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 [단독] 북한 리용호 외무성 부상ㆍ미국 킹 특사 5월 베를린서 접촉
- 최룡해 방중 시기와 겹쳐 북미대화 신호탄 '주목'
- 베이징=박일근특파원 | 2013-06-06 03:33:10
북한과 미국이 지난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대화 재개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5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지난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리 부상과 킹 특사가 접촉한 시기는 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시기와 겹친다"며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제3차 핵실험으로 조성된 한반도 위기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등거리 외교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킹 특사는 지난달 19일 방한하기로 해놓고 갑자기 한국 방문을 취소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됐었다. 당시 미국 측은 킹 특사의 방한 취소와 관련해 "순전히 행정적인 이유 때문이며 정책적인 이유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킹 특사가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며 당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영호 인권대사 등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면담하고 북한 인권 관련 회의에도 참석할 것으로 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뒤여서 의구심이 일었었다. 일각에서는 킹 특사에게 방한을 취소할 만큼 급박한 일이 생겼는데 이는 북한과 물밑 접촉을 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이에 따라 킹 특사가 북한 측 인사와 만나기 위해 방한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미국, 중국뿐 아니라 일본, 러시아와도 접촉하고 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달 16일 평양에서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일본 내각관방 참여와 회담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도 김 제1위원장의 특사를 보낼 예정인데 이 경우 김격식 인민군 총참모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행보는 국면 전환을 위한 전방위 외교로 풀이된다. 김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던 최 총정치국장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 등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리용호 부상은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이기도 하다.
http://m.hankooki.com/m_hk_view.php?m=&WM=hk&WEB_GSNO=4880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