 실책이 있었던 날에 깐죽대며 다가와 실력 다떨어졌네 내가 너보단 잘하겠네 집적대는 놈들
 
언제까지 게임이나 할거냐, 대학 준비 해야하지 않겠냐는 말들
 
정황상 영화나 이런데도 출현한 것 같던데 어디가 되었던 사람 안된 새끼들이 성희롱하는 이야기도 들었을겁니다.
 
심지어 바디슈트잖아요. 물론 하나한테 잘어울리고 귀엽지만, 지 몸매에 무슨 자신이냐느니 뭐 .. 들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실 안듣고 지냈을거라곤 상상하기 힘듭니다. 엄청 물어뜯어대잖아요.
 
(뭐 남자애라면 좀 덜했을지도 모르지만 여자애가 무슨 게임이냐는 말을 심심찮게 듣기도 하거든요)
 
하여간 그런 상황에서 꾸준히 노출되는 상황.
 
그런 와중에 나를 필요로 해서 국가가 부른다?
 
전 솔직히 어느정도는 반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기 싫긴 하겠지만 어쨌든 강제 차출이었을 확률이 90%일텐데, 자신에게 직위 한자리 주는 것도 모자라 새로 만들어지는 기갑부대에 소속시켜주겠다네요.
 
사람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기본적인 목표는 옴닉 괴물 제거거든요. (아마도?)
 
열아홉, 아직 성인이 되지도 못한 여자아이를 전장에 내모는 것이 말이되냐는 부모들을 설득한 것은 국가였을겁니다.
 
짜한 언론플레이, 호승심과 주목받는 고양감. '나를 믿고있다'는 생각이 짜릿할 지경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디바는 입대했을 것 같습니다.
 
생활은 편하진 않습니다. 어찌되었던 프로게이머의 리그에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많습니다.
 
생활의 불편함 때문에 디바는 개인 방을 쓰게 될겁니다. 최소한 남/녀 숙소 정도는 갈라놓는 배려는 있었을거라 믿습니다.
 
밥도 생각보다는 먹을만합니다. 급식 먹고 지내던 시절이랑 비슷하네요, 뭐. 집에 못간다는 점도요.
 
훈련때는 우쭐할 수 있습니다.
 
제법 많은 게이머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드러내놓을 수 있다는 기분은 꽤 괜찮을 겁니다.
 
로봇도 탈출하기 용이하답니다. 물론 사람 타라고 만들어놓은 것이 애당초 아니라서 탑승은 힘들지만요.
 
지급해주는 옷도 덕분에 바디슈트. '디바'에겐 몹시 익숙한 옷입니다.
 
총도 광선총이랍니다. 빠른 속도로 익히기에는 반동없고 가벼운 총이 좋을거라구요. 꼭 장난감같이 생겼습니다.
 
얼른 한 사람 몫을 하고싶다는 욕심과 급한 부대 창설 시기와 맞물려 그녀는 아주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을 익히게 됐습니다.
 
기계를 타고 하는 사격도, 실제로 하는 사격도 게임하는 기분입니다.
 
아니 애당초 사격 훈련을 받고, 기기 조종 훈련을 받는 이 모든 과정들이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는 튜토리얼처럼 느껴집니다.
 
 
실전은 언제일까요.
 
 
상부의 허가를 받아 인터넷 방송국의 후원으로 전투 장면을 송출하게 됬습니다.
 
기계 조종은 역시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즐겁습니다.
 
분홍색의 메카를 타고, 익살스럽게 얼굴에 토끼 수염을 그리고는 그야말로 자신은 전장을 종횡무진 뛰어다닙니다.
 
자신의 방송을 보며 환호하는 관객들이 프로게이머였던 때보다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왜먀녀, 디바는 지금 '직접' 전장을 뛰고 있거든요.
 
그런 자신의 '실제 활약상'을 보고 환호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생각 이상으로 짜릿한 일일 겁니다.
 
광고 찍자는 사람이 올 정도면 볼짱 다본거 아닐까요. 사실 복무 중 복장으로 음료 광고도 하나 찍었습니다.
 
여자아이가 군인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세간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충분합니다.
 
 
뭐 그렇게 한동안 즐거운 나날이 지나고, 기계 하나가 폭발합니다.
 
옴닉 괴물이 해킹을 했답니다. 하긴, 사람이 타게 된 것도 무인 기계를 기동할 수 없어서였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만도 하지요.
 
하지만 자폭 시퀀스가 강제로 작동된 뒤 사출되지 못해 폭발 피해를 온몸으로 맞은 이는 면회 불가일 정도로 처참하게 다쳤다고 했습니다.
 
디바는, 이제 약간 무섭습니다.
 
시간은 흘러갑니다.
 
옴닉 괴물이 없을 때는 프로게이머들과 가상 훈련을 하고, 그런 나날이 반복됩니다.
 
 
그리고 대인전을 한 날, 디바는 '죽음'과 맞닥뜨립니다.
 
"아..으.."
 
[이런 꼬마 계집애조차 전장에 내몰다니.]
 
새카만 코트를 펄럭이고 한눈에 보기에도 무거워보이는 총을 양손에 든, 새하얀 가면을 쓴 쉰 목소리의 남자.
 
억지로 기계에서 잡아끌어내져 나와 턱 바로 아래에 총으로 위협당하는 상황.
 
차갑고 딱딱한 총은, 이건 아마도 장난감같은 자기 총에 비하면, 작은 자신의 머리통 하나는 쉽게 박살낼겁니다.
 
두려움에 제대로 된 말조차 하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넌 네가 잘난줄 아나보지? 다음에 만나면, 자비는 없다.]
 
글쎄요, 무슨 정신으로 눌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힘차게 누른 '자폭' 버튼은 디바 자신의 생각보다 너무 빨리 작동해버렸습니다.
 
 
 
 
뭐 결론을 말하자면 저런 일을 겪다가 PTSD에 멘탈이 박살나서 잔뜩 시달리는 디바가 나오는 글을 쓰고싶은데
 
 
 
 
출근해야되는게 문제지요
 
그래서 맘대로 생각해서 저렇게 한번 써봤습니다.
 
그렇잖아요. 군대 갔다오는 남자사람들도 막상 전쟁통 몰려나가면 사람을 향해서 총을 쉽게 쏠 수 있을거라곤 생각이 안듭니다.
 
근데 디바는 잘만 쏘고 다니잖아요.
 
시달릴만하죠.
 
디바가 폭발에 휘말리는 바람에 환통에 시달리고,  그런 디바를 앙겔라가 케어해주고, '죽음'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말하고, 막 정부와 싸우는 그런 이야기를 짧게나마 쓰고싶었습니다.
 
............이런걸 생각하고 있는걸보니 전 글러먹은 종자인 것 같습니다.
 
이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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