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무이므로 음슴체
나는 10살까지 할머니 밑에서 자랐음.
할머니는 되게 요리를 잘하시고 또 자주 하셨는데, 내가 가장 사랑하는 반찬 중 하나가 솔지였음.
맨날 저거 더 달라 하면 '그래 솔지 더 줄까?' 그러시고 엄마도 할머니께 '엄마 솔지 더 담근 거 있어요?' 그러시고.
그러다보니 나도 '할머니 오늘 솔지가 없어요.' '그래 내일 담그마.' 이렇게 말하면서 자랐음.
근데 웃긴 건 그 때의 난 부추는 '솔'이라고 안하고 '부추'라고 말한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11살 때 엄마아빠가 할머니랑 분가하게 되었는데 그 때 옮긴 피아노학원에서 '박 솔지'라는 애를 봄. (성은 정확히 기억 안남)
그 때 '부추김치'라는 말이 뇌 안에 없었던 뇌청순 나는 그 애 이름이 참 신기했음.
왜 대체 쟤네 부모님은 이름을 먹는 걸로 지었지? 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음.
그 당시 나에게 저 이름은 '김 오이소박이' '박 배추김치' '이 깍두기' 라는 이름이랑 동급이었음 ㄷㄷ.....
지금 와서야 '부추김치 = 솔지' 인 걸 알게 됐지만 지금도 솔지라고 부름. 왠지 그게 편해요. 짧고.