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인조가 강화도로 튀는데 성공했으면
게시물ID : history_40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조Ω
추천 : 1
조회수 : 128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04/06 07:07:22
인조가 강화도로 튀는데 성공했으면  지금 우리가 인조를 완전 다른 인물로 배우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홍타이지는 한양에 이르기까지 조선군과의 충돌을 가급적 피하면서 속전속렬로 수도인 한양을 목표로 진군 했습니다.

아마도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왜군에 잡히지 않고 피난한 덕에 조선이 열세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투쟁하여 결국 방어에 성공한 전례를 염두에 둔 듯 하죠.

"조선이란 나라는 왕을 사로잡지 못하면 굴복시킬 수 없고, 왕만 사로잡으면 쉽게 굴복시킬 수 있다" 라고 판단 한 결과가 기습적 침공일 것입니다.

이것은 홍타이지로서도 매우 큰 모험을 한 것입니다.

배후에 주적인 명나라를 두고서 왕이 직접 적국의 심장부까지 군사를 이끌고 온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인조가 강화도로 피신하는데 성공했으면 조선은 방어가 수월하고 해상을 통한 보급이 가능한 강화에서 장기농성에 들어갔을 것이며 후금군이 배후에 두고 온 전방의 조선군과 각지의 의병들이 임진왜란 때와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후금군을 괴롭히게 되었겠죠.

문제는 후금군은 임진왜란 때 왜군과 비교해서 결정적으로 불리한 점들이 있단 것입니다.

하나는 왜군은 대마도와 부산을 거쳐 해상으로의 보급이 가능했지만 후금군은 평안도 지역의 조선군을 그대로 두고 와서 장기전으로 가면 보급이 매우 곤란했을 것이란 점.

둘째는 왜군과 달리 국가의 수뇌부들이 고스란히 적지 한가운데 들어왓다는 점. 이 점은 후방의 조선군과 각지의 의병들에게 포위될 경우 후금이란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험요소입니다.

세째는 왜군과 달리 후금은 후방에 명나라라는 초강적을 두고 있다는 점. 병자호란이 장기화 되면 요동의 명군이 전력의 핵심이 조선반도 원정에서 고전하는 후금영토를 침공할 것이란 건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국왕은 적지에서 고전하고 영토는 명나라의 침공을 받는다면.. 후금은 그 자리에서 나라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죠.

이런 요소들을 고려할 때 인조가 강화도로의 피신에 성공했다면 최소한 후금군은 고전을 면할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해 보이고 더 나아가 어쩌면 고려를 침공에 실패한 요나라가 고려에 그랬던 것처럼 인조에게 사실상의 항복조약을 맺고 철군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만일 역사가 이런 식으로 전개되었다면 우리는 인조를 아마 "뛰어난 전략적 판단으로 외적을 물리치고 항복을 받아낸 명군" 으로 배우고 있겠죠.

조선조에서 유일하게 대국과의 전면전에서 승리한 군주이니 어쩌면 우리가 세종임금을 그 업적때문에 세종대왕이라고 높혀 부르듯이 인조도 세종대왕과 더물어 인조대왕이라고 부르며 광화문 앞에 이순신 장군과 더불어 동상을 세우고 기념할 지도 모를 일이네요.

역사에 만약은 없다고들 하지만 "만약에?"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것은 역사가 주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