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일베 현상은 첫째가 막내에 대해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던 단계를 지나 차별을 합리화하고 공격을 감행하는 단계까지 나아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특히 일베의 ‘아우팅’이 벌어지는 장소가 공교롭게도 모두 편애를 받았던 지역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를테면, 어린이를 ‘로린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었던 초등학교 교사, 언론에 보도되기도 전에 먼저 일베에 ‘보도’된 여대생 저수지 피살 사건, 한 마트에서 판매하는 노트북 화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영상을 띄워놓고 일베에 자랑한 일 등으로 미뤄 보면 이 지역에서 일베는 상당히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일과 독재세력을 미화하는 정치적 토양으로 기능했던 지역이 이제 대한민국의 건전한 상식 자체를 거부하는 세력의 숙주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든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짓을 하고도 큰소리칠 수 있는 이유는 지역감정에 기반한 정치적 본전이 든든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4형제가 함께 독재자 아버지가 심어놓은 콤플렉스를 벗어던지지 않는 한 민주주의의 회복은 요원한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아버지는 말년에 방관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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