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R 1 : 타 공포 게임과는 비교도 안될 화력에 적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초능력까지 갖고있음에도 플레이하는 내내 염통이 쫄깃했던, 공포라는 테마와 FPS라는 형식이 절묘하게 융합된 명작이지 싶었습니다.
FEAR-Extraction Point : 권진선 쨔응ㅠㅠ,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폭발물 존내 잘다룬다는 흑형 쨔응ㅠㅠ....별거 기억나는건 없고, 알마의 정신과 육체가 결합하는 장면은 공포를 넘어서서 장엄한 기분이 들게 하는 명장면이었습니다.
FEAR-Perseus Mandate : 이건 뭐였지...??
FEAR 2 : 자~총질하세요! 구간과 자~깜놀하세요! 구간이 확연히 나뉘어 버렸다는 건 둘째치고, 저 "깜놀" 이라는 표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FEAR의 매력은 제가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항상 긴장하고 똥줄타게 만드는 분위기, 사람 모가지를 옥죄는 듯한 동양적인(정확히는 일본스러운) 공포의 해석에 있었는데, 이 작품에선 플레이어 눈치나 살피다가 갑툭튀하는 식으로 전락해버렸지요.
FEAR 3 : 결국, 제작사가 바뀐(모노리스->Day 1 Studio) FEAR시리즈는 이 신작으로 인해 순식간에 호흡기 붙이고 의식불명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포인트맨 얼굴을 공개하고, 팩스턴 페텔을 되살려 내는 그런 건 사소한 문제고, 가장 중요한 건 알마가 산부인과에 입원해서 등장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버립니다. 그런 고로 안 무서워요. 무서우라고 준비해둔 게 뻔히 보이는 구간들은 그냥 짜증만 났네요. 게다가 요즘 트렌드 따라간다고 도전과제(이걸 해금할때마다 기술 언락+스펙 업)를 왕창 넣어둬서 안그래도 안 무서운데 시도때도 없이 화면에 도전과제가 띄워버리니.... 그리고 한숨만 나오는 최종보스, 하다하다 안되니까 자기네 영화판에서 주로 하는 짓(FEAR 2 부터는 유통사가 워너브라더스)인 심리적인 기제, 구체적으론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로 갖다붙여 놔버렸습니다. 2편에서 뿌린 떡밥은 존내 대충 회수하고, 자기네만의 떡밥을 뿌린다고 한거 같은데 솔직히 별 감흥 안났습니다. 독창적인 것도 잘해야 빛이 나는 거지.....
쓰다보니 3편을 까는 게 길어져 버렸네요. 개인적으로 FEAR는 개인의 분노,한과 이를 촉발시킨 인간의 잔인함이라는 동양(다시 말하지만, 정확히는 일본)적인 공포를 숙련된 손길로 구성한 수작으로 평가합니다. 러브크래프트적인 이형의 지성체와 그 앞에 너무나 무력한 인간을 그려낸 데드 스페이스와는 전혀 다른 풍미가 있죠. 뭐, 현재로선 FEAR 1편만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목과는 좀 동떨어진 얘기지만, 공포라는 장르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않은, 오히려 어렸을 땐 무서운 책은 전혀 읽지 않았을 정도로 공포와는 거리가 멀었던 저는 FEAR 와 데드스페이스를 하면서 조금씩 공포장르의 매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화데? 그때까지도 무서운 건 싫어했었지요. 암네시아는 감당이 안됨ㅠㅠ). FEAR의 동양적인 공포는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를 가지고 그 안의 광기를 찾아내어 꽃피우는구나, 데드스페이스의 코즈믹 호러는 역사의 정점, 문명의 극에 도달했다고 자부하는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에 대한 회의적 성찰이구나, 하는 식으로요.
까는 얘기로 시작했으니 까는 걸로 끝낼 게요. FEAR 2,3편은 이미 위에서 깠고, 개인적으론 데드 스페이스 2도 1보다 더 못났지 싶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3인칭이라 할지라도 주인공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고 대사가 없거나 극히 드물어야 더 감정이입이 잘 되는 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