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CJ그룹, 신세계그룹 등이 속해 있는 범삼성가는 규모만큼이나 넓은 혼맥을 갖고 있다. 2세나 3세들이 다른 재벌가문과 혼사를 맺는 일이 드물어 소박하게 보이지만 현대, LG, 롯데 등 굴지의 재벌가문과 혼맥으로 연결돼 있다.
LG그룹과는 고 이병철 회장의 차녀인 이숙희씨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결혼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재계 서열 2, 3위를 다투는 가문 간 결혼이라 세간에 화제를 낳았던 혼사였다.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모상 빈소에 구본무 LG 회장이 직접 찾아온 것도 이 같은 혼맥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현대가문은 이건희 회장의 결혼을 통해 혼맥이 이어진다. 이건희 회장은 과거 법무장관을 거쳐 중앙일보 회장을 지낸 홍진기씨의 장녀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결혼했다. 홍씨 가문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와 사돈관계를 맺고 있고, 노 전 국무총리 가문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사돈지간이다.
롯데와는 LG그룹을 통해 연결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의 남편은 최현열 NK그룹 회장이며, 최 회장의 장녀가 한진그룹의 3남인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현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이다. 한진가문의 막내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구자학 회장의 차녀 구명진씨와 결혼하면서 삼성-LG-한진-롯데로 이어지는 혼맥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